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황제 마이클 조단의 코트 복귀와 더불어, 올 시즌 NBA가 팬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중이다. 이번 시즌에는 또한, 고등학교 졸업생 가운데 드래프트 1순위로 대망의 NBA에 진출한 선수들이 유난히 많아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중 마이클 조단이 속한 워싱턴 위저즈의 쾀 브라운은 NBA 사상 최초로 고졸 신분으로 전체 드래프트 시장 1위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10대의 어린 나이에 NBA로 직행하는 고졸 출신 선수들의 앞날이 마냥 순탄한 것은 아니다.
이들이 세계 최고의 농구무대인 NBA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신체적, 정신적으로 꾸준히 성장해야만 한다. 이 때문에, 올 시즌부터 루키들에 대한 멘토링 프로그램이 도입되었다. 워싱턴 위저즈에서는 팀플레이 프로그램 디렉터 듀앤 페럴이 쾀 브라운의 상담자로 지정되었다.
페럴은 NBA 프리시즌을 거치면서 몰라보게 성숙해진 브라운을 보면서 놀라곤 한다. 그리고 전체 NBA 드래프트 1위로 지명된 선수가 약관 19세의 고교졸업생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NBA로 직행한 고졸 선수들은 한동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많은 혼동을 겪는다. 예를 들어, 브라운은 프리시즌 동안 고급 호텔에 투숙했을 때, 아침식사를 어떻게 해결할지 몰라 페럴에게 전화를 걸었다. 페럴은 룸서비스 전화번호만 누르면 아침식사가 배달된다고 말해 주었다.
브라운은 고급호텔 투숙, 안락한 침대, 훌륭한 식사 등을 즐기면서, 다른 한편으로 이 모든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 내내 궁금했다. 이와 관련, 듀앤은 "고졸 선수들은 이런 사소한 것들도 잘 알지 못해 안절부절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이처럼 새로운 환경에 혼동을 일으키는 신참선수들에게 일일이 도움말을 주는 것이 멘토의 책무다.
고졸 출신 신참내기들은 농구 코트 안은 물론이고, 코트 밖 생활에서도 하나하나 배울 것이 많다.브라운 외에 올 시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NBA에 직행한 선수로는 시카고의 타이슨 샌들러(19)와 에디 커리(18), 그리고 클리블랜드의 디새그나 디옵(18) 등이 있다. 올 시즌 NBA는 이들을 포함, 모두 6명의 고졸자들을 1, 2차 드래프트에서 지명됐는데, 이는 NBA 역사상 가장 많은 숫자다.
사실, 고졸 선수가 NBA로 직행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차세대 조단으로 각광받는 LA 레이커스의 코비 브라이언트를 비롯, 케빈 가넷, 트레이시 맥그레이디, 저메인 오닐, 라샤드 루이스 등이 모두 고졸출신이다. 하지만, 고졸 출신 루키들에게 시간관리, 82게임을 소화하는 장거리 여행 등에 대해 조언을 해주는 멘토를 지정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원래 NBA에는 루키들을 위한 1주일간의 ‘루키 적응 프로그램’ 세미나 제도가 있었다. 이 세미나는 루키선수들에게 금전 및 시간관리, 선수 매너 및 대인관계 등을 교육시키는 코스였다. 그런데, 9월11일 테러사건의 여파로 이 세미나가 취소되면서, 각 팀들은 그 대안으로 멘토를 활용하기에 이르렀다.
올 시즌 고졸 출신 선수들은 모두가 고향집을 떠나 객지생활을 하게 되었다. 이들은 주로 아파트를 빌려 뜻이 맞는 친구와 함께 살거나, 평소 안면이 있는 다른 가족 집에서 함께 기거하는 경우가 많다.
루키들이 코트 밖에서 겪는 가장 큰 장애물은 남아도는 자유시간의 활용문제다.
고등학교 시절,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농구를 하던 때와는 상황이 딴판이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멘토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루키선수들의 효율적인 시간관리를 돕는 일이다. 이밖에, 루키선수들에게는 NBA의 긴 경기 스케줄 및 장거래 여행, 그리고 거대한 체육관에 운집한 수만명의 관중들 앞에서 경기를 치르는 중압감도 극복해야 할 도전이다.
NBA에 진입한 고졸 출신 루키들은 한 시즌 동안, 고등학교 3년간 선수생활 전부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경기량을 소화해야 한다.
또, NBA에 데뷔한 고졸 루키들은 고등학교 게임과는 차원이 다른 선수들을 상대해야 한다. 모든 선수들이 고등학교 선수들보다 신체적으로 훨씬 강하고 더 공격적이다. 또, 자신들보다 신장이 더 큰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고졸 루키들은 하나같이 고교시절 초고교급 선수로서 전미 고등학교 대표팀에 선정된 스타들이었다. 하지만, NBA에서는 기껏해야 애송이 루키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샌들러는 올 시즌 시범경기 7경기를 치르는 동안, 평균득점 5.2점, 리바운드 2.8개, 야투 성공률 41.2%(29개 중 12개 성공)에 그쳤다. 평균 경기출장 시간은 19.5분이었다.
또, 커리 선수는 시범경기 6경기에서 게임당 평균 15.3분을 뛰면서, 평균득점 6.0, 리바운드 3.8, 야투 성공률 46%(38개중 19개 성공)에 머물렀다. 또, 위저즈의 쾀 브라운은 시범경기 8게임 전 경기에 출장, 경기당 22.5분을 뛰면서 평균득점 5.6점, 리바운드 3.6개, 야투 성공률 46%를 기록했다.
시범경기에서 이들 고졸 선수들은 하나같이 루키로서의 실수를 저질렀다.
그런데, 유독 감독으로부터 공개적으로 질책을 받은 선수는 쾀 브라운뿐이었다. 위저즈의 덕 콜린스 감독은 브라운이 고집 세고 감독 말에 순응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올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위저즈는 브라운의 성장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브라운에게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자기 팀에 농구황제 마이클 조단이 속해 있다는 사실이다.
이로써, 브라운은 고졸 출신 드래프트 1순위 지명자라는 중압감에서 상당부분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NBA 정규 리그는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조급함을 버리고 농구 자체에만 전념하는 것이 성장의 지름길이다"
조단은 브라운에게 이같은 조언을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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