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스 포수 리버탈, 무릅부상 재활로 비지땀
아무리 훌륭한 선수라도 부상을 당하면 그가 가진 기량은 무용지물이 된다. 이것은 개인적 불운일 뿐 아니라, 소속팀의 전력에도 막대한 차질을 의미한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전담포수 마이크 리버탈 선수가 그런 처지였다.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시즌 막판까지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놓고 애틀랜타 브레이브즈와 치열한 접전을 벌였으나, 마지막 순간에 고배를 들었다.
전문가들은 만일 필리스의 전담포수 리버탈이 부상 결장하지 않았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리버탈이 부상자 명단에 들어간 것은 시즌 초반인 지난 5월 중순의 일이었다.
대개의 경우 선수가 부상을 당해 장기 결장할 경우, 선수단을 떠나 집으로 가는 것이 상례다. 그러나 리버탈은 요양기간에도 계속 선수단을 따라 다녔다.
정규시즌 막판, 소속팀이 플레이오프 각축전을 벌이는 것을 보면서 그의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리버탈은 정규시즌 폐막 한 주일 전, 필리스가 마지막 원정경기를 떠날 때 집으로 돌아왔다. 필리스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 다시 선수단과 합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깝게도 필리스는 브레이브즈와의 경쟁에서 밀려나고 말았다.
리버탈이 부상 때문에 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전에도 그는 세 번이나 부상 때문에 장기 결장한 적이 있었다. 한 때는 수술을 받고 재기가 불투명했지만, 결국 재활에 성공하여 팀에 복귀했다. 따라서 그는 부상당한 선수가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얼마나 따분한 고역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리버탈은 요즘 LA 근교의 집에 있다.
그는 대형 TV를 통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뉴욕 양키스의 월드시리즈를 관전하고 있다. 일차적으로 다이아몬드백스가 우승하기를 바라고 있다. 다아아몬드백스의 에이스 커트 실링과는 필리스에 있을 때, 오랜 세월동안 배터리를 이룬 막역한 사이이기 때문이다.
또한 리버탈는 테러 때문에 실의에 빠져 있는 뉴욕시민들을 위해 양키스가 월드시리즈를 4연패해야 한다는 스토리에도 공감한다. 이에 대해 리버탈은 "어느 한쪽을 응원하기가 어렵다. 양쪽 팀을 다 좋아한다"고 말한다.
이번 월드시리즈 1, 2차전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홈구장인 뱅크원 팍에서 열렸다. 뱅크원 구장은 리버탈에게 매우 쓰라린 기억을 안겨준 바로 그 장소다.
지난 5월 12일 경기에서, 리버탈은 1루 주자를 잡기 위해 급송구하는 순간, 오른쪽 무릎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 처음에는 별 대수로운 문제가 아닌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부상 정도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것이었다.
무릎의 전방 십자형 인대가 찢어진 것이다. 결국, 리버탈은 무릎수술을 받고 잔여시즌을 모두 결장하게 되었다. 그 사이 필리스는 루키인 조니 에스트라다를 새로운 포수로 기용했다.
리버탈은 수술 받은 지 4개월 만에야 트레드밀에서 뛰기 연습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 후에도 밖에 나가 실제 달리기를 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오랜만에 밖에 나가 달리기를 하는 기분은 말할 수 없이 상쾌했다. 그러나 리버탈은 내년 2월에야 스프링시즌이 시작되는 만큼 결코 무리는 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팀주치의 마이클 시코티는 리버탈이 정해진 재활 스케줄에 따라 단계적으로 운동을 재개하고 있다고 전한다.
"리버탈은 실내용 자전거를 비롯해서 스테어매스터, 트레드밀 같은 다양한 운동기기를 활용한 재활운동에 많은 땀을 쏟았다. 그가 벌써 야외운동을 할 수 있는 것도 이러한 땀의 결실이다."
시코티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필리스의 제너럴 매니저 에드 웨이드는 리버탈의 신속한 재활 소식에 크게 고무되어 있다. "리버탈은 우리 팀의 넘버원 캐처다. 그는 마지막 풀시즌에 30홈런과 100타점을 기록한 올스타였다. 그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캐처 중 한 명이다."
웨이드는 말한다.
리버탈은 요즘 캘리포니아 집에 있는 동안 영양보충과 운동에만 전념한다.
야구시즌 도중에는 먹는 것이나 생활패턴이 아무래도 집에 있을 때만 못하다. 시즌 동안에는 보통 낮 12시까지 잠을 자지만, 집에 있을 때면 아침 8시에 일어난다. 이에 대해 그의 아버지 데니스는 "리버탈은 돈은 필라델피아에서 벌고, 겨울이면 여기 와서 동면한다"고 말한다.
리버탈은 건강할 때도 오프시즌 기간에는 집에서 개인 트레이너들과 요가 강사를 통해 운동지도를 받는다. 그런데 이번에는 부상 뒤끝이라서 트레이닝을 주 3일로 연장했다. 리버탈의 개인 트레이너 마이크 라이언은 뉴욕 메츠의 포수 마이클 피아자와 ‘더 록’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프로레슬러 드웨인 존슨의 트레이너이기도 하다.
리버탈은 부상당하고 집으로 돌아온 후, 골프를 새로 시작했다.
"골프는 몸을 고정한 채 상체를 회전하는 운동이므로 리버탈에게 좋다. 배팅동작에 도움이 되는 동시에, 스윙 자체는 크게 과격하지 않다."
시코티는 말한다.
리버탈의 다음 목표는 본격적인 스윙훈련에 돌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1만5,000달러를 들여서 집 주차장 진입로에 70피트 크기의 배팅 케이지를 설치했다. 이 배팅머신은 250개의 볼을 연달아 뿌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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