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버지니아주를 뜨껍게 달궜던 각종 선거는 민주당의 마크 워너 후보가 공화당의 마크 얼리 후보를 격파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부지사에는 같은 민주당의 팀 케인 후보가 당선됐다. 그러나 검찰총장과 주 하원 선거에서는 공화당이 압승을 거둬 균형을 맞추었다.
특히 이번 선거는 한인들의 정치 참여가 과거보다 돋보인데다 각당 후보들도 한인들의 표를 의식하는 행보를 보여 관심을 끌었다.
본지는 한인 민주당의 서진호 회장과 공화당의 윤유식 회장 그리고 훼어팩스 교육위원을 지낸 문일룡 변호사를 초청, 좌담회를 갖고 이번 선거결과를 분석했다. 또 선거운동 과정에서 느낀 점과 한인들의 정치 참여를 높이는 방안에 대해 진단했다. <편집자 주>
- 버지니아주지사선거에서 마크 워너 민주당 후보가 마크 얼리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습니다. 승인과 패인은 각각 무엇이라 보십니까.
▲서진호=마크 워너가 버지니아 주민들에게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시키고 교육, 교통, 환경문제 등을 약속만 하는 것이 아닌 실천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믿음성을 준 것이 이번 승리의 원인이라 생각됩니다.
▲윤유식=마크 얼리의 경우 선거자금이 워너 후보에 비해 부족했습니다. 특히 워너가 민주당이지만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세금을 직접적으로 인상하기 보다는 세금인상을 투표라는 방식을 통해 주민들에게 맡기는 중도적인 색채를 가짐으로써 공화당지지 유권자들의 표까지도 가져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문일룡=마크 워너의 중도적인 캠페인 전략이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비록 민주당 소속이지만 낙태나 총기소지에 있어서 보수적인 공화당과 진보적인 민주당의 중도적인 입장을 가짐으로써 공화당 표도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이런 연유로 극우 공화당계인 전국총기협회(NRA)에서 조차 마크 얼리를 공식지지하지 않는 일이 발생했지요.
- 한인들의 선거 참여도와 열기를 과거 선거와 비교해 주시고 또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서진호=연세 있는 분들의 전화가 많이 온 점으로 미루어 투표 참여도는 높았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주류정치 참여를 언급하지만 실질적으로 선거운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사람은 적은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한인들이 훼어팩스 세탁소 조닝문제나 DC지역 주류업소 판매시간 단축 등을 통해 불편을 겪고 있는데 이런 이슈와 관련 정치적인 힘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
▲윤유식=선거운동에 늦게 참여하게 돼서 아쉬운 것보다는 앞으로는 열심히 해야겠다는 것을 느낍니다.
▲문일룡=버지니아 37지역에서 한인 아내를 둔 챕 피터슨이 5선 주하원의원인 잔 H. 러스트 주니어를 1,000표가 채 안되는 표차로 이겼습니다. 한인들의 역할이 아주 컸지요. 아내, 장인, 장모를 비롯 와싱톤 중앙 장로교회의 많은 한인들이 챕 피터슨이 출마한 지역에 사는 한인들에게 전화를 해 챕 피터슨에게 투표를 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습니다. 300표 정도로 당락이 결정된 곳도 많습니다. 이것은 한인들의 투표 참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을 단적으로 나타내 주고 있는 것입니다.
- 선거운동과정에서 느낀 점과 힘들었던 점은.
▲서진호=한인들의 수는 비록 적지만 웬만한 주하원의원의 당락은 결정할 수 있는 숫자가 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그런 잠재력을 미 주류층에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지요. 올해 TC 윌리암스 고등학교에서 아태계를 대상으로 마크 워너 후원회가 열렸을 때 한인 1,000명만 함께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윤유식=서 회장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문일룡=한인 민주당, 공화당 양당이 각 지역 민주당 공화당에 참여, 가교 역할을 해야 합니다. 민주당 위원회나 공화당 위원회의 위원으로 활동해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요. 한인공화당과 민주당이 주최하는 행사에는 한인들이 많이 참여하는 데 비해 주류사회에서 주최하는 모임에 가보면 한인 숫자가 너무 적음을 느끼게 돼 아쉬움을 느낍니다.
- 한인들의 정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서진호=계몽, 즉 투표가 정치적인 파워라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되며 유권자 등록을 많이 하도록 독려해서 투표에 참가할 수 있는 수를 늘려야 합니다.
▲윤유식=한인들이 현안문제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한인민주당 또는 공화당 내에서의 계몽이 무엇보다도 필요합니다.
▲문일룡=언론의 역할이 중요하지요. 언론이 한인들의 정치 참여와 관련된 기사를 부각시키고 기사를 통해 독자들을 계몽시키고 인식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 마크 워너 후보가 공약으로 소수계 등용을 약속했는데 이번 워너 주정부에서 한인들이 등용될 가능성은.
▲서진호=마크 워너 주지사 당선자는 인재등용에 탁월하고 다민족을 융화시켜야 경제를 활성화시킨다고 믿기 때문에 소수계 등용이 이뤄질 것입니다.
▲윤유식=한인 등용 가능성은 있는데 한인들 중에 과연 보수나 시간면에서 희생하고 봉사할 사람들이 있을지가 의문스럽습니다.
▲문일룡=마크 워너가 다민족이 다 참여하는 개방된 정치를 공약했기에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양 후보가 한인 등용을 약속했는데 이것이 빈 공약으로 되게 해서는 안됩니다. 언론, 한인단체가 그의 약속이 실천될 수 있도록 전화나 편지를 통해 요청해야 하며 만약 한인 등용의 약속이 선거운동때의 공약으로만 지나가고 결실을 거두지 못한다면 우리는 속은 것이 됩니다. 한인들 중 능력 있는 사람이 많지요.
- 이번 선거에서 주지사와 부지사는 민주당이 차지했지만 상원과 하원 모두 공화당이 우세한 현 상황에서 마크 워너가 주정부 운영상의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데 전망은.
▲서진호=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소수계 등용 등 다양성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 할 것입니다.
▲윤유식=공화당 의원들도 버지니아 발전을 위해서는 하나로 뭉칠 것입니다. 그리고 마크 워너 당선자는 비즈니스맨으로 이미 성공한 경험이 있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버지니아를 잘 이끌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문일룡=짐 길모어 주지사는 협상과 절충에 있어서 완강한 자세를 폈지만 마크 워너의 경우에는 공화당이 우세한 현 상황의 어려움에도 불구 협상과 절충을 통한 방식으로 주정부 운영을 잘 해 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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