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온 샌더스가 풋볼선수로서 은퇴함과 동시에 CBS 풋볼방송 해설자로 나섰다. 샌더스는 프로 스포츠 역사상 풋볼선수로서 수퍼보울에 진출했고, 야구선수로서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유일무이한 선수로 알려져 있다.
샌더스는 현역생활 동안 어느 팀에 가든지 대중들의 시선을 끄는 스타일이었다.
물론 풋볼과 야구라는 전혀 다른 두 종류의 스포츠에서 활동했던 희귀성이 큰 몫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샌더스는 성격이나 옷차림, 직설적인 말투 등 다른 여러 가지 면에서도 돋보이는 뉴스메이커였다.
그런데 올 시즌 NFL 프로풋볼 개막과 더불어 샌더스의 이름이 워싱턴 레드스킨스의 최종 명단에서 지워졌다. 이로써 샌더스는 NFL은 물론, 모든 프로 스포츠와 작별하게 되었다. 샌더스의 은퇴는 언론의 무관심 속에 이뤄졌다. 그 흔한 은퇴연설이나 고별경기 같은 것도 없었다.
샌더스가 운동선수로서는 은퇴했을지 모르지만, 그의 모습이 매스컴에서 완전히 사라졌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가 은퇴와 동시에 CBS의 현장취재기자 겸 스튜디오 NFL 해설자로 나섰기 때문이다.
최근 샌더스는 볼티모어 레이븐즈와 테네시 타이탄스 연습장에 출현, 방송인으로서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는 연습장에 비즈니스맨 복장을 하고 나타났으나, 그를 에워싼 기자들의 질문은 대부분 ‘정말로 은퇴했느냐’는 것이었다. 이에, 샌더스는 "나는 100퍼센트 은퇴했다. 연기처럼 소리 없이 사라졌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것은 담배연기 같은 것이다. 허공에 체류하면서 여전히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연기인 것이다.
샌더스는 CBS의 방송 해설자 제의를 받으면서 다시 한번 매스컴의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은퇴 직전에도 특유의 직설적인 발언으로 인해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었다. 워싱턴 레드스킨스가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으며, 마티 쇼텐하이머 감독이 선수들을 제대로 통솔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기 때문이다.
방송인으로 나선 샌더스가 워싱턴 레드스킨스 팀을 취재하러 갈 것인지의 여부에 이목이 쏠리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물론이다. 벌써 레드스킨스팀 선수들 여러 명과 전화통화를 가졌다"
더욱 흥미를 끈 포인트는 "샌더스가 과연 쇼텐하이머 감독과 인터뷰를 시도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쇼텐하이머가 인터뷰를 허용한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 그와 직접 대면하여 레드스킨스 팀에 대해 물어볼 말이 많다"
샌더스의 답이다. 그러나 첫 번째로 무슨 질문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샌더스는 CBS가 자신을 선택한 이유로써, 그동안 선수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밝혔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방송인으로서의 포부에 대해서 샌더스는 이렇게 설명했다.
"나는 한때 XFL이 추구했던 방향으로 가고 싶다. 팬들이 TV 앞으로 한 발짝 더 바싹 나아가도록 만들겠다"
샌더스는 자신이 방송인으로서 성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다.
특히 샌더스는 운동선수 출신으로서 방송인으로도 성공한 케이스의 전형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운동선수들 가운데는 은퇴 후,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훌륭한 방송 해설자가 될 자질을 갖춘 사람이 많다. 내가 그들의 미래를 위한 초석이 되었으면 한다"
샌더스는 또 이렇게 덧붙인다.
"대개 방송사들은 풋볼 해설자를 물색할 때, 일단 쿼터백 출신들을 물망에 올린다. 정작 인터뷰 잘하고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연예인 끼를 가진 선수들은 무시한다. 그들에게는 제의도 들어오지 않는다. 셰넌 샤프 선수가 좋은 예다"
샌더스의 방송교사는 전 댈러스 카우보이스의 와이드리시버이자 절친한 친구인 마이클 어빈이다. 어빈은 폭스 TV와 계약을 맺었으나, 현재는 법률적 문제로 방송활동이 중단된 상태다. 샌더스는 CBS와 오디션을 갖기 전, 어윈과 함께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인터뷰 예행연습을 했다.
샌더스는 프로 스포츠 세계에서 속칭 마당발로 통한다.
그의 폭넓은 인간관계는 향후 그의 방송 커리어에 큰 자산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샌더스는 풋볼선수로서 많은 팀에서 활약했는데, 그 때 맺은 친분관계가 매우 폭넓다. 후배선수들 가운데 아직도 그의 조언을 구해오는 사람들이 많다.
샌더스는 또, 오랫동안 방송계에도 폭넓은 인맥을 형성해 놓았다.
그런데 샌더스의 선수생활이 말년에 접어들면서, 일부 방송인들은 그에 대해 차가운 태도를 보였다.
이에 대해 샌더스는 항변한다.
"내가 가장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내가 더 이상 뉴스가치가 없어서인가. 그렇다면, 오랫동안 다져왔던 친분관계는 다 쓰레기란 말인가"
그러나 이제 그 자신 방송인이 된 샌더스가 현역 선수들에 대해 자신의 말처럼 일관된 자세를 취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선수들 모두가 내가 입맛에 맞는 소리만 골라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나는 평소 입바른 소리를 많이 했다. 그러나 결코 상대방의 인격을 비하하거나 매도한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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