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웨스트 우드 ‘유로차우’ 중국계 차우 - 한인 에바 전씨 부부
영화배우등 LA의 유명인사들이 자주 찾는 명소로 자리 잡은 베벌리 힐스의 ‘미스터 차우(Mr. Chow)’와 웨스트우드의 ‘유로차우(Eurochow)’. 뉴욕과 런던에도 세워져 명성을 얻고 있는 이 식당들은 동양인 부부가 주인이다. 중국인 남편 마이클 차우와 부인 에바 전씨가 주인공. 디자이너 이기도 한 이들 부부는 베벌리 힐스에서 가장 성공한, 그리고 유명한 동양인 부부중 하나이다.
특히 지난 1999년 젊음의 거리 웨스트우드에 문을 연 유로차우(1099 Westwood Bl.)는 매스컴들이 앞다투어 소개할 만큼 독특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1295년에 컨셉이 이루어져 1999년에 완성됐다 (Concepito nel 1295, Established 6/17/1999)’는 설명이 흥미롭다. 중국에 갔던 마르코폴로가 요상한 모양의 국수를 이태리로 가져가 만들어 먹었던 파스타에서 동양과 서양을 결합한 새로운 차원의 글로벌 푸드의 요소를 발견한 차우의 발상이 기막히다.
마이클 차우는 이미 지난 1968년 영국의 런던에서 그의 첫 번째 레스토랑인 미스터 차우를 오픈 한 바 있다. 그로부터 7년 후인 1975년에는 베버리 힐스에, 그리고 1979년에는 뉴욕에 차례로 미스터 차우의 문을 열었고 2년 반 전인 지난 1999년 6월, 웨스트우드에 그의 네 번째 레스토랑인 유로차우를 완성했다.
그의 다른 레스토랑들이 아늑한 느낌을 주는 반면 차우 엔터프라이즈의 막내둥이인 유로차우의 인테리어는 망설임 없는 피카소의 선처럼 굵고 강렬하다. 그리고 보니 다른 것은 인테리어뿐만이 아니다. 이름도 단순히 ‘미스터 차우’가 아닌 ‘유로차우’. 언뜻 보더라도 유럽과 아시아가 결합된 것임을 알 수 있다.
비록 지금은 미국 상류 사회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유명 인사이지만 샹하이 출신의 중국인으로서 이 위치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차별과 편견을 받았을까. 성공했지만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고 소수민족을 위한 컨셉 레스토랑 (Concept Restaurant)을 만들어낸 키 작은 그가 마냥 크게 느껴진다.
유로차우는 1929년에 지어진 지중해 양식의 화사하고 아름다운 건물에 들어서 있다. 웨스트우드의 랜드마크로 지명되기도 한 이 건물은 미켈란젤로가 그렇게 좋아했던 판테온과 같은 자연 채광 방식으로 빛을 한아름 끌어안고 있다.
차우는 동양과 서양의 상반된 소재를 자연스럽게 결합시키는데 탁월한 감각을 발휘한다. 세련되고 화려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그는 그의 왕국을 꾸미는 데 상상의 나래를 무제한으로 활짝 편다. 개성 있는 유로차우의 실내는 프라이빗 파티에 더없이 좋은 공간. 이미 수 차례 영화 프리미어 파티 장소로 이용됐고 그래미 시상식 파티가 열리기도 했었다.
차우는 사람들이 그의 식당에 발을 들여놓는 것이 영화적인 경험이 되기를 희망한다. 마티니와 칵테일 바를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더 샤이닝 (The Shining)’을 연상하게 꾸민 그의 영화 사랑은 각별하다. 런던, 뉴욕 등 매력적인 도시를 놔두고 굳이 LA로 이주한 데는 영화에의 애정이 큰 이유로 작용했다.
그를 사랑하고 아끼는 헐리웃의 영화 감독과 제작자들은 독특한 이미지의 그를 자신들의 영화에 출연시키고 싶어했고 차우는 이를 마다하지 않았다. ‘리털 웨펀 4 (Lethal Weapon 4)를 비롯, 수십 편의 영화에 출연한 그는 그 역이 웨이터든 요리사든 마다하지 않고 감칠 맛 내는 양념 노릇을 톡톡히 해 왔다. 그는 영화인들이 인정하는 훌륭한 배우이기도 하다.
그는 대중들 사이에서보다 유명인들 사이에서 더욱 유명하다. 미스터 차우 30주년 기념 파티에는 할리웃의 내노라 하는 영화 배우와 감독, 뮤지션들이 자리를 가득 메워 오스카 시상식 파티를 방불케 했다. 빌리 크리스털, 조지 클루니, 더스틴 호프먼, 알렉 볼드윈, 킴 베싱어, 귀네스 패트로우, 데미 무어 등의 일류 주연급 배우들은 물론이고 감독인 리들리 스캇, 토니 스캇 형제도 이제는 친구가 된 차우의 기념일을 축하하러 자리를 함께 했다.
그를 좋아하는 수많은 유명 화가들은 그를 모델로 초상화를 그려 주었다. 데이빗 호크니 (David Hockey), 키스 헤어링 (Keith Haring), 프란체스코 클레멘트 (Francesco Clemente), 앤디 워홀 (Andy Warhol)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현대 작가들은 앞을 다투어 그의 이미지를 포착했다. 지난 98년에는 약 마흔 점에 이르는 그의 초상화만을 따로 모아 런던의 매여 갤러리 (Mayer Gallery)에서 전시를 마련한 적도 있다.
블랙 앤 화이트로 세련되게 꾸민 차우 베버리 힐스(Chow Beverly Hills)의 인테리어 디자인에 매혹된 세계적인 디자이너 조지오 아마니는 로데오 드라이브의 자신의 매장을 차우에게 꾸며달라고 부탁했고 10년 후에는 라스베가스의 벨라지오 호텔 부티크 역시 그에게 맡겼다. 빛을 발하는 드레싱 룸, 계란 모양의 셔츠 케이스, 차우의 상상력에는 경계가 없다.
그의 아내 에바 전씨도 유명 패션 디자이너. 디자이너가 아니라 패션 모델인가 착각할 정도로 우아하고 세련된 용모를 지녔다. 한때 자신의 이름 ‘에바 전(Eva Chun)’이라는 브랜드로 뉴욕에서 성공적인 디자이너의 길을 걷기도 했던 그녀는 주류 사회 언론을 통해 ‘뉴욕의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지명되기도 했던 인물.
배우인 안젤리카 휴스톤, 멜라니 그리피스, 뉴욕 잡지 계의 대모인 티나 브라운 등 유명인사들은 그녀의 옷을 퍽 애용했던 고객들이다. 타고난 예술가인 그녀가 회화, 영화 제작에 이어 패션 디자인에서도 능력을 발휘한다는 사실이 하나도 이상할 게 없다. 조용하게 내면의 아름다움을 뿜어내면서도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살아가는 여인들에게 가장 어울리는 옷을 디자인하는 것에서 그녀는 커다란 기쁨을 맛보았다. 이제 뉴욕의 패션 가로부터 LA로 옮겨온 그녀의 창조적인 에너지는 유로차우의 공간 곳곳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그녀는 마이클과 처음 만났던 순간을 마치 이제껏 늘 한 짝이던 신발이 제 짝을 발견한 것 같았다고 표현한다. 그들의 성격은 놀라우리 만치 비슷했고 함께 함으로써 더욱 편안한 관계로 발전했다. 사고 방식이 비슷한 것도 이들 부부가 직접 간접적으로 창조적인 일을 함께 하는 데 좋은 기반이 되어주었다. 음악과 회화, 조각에 대한 이들 부부의 열정은 활화산처럼 뜨거웠고 에바와 마이클은 서로를 끊임없이 창조의 혼을 불어 넣어주는 뮤즈로 여기며 온통 예술로 가득 찬 그들의 삶을 함께 하고 있다.
정신과 육체의 조화와 하모니는 패션에 대한 그녀의 기본적인 입장. 유행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주변 환경과 관계와의 조화만이 우리를 진정으로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라고 그녀는 믿고 있다.
에바와 마이클은 사업을 할 때 돈을 얼마나 벌을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흥미 있는 프로젝트인가에 보다 관심이 있다. 재미있는 놀이에 완벽하게 몰입된 어린이들은 어른들의 스승. 좋아하는 일을 몰입해서 할 때 돈과 명예는 따라 온다는 가장 평범한 진리를 이들 부부는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요즘 이들 부부를 일과 예술보다 더 사로잡고 있는 또 하나는 대륙적인 이름을 갖고 있는 딸 아시아 (Asia). 올해 네 살인 그녀는 에바 전씨의 이모인 가수 패티 김씨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노래를 아주 잘 한다고 한다. 식당 예약은 (310) 209-0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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