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5개의 섬으로 나눠져 있는 채널 아일랜드는 2차 세계 대전 발발후 미 서부 해안의 전략 요충지로 꼽히자 정착민들은 모두 육지로 보내지고 인적이 없는 섬으로 오랜 세월 방치됐었다. 하지만 종전 이후 해상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전쟁 덕택에 아주 잘 보존된 해양 생태계가 방문객들에게 공개되고 있다. 특히 바다사자, 바다코끼리, 물개 펠리컨, 산청옹 등 각종 해양 동물과 이 섬들에서만 자라는 수십 종의 귀화요초, 이 곳의 원주민이었던 추마시 인디언들의 유적들은 보기 드문 관광 자원의 구실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채널 아일랜드의 방문객 안내소는 벤추라 항(1901 Spinnaker Dr.·805-658-5730)에 있으며 바로 옆에는 아일랜드까지 배편과 각종 투어 프로그램을 전담하는 ‘아일랜드 패커스’(Island Packers·805-642-1393·www.islandpackers.com)사가 자리잡고 있다.
옥스나드 항에서도 출발하는 아일랜드 패커스는 최근 아일랜드까지 종전의 시간을 반으로 단축하는 쾌속정 ‘아일랜드’호를 구입, 운항하고 있다. 80인승인 이 선박은 샌타바바라 채널 해안의 비교적 높은 파도를 가볍게 뚫고 육지와 가장 가까운 애나카파(Anacapa) 아일랜드까지 단 45분만에 도착한다. 승선료는 섬마다 다른데 애나카파의 경우 성인 37달러, 어린이 20달러이며, 샌타크루즈(Santa Cruz)는 성인 42달러, 어린이 25달러 등이다. 이밖에 섬에 내리지 않고 주위만 돌아보고 오는 크루즈(성인 28달러) 등 20여개의 프로그램이 있다.
오전 8시 아침 안개로 자욱한 벤추라항에서 아일랜드호에 승선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눈앞으로 펼쳐지는 신비의 채널 아일랜드 풍광을 감상하고 있는데 선장이 배 우측에 돌고래 떼가 출현했다고 알려준다. 돌고래들이 마치 인사를 하듯이 배 주변 해면 위로 펄쩍펄쩍 뛰어 오르면서 헤엄을 친다. 가장 똑똑한 동물 중 하나로 알려진 돌고래들의 행진을 보고 있자니 어느덧 선박은 애나카파 아일래드에 도착했다.
애나카파는 채널 아일랜드 관광에 가장 보편적인 곳으로 파도에 깎여서 이루어진 ‘아치 록’(Arch Rock)과 유서 깊은 등대 등이 있다. 아치 록 사이사이로 수백마리의 바다사자들이 다가오는 선박에는 아랑곳없이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봄에 이 곳을 방문하면 갈매기들이 1∼2개의 알을 품고 있는데 사람이 가까이 가면 경계하는 듯 지저귐을 높인다. 갈매기 새끼들이 어미 새를 부르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귀엽고 아름다운데 이 어린 새들을 가차없이 습격하는 매들의 모습에서 생태계의 매정함을 보게 된다.
애나카파는 약 2마일 거리의 아주 쉬운 하이킹 트레일이 있으며 매 주말이면 가이드가 방문객들과 같이 하이킹을 하면서 이 곳의 역사와 생물들에 대한 설명을 해준다. 간단한 피크닉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있으며 캠핑도 가능하지만 이 섬은 물이 없기 때문에 식수는 캠퍼가 직접 짊어지고 와야 한다.
애나카파 다음으로 방문객의 발길이 많은 섬은 샌타크루즈이다. 수백마리의 펠리칸들의 환영을 받으며 아일랜드호는 섬의 메인 항인 스코피언 하버에 닻을 내린다. 동안(East End)과 서안(West End) 두 구역으로 나뉘어 있는 이 곳에는 방목되던 메리노 양과 육지의 것보다는 덩치가 작은 종류의 멧돼지가 야생하고 있다.
결코 높지 않은 나무들과 풀들이 우거진 낮은 언덕을 오르는 하이킹 코스의 경치가 일품이다. 채널 아일랜드 중 가장 넓은 6만1,972에이크의 섬에는 70여마일의 하이킹 코스가 있는데 이 중 섬 해안선의 절경을 만끽할 수 있는 왕복 2마일 거리의 카번 포인트(Cavern Point)와 3마일 거리의 포테이토 하버(Potato Harbor) 코스가 당일 여행객들에게는 알맞다. 카번 포인트에서 절벽으로 부서지는 파도를 바라보고 있으면 완전한 격리감과 혼자만의 깊은 명상에 빠지게 된다.
하이킹 코스 중간에는 추마시 인디언의 유적, 옛 목장의 저택이나 예배당 등을 마주치게 된다. 또한 이 곳은 해안의 절경과 해양 생태계를 근거리에서 볼 수 있는 오션 카약과 스쿠버다이빙 애호가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서안은 자연 보호구역으로 아일랜드 패커스사가 운영하는 투어 패키지를 통해 제한된 인원과 시간에만 방문이 허용되는데 섬을 둘러보는 4~5마일 하이킹 코스가 포함된 투어는 1인당 60달러. 이 곳 역시 캠핑이 유명한 곳으로 300여개의 사이트가 있다. 물론 식수는 캠퍼가 준비해야 한다. 캠핑 사이트 이용료는 모든 섬이 1박 10달러 동일하다. 예약은 (800-365-2267·reservations.nps.gov).
샌타크루즈 서쪽에 있는 샌타로사(Santa Rosa) 섬은 세계에서 자연 생태로는 단 지역에서만 자라고 있는 희귀목 토리 파인(Torrey Pine)의 군생지를 비롯, 바닷물이 분수처럼 솟구치는 타이드 풀(Tide Pool), 각종 해양 동물들을 관측할 수 있는 비치 등이 있다. 아일랜드 패커사는 추마시 인디언의 벽화가 그려져 있는 동굴 관광을 포함한 패키지를 성인 62달러에 내놓고 있다.
샌미겔(San Miguel)은 육지에서 가장 먼 섬으로 구경거리도 많고 사연도 많은 곳이다. 칼슘이 많은 모래에서 자라는 고상한 모양의 나무인 칼리치(caliche) 숲과 포인트 베넷(Point Bennet)은 수만마리의 바다사자들이 군거하는 장관을 연출한다. 이 섬의 왕을 자처하다 철거령에 반발 권총으로 자살하고만 세계 1차대전 참전 용사 하버트 레스터의 목장과 그의 묘소 등을 볼 수 있다. 이 곳으로의 승선료는 성인 90달러.
샌타바바라(Santa Barbara) 가장 작고 밋밋하기만 한 섬으로 자연생태가 가장 잘 보존된 곳이다. 이 곳으로의 배는 매년 4월부터 8월까지만 운항되며 승선료는 성인 49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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