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통합 교육구가 구 앰버서더 호텔을 매입, 학교로 전용하기로 결정한 것을 놓고 한인타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번 매입 결정을 주도한 카프리스 영 LA 통합교육구 위원장과 이에 반대해 온 최명진 LA 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의 의견을 통해 이에 대한 찬반 의견을 들어 본다.
타운 발전 위해 필요하다
찬성
(카프리스 영/ LA 통합교육구 위원장)
1년 간의 협상과 법정 투쟁을 통해 LA 통합교육구는 마침내 앰버서더 호텔 부지를 매입했다. 이번 매입으로 캘리포니아주에서 가장 과밀학급 현상이 심한 지역에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 기관을 설립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나는 이곳을 학부모가 자랑스럽게 자녀를 보낼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 이곳은 또 다양한 주민이 모여 살고 있는 이 일대 커뮤니티의 구심점 역할도 할 수 있다. 코리아타운과 윌셔센터 일대는 전국에서 가장 학급 과밀도가 높은 지역임에도 교육구는 지난 수십년간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학교 신설부지 마련에 실패해 왔다.
이 일대에서 다닐 학교가 없어 버스를 타고 원거리 통학을 하는 학생 수가 4,000명에 이른다. 이들 학생이 웨스트사이드와 샌퍼낸도 밸리로 통학하며 한번 왔다갔다하는 데만 1시간 반이 걸린다. 교실이 모자라 학교 운동장으로 쓰던 부지에는 임시교사가 들어서 있다. 호바트 초등학교의 경우 64개 교실 중 44개가 임시 교사다. 이 지역 모든 학교가 연중 수업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이 지역 학생 수는 향후 5년간 3,800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문제는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년 전 코리아타운과 윌셔센터의 주민과 비즈니스, 종교 단체 지도자들은 학교 부지선정 문제와 관련, 모임을 가진 적이 있다. 이들은 ▲학생들의 원거리 통학을 중단할 것 ▲애프터스쿨을 비롯한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 ▲교육의 질을 높일 것 ▲교통난과 보행자 안전 대책을 마련할 것 ▲공원과 도서관 시설을 확충할 것 ▲윌셔가의 상권을 배려할 것 등을 건의한 바 있다.
조사팀은 올림픽과 노턴, 버질과 멜로즈를 경계로 하는 지역을 돌며 인근 가정과 비즈니스에 가장 피해를 적게 주며 학부모들에게 가장 큰 혜택을 줄 수 있는 장소를 물색, 13개 후보지를 선정했다. 그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주위 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한 조사가 끝나고 7개 후보지가 유력한 대상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그중 두 곳은 법적 문제가 있어 포기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앰버서더 부지를 제외하고도 이 곳에는 한 개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지을 땅이 필요하다.
앰버서더 부지를 학교로 전용하는 것에 대한 커뮤니티의 우려는 정당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윌셔쪽 일부를 상업용도로 쓰고 싶어하며 또 일부에서는 이곳에 학교가 들어설 경우 리커 라이선스 받기가 더욱 어려워질까 걱정하고 있다. LA 컨서번시에서는 이곳을 역사적 유적지로 만들고 싶어한다. 이 단체는 특히 로버트 케네디가 마지막 연설을 한 볼룸과 그가 암살 당한 부엌, 그리고 코코넛 그로브 나이트클럽 자리를 보존하기를 원한다.
이같은 여러 단체로부터 교육구는 어려운 양보를 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상업적 개발이든 역사적 보존이든 이를 위해 내놓은 땅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수용령을 내려서라도 학교 부지를 마련해야 할 필요성은 더 커진다. 이 지역에서는 에이커당 30채의 집을 헐어야 하며 그렇게 하면 에이커당 경비가 400만~600만달러가 더 들어간다.
교육위원으로서 내 최우선 과제는 뛰어난 수준의 학교를 만드는 것이다. 2006년이 되면 교육수준 향상을 위해 필수적인 과밀학급 해소는 그만 두고 학생들이 앉을 자리조차 없어진다.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내년 1월26일 상오 10시 버질 중학교에서 공청회가 열린다. 한인을 비롯한 많은 주민들이 이 자리에서 커뮤니티의 의견을 밝혀주기 바란다.
학교 신설, 타운 경제 해치지 않게 힘 모아야
반대
(최명진/LA 한인상공회의소 회장)
LA 한인상권의 중심지인 윌셔센터 한 복판에 자리잡고 있는 앰배서더호텔 부지는 지역사회의 발전과 인근 주민의 필요성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엄청난 가능성과 기회를 내포하고 있는 이른바 "금싸라기" 같은 땅이다. 자그마치 23.5에이커에 달하는 넓디넓은 터는 잘만 개발되면 인근지역의 활성화를 촉진함과 동시에 지역 주민들이 간절히 필요로 하는 걸어서 오갈 수 있는 교육시설과 거주공간, 그리고 상업지역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더 없는 기회일 수 있다.
지난 10월23일 LA 통합교육구가 이 부지의 매입을 결정함으로써 이곳에 교육시설이 들어서게 되는 것은 기정사실이 되었다. 이에 대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과거 예를 볼 때 교육기관이 들어서면 근접 지역과 인근 상권에 심각한 악영향을 주어왔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고급 상업 중심지에 위치한 이 곳의 부지환경을 감안할 때 여기에 설계되는 건물과 시설은 이 지역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여 혼잡한 차량 교통으로부터 통학하는 학생들을 보호하면서도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에 반드시 필요한 취업기회와 거주공간의 확보를 배려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LA 통합교육구는 이번 교육시설 건립에 대한 지역사회의 광범위한 지원과 호응을 얻기 위해서 아래와 같은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첫째, 학생들의 안전을 최대한 배려하면서 교육시설이 인근지역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최대한 감소시킬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둘째, 불량 학생들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부정적 요소(낙서, 범죄, 기물훼손 등)를 근절할 수 있는 정책적인 뒷받침이 준비되어야 한다.
셋째, 교육개념과 시설물 설계 과정에 지역사회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시켜야 한다.
넷째, 윌셔가와 8가 접경지역 등에 상업/주거 공간을 확보하여 완충지역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아직 해당 부지의 매입이 결정되지 않았던 작년 7월 중 LA 통합교육구 카프리스 영 교육위원장은 "지역사회 관계자들을 교육시설을 설계하는 과정에 동참하게 하고 교육구 직원들과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곳에 건립되는 고등학교가 지역사회에 궁극적으로 유익한 존재가 되게 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최소한 23에이커는 있어야 고등학교를 지을 수 있다"는 의견이 교육구 내에서 공론화 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미 지난 이십여년 동안 간이건물과 연중 교대 수업으로도 모자라 재적 학생보다도 많은 수의 학생을 버스로 외부에 실어 나르는 교육 현실 앞에서 이 지역사회가 새로운 교육시설을 많이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기는 어렵다.
한인 등 관심 있는 주민들과 지역단체들이 목소리와 힘을 모아 우려되는 사항들에 관한 예방과 선처를 요구해 나간다면 LA 통합교육구가 "땅 주인"으로서 횡포를 부리는 것을 막고 우리 모두가 바라는 올바른 지역사회의 발전을 유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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