캘리포니아 최남단의 국경 도시인 샌디에고는 미국 내에서 6번째, 캘리포니아에서는 LA에 이어 2번째로 큰 도시이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천혜의 항구도시로서 태평양 연안 국가와의 해상 무역이 활발하다. 기후가 좋은 휴양지로도 유명해 은퇴 노인들이 많이 몰려들고 있으며 최근 수년사이 은퇴를 앞두고 이주를 고려하는 타주 한인들의 발길이 잇따르고 있다. 국경, 항만 도시의 거친 이미지보다는 점잖은 ‘양반의 도시’ 이미지가 더 어울리는 샌디에고의 부동산 현황을 알아본다.
샌디에고카운티는 크게 사우스와 노스로 구분한다. 8번 프리웨이를 따라 남북으로 나뉘는 이곳은 번화한 휴양도시답게 부동산 가격이 싼 편은 아니다. 라호야 등 이름이 잘 알려진 고급 해변도시를 비롯해 주택 개발이 한창인 샌디에고카운티 북부 지역은 멕시코에 인접한 남부보다 주거환경이 더 좋고 집 값도 비싸다.
평균 주택가격이 150만달러 이상의 고급 주택이 들어선 랜초 샌타페를 시작으로 라호야, 에스콘디도, 한인들이 많은 델마, 포웨이, 티어 산타, 스프링스랜디, 페나스키도 등이 북부의 대표적인 도시들이다. 또 남부 카운티로는 한국 지상사 주재원들이 많은 출라비스타, 보니타, 내셔널시티, 라메사, 샌디에고시티 등과 미국내 범죄율이 6번째로 낮은 코로나도가 남부에 속한다.
더 이상 팽창할 곳이 없는 남부지역은 주거용 부동산 개발이 많지 않은 반면 오렌지카운티와 인접한 북부지역은 미개발지가 많아 신흥 주택들 건설이 계속되고 있다. 또 멕시코와 인접해 있고 항만 시설과 관련된 공장 근로자들이 많은 남부는 주거지로 형성돼 중산층 이상의 백인등 부유층들이 주를 이루는 북부에 비해 주거 및 교육 환경이 떨어진다.
한인들은 학군이 좋은 델마, 포웨이 랜초버나도 등의 북부 지역에 많이 몰려 살고 있으며 이들 지역 사립학교에는 한국에서 온 조기유학생들이 상당수에 이른다. 샌디에고 카운티의 주택 중간가격은 2000년 센서스 결과 18만6,700달러로 LA카운티나 오렌지카운티에 비해 높다.
2001년 10월을 기준으로 주택과 콘도미니엄의 평균 가격은 전년동기보다 약 5%가량 증가한 각 38만3,535달러와 22만9,100달러로 나타났다.
9.11테러 이후 경기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샌디에고 부동산 매매도 많이 줄어들었지만 큰 감소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0월 주택 매매는 전달에 비해 4.2%가 줄어든 3,942건이었으며 지난해 10월보다는 9.4%로 크게 줄었다.
그러나 이같은 큰 감소폭은 50만달러대 이상 고가의 주택 매매가 주춤했기 때문이며 타운하우스, 콘도 또는 50만 달러 이하 가격대의 주택은 테러 이전 수준에 비교해 변동이 없었다. 특히 콘도, 타운하우스는 지난해 보다 가격이 크게 올랐고 매매 역시 활발했다.
샌디에고 프루덴셜 캘리포니아 부동산의 남호운씨는 "아파트 렌트비가 오르면서 비싼 주택보다는 비교적 낮은 가격대의 콘도나 타운하우스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단독주택의 중간가격은 지난 10월 27만5,000달러로 9월의 28만4,000달러에서 다소 내려갔지만 콘도와 타운하우스는 19만1,000달러로 지난 5년간 가장 높은 가격 대를 보이고 있다. 또 새집과 새 타운하우스의 중간 가격은 35만6,250달러로 가격 변동 없이 올 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센추리 21의 영숙 홀씨는 "테러로 인한 영향보다는 이미 시작된 감원 등의 침체기 현상이 주택가격 하락의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 "50만 달러 이상의 비싼 주택에서 5~7%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샌디에고에서 가장 집 값이 비싼 곳은 라호야와 델마를 꼽는다. 라호야는 중간 가격이 108만9,358달러이며 델마는 52만7,456달러이다.
중산층 지역으로는 한인들이 최근 많이 몰리는 랜초 버나도(중간가격 32만8,537달러), 칼스베드(41만7,682달러), 출라비스타(25만 달러), 포웨이(44만3,751달러) 등이 대표적이다.
남부 카운티에 속하는 출라비스타는 2~3년 전부터 공장지대 공터를 이용한 주택 건설 붐을 이루고 있고 이같은 현상은 앞으로 5~6년은 더 지속될 것으로 현지 한인 부동산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출라비스타를 동서로 나누어 기존 주택이 많은 서쪽은 동쪽에 비해 가격대가 낮다. 신흥 단지가 개발되는 동쪽의 주택 평균 가격은 35만 달러 선이다.
한인들은 우편번호를 구분으로 921--지역이 56%로 가장 많고 920-- 지역 26%, 919--지역 17%, 기타지역 1% 정도이다.
921-- 지역으로는 랜초버나도, 스크립스랜치, 미라 메사, 카멜 밸리 등이며 920--은 엘카혼, 알파인, 라 메사이등 카운티의 중부지역이며 919--는 출라비스타, 보니타, 오타이레이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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