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영화가 몰려 오고 있다. 영화의 규모가 커지고, 기획이 다양해지며 여러 나라의 스태프가 공동 제작하는 영화가 부쩍 많아지고 있다. 이런 세계 영화계의 경향이 한국이라고 해서 예외일 순 없다. 도리어 어느 나라보다 활기찬 한국 영화계인지라 다양한 조합들이 시도되고 있다. 다국적 영화는 장단점을 함께 안고 있다. 개봉을 앞둔 다국적 영화들을 살펴 본다.
한일합작 ‘Go’
영화 ‘GO’를 보고 난 후 “명계남과 김민이 일본 영화에 출연했네!”라고 말할 사람이 꽤 있을 듯 하다. 명계남과 김민은 일본 고교생들의 청춘 연애담을 그린 ‘GO’에 카메오 출연을 했다.
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일본인 배우(사실 재일동포가 몇 명 끼어있다)이고, 대사의 95%가 일본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한국영화 판정을 받았다. 정확히는 한일합작 영화이지만 극장에서 ‘GO’를 상영하면 한국영화를 상영한 것과 똑 같이 스크린쿼터 혜택을 받는다.
한일 합작 영화 제작이 붐을 이루고 있다. 꼭 합작의 형태가 아니어도 양국이 손잡고 영화를 만드는 기회가 많아졌다. 시장이 커지고 다양한 방식이 시도되는 흐름 속에서 정서적으로나 거리적으로 가장 쉽게 손 잡을 수 있는 일본과의 합작이 활기를 띠고 있다. 캐스팅이나 자금 동원, 세계 시장 진출 등의 돌파구인 때문이다.
배우들은 이보다 먼저 대한해협을 건넜다. 이미 김윤진 신은경 이나영 최민수 등이일본 영화에 출연했고, 반대로 일본 배우 나카무라 토오루(2009 로스트 메모리즈), 다카하시 카즈야, 야마시타 데츠오(런투유) 등은 한국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했다.
24일 개봉하는 ‘GO’는 제작비의 20%를 한국에서 댔고, 명계남과 김민이 단역 같은 조연으로 출연했다.
영화진흥법 5조에 따르면 제작비의 일정액(경우에 따라 다르다)을 투자하고, 주ㆍ조연급연기자 1인 이상 출연 혹은 감독이 한국 사람일 경우 공동 제작 영화로 판정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원칙일 뿐, 명계남과 김민이 카메오 같은 조연임에도 ‘GO’가 한일 합작 영화 판정을 받은 것은 ‘재일 한국인의 삶을 그려 한국인의 정서에 부합한다’는 해석이 크게작용했다.
딜레마 하나. 한일 양국이 손잡은 영화는 웬지 모르게 8ㆍ15 특집드라마 같을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다. 그러나 지난 해 나오키 문학상을 수상한 동명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GO’는 최신형 스포츠카처럼 세련되고 ‘쿨’하다. ‘젊은 재일 한국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적도, 민족도 아닌 연애다’는 영화의 메시지처럼 저돌적이고 날렵한 청춘연애 영화다.
물론 그 과정에서 재일동포로서의 정체성과 현존하는 차별에 대한 고민이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러한 고민은 속도감 있는 화면과 대담무쌍한 청춘남녀의 모습에 자연스럽게 녹아있어 거부감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일본인들에게도 쉽게 다가서는 모양이다. 일본에서 지난 달 20일 개봉한 ‘GO’는 주인공 구보쓰카 요스케의 인기에 힘입어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윤고은 기자 pretty@dailysports.co.kr
동서양 배우들 액션 하모니 ‘차이나 스트라이크 포스’
미국 홍콩 일본 등이 한데 뭉쳤다.
’차이나 스트라이크 포스’는 마크 다카스코스(미국), 곽부성(홍콩), 후지와라 노리코(일본) 등의 다국적 배우들이 공연한 액션 영화다. 여기에 세계적인 갱스터 랩퍼 쿨리오까지 가세했다.
감독은 홍콩인 당계례(스탠리 퉁). ‘폴리스 스토리’ ‘홍번구’등으로 유명한 연출자다.
이렇게 모여 추구한 액션은 와이어 액션. 홍콩 영화계의 최장기를 한껏 살린 셈이다. 후지와라 노리코란 일본 여배우는 큰 가슴 등 볼륨있는 몸매 하나로 시선을 독점하고 있는 인기 스타다.
수 많은 VIP가 참석한 상하이 오페라 하우스에서의 패션쇼에서 사건이 시작된다. 특수 경찰 곽부성 등이 지켜 보는 앞에서 정체불명의 사나이가 끔찍한 살인을 저지르고 유유히 사라진다. 이 때 묘령의 여자가 또 한 명 등장한다.
사건을 파헤치자 차츰 드러나는 상하이의 검은 조직. 실력자들과 결탁돼 있고,일본의 비밀 경찰까지 개입돼 있다.
각국의 배우들은 적절한 역을 맡아 하모니를 이루려 애썼다. 곽부성이 중국인 특수경찰, 후지와라 노리코는 일본 비밀 경찰, 마크 다카스코스는 악랄한 거대 마약상, 쿨리오는 미국 마약상 등.
정경문 기자 moonj@dailysports.co.kr
3색 화학반응... 색다른 재미선사
요즘 세계 영화계 흥행에서 할리우드, 프랑스, 홍콩 스태프의 3자 연합 프로젝트는보증 수표 구실을 한다. 각각의 독특한 장점 만을 취합한 작품들은 때론 속 빈 강정이 되곤 하지만 대부분 상당한 화학 반응을 일으켜 색다른 재미를선사한다.
따라서 요즘 상업 영화에서 국적을 따지는 것이 무의미한 경우가 많다.
새 영화 ‘키스 오브 드래곤’도 그렇다.
주연배우는 이연걸. 중국 출신의 홍콩 스타다. 얼마 전 미국 할리우드로 건너가 ‘리쎌 웨폰 4’ ‘로미오 머스트 다이’ 등에도 출연했지만 ‘아날로그 액션’을세일 포인트로 삼고 있는 홍콩 무술 배우다.
제작 겸 각본가는 뤽 베송. 프랑스 출신의 유명 감독이다. ‘레옹’ ‘제5원소’ ‘니키타’ ‘그랑브루’ 등의 숱한 히트작을 프랑스 미국 등지를 오가며 만들었지만 역시 그의 작품 밑바탕에는 프랑스적인 감수성이 진하게 깔려 있다.
여주인공은 브리짓 폰다. 할리우드 배우다. ‘니키타’의 할리우드 버전이었던 ‘니나’ 등에 출연했던 경력을 지니고 있다.
현장 스태프에도 각국 사람들이 뒤섞여 있다.
그러나 ‘키스 오브 드래곤’의 핵심은 역시 현란한 영상 테크니션 뤽베송과 아시아 무술을 대표하는 이연걸의 결합이다.
상하이의 특수 경찰 이연걸은 중국계 마약왕 체포를 위해 프랑스 파리로 특파된다.여기서 기다리는 인물은 잔인하고 부패한 파리 경찰청의 형사 리차드. 그는 음모를 꾸며 마약왕을 살해하고, 이연걸에게 살인 누명을 뒤집어 씌운다.
외국에서 고립된 이연걸은 유일한 목격자인 제시카를 찾는다. 그러나 그녀는 리차드에게납치된 딸을 위해 협조를 거부한다.
’와호장룡’에선 대나무 밭 결투가 인상적이라면 ‘키스 오브 드래곤’에선‘침(針)이’ 인상적인 활약을 한다.급소에 침을 꽂아 순식간에 죽음으로 이끄는 비장의 침술을 일컫는 ‘키스 오브 드래곤’을 제목으로 그대로 사용한 것만 봐도 쉽게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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