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 시장에서 기록적인 판매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XG 350, 소나타, 엘란트라 GT 등 세 가지 차종의 2002년 모델을 선보였다. 현대의 미주 판매법인 현대 모터 아메리카(HMA)는 지난 9월24-28일 미 주요언론과 한인언론 기자들을 대상으로 매사추세츠주 스톡브리지에서 시승회를 가졌다. HMA의 핀바 오닐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번 모델은 모두 현대가 심혈을 기울여 미 시장에 내놓은 야심작"이라며 앞으로 ▲꾸준한 품질 향상 ▲리베이트, 낮은 이자율 등 다양한 판촉 프로그램 실시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통해 현대를 최고의 자동차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시승회는 오전 10시에 출발, 스톡브리지 일원 150여마일을 왕복하는 6시간 코스. 스톡브리지는 매서추세츠 서쪽 끝 뉴욕주와 인접한 작고 한적한 도시지만 260년이 넘는 역사와 ‘뉴잉글랜드 최고의 타운’이라고 명성을 갖고 있는 곳이다. 숙소가 있는 다운타운이래봐야 두 블록 남짓하지만 200년전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특히 숙소인 ‘레드 라이언 인’(Red Lion Inn)은 지난 1773년에 지어진 고풍스러운 호텔로 조지 워싱턴 대통령이 묵었다는 말이 전해진다.
▲엘란트라 GT
시승회의 첫 차종은 현대의 판매차량 중 40%정도를 차지하는 ‘효자상품’인 엘란트라 GT. 특히 엘란트라 GT는 엘란트라 모델로는 첫 선을 보이는 해치백 스타일로 유러피안 서스펜션을 채택, 좀 더 스포티한 느낌을 살려 젊은층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하려는 했다는 것이 현대측의 설명이다.
엘란트라에 올라 시속 30마일로 다운타운을 달린 후 102번 하이웨이 웨스트로 방향을 돌렸다. 속도를 70마일까지 올리며 느끼는 가속감은 동급 모델과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웨스트 스톡브리지를 지나 203번 하이웨이 웨스트로 들어서니 뉴욕주에 진입했다. 이번에는 구불구불한 산길, 스틱에 익숙하지 않아 50마일 정도로 조심스럽게 핸들을 꺾었다. 코너링은 괜찮다. 동승한 HMA 관계자는 "역시 유러피안 서스펜션"이라고 한마디 거든다. 동승한 동료기자도 덩치 큰 차를 싫어하는 스피드파에게는 엘란트라 GT는 꽤 가능성을 갖고 있는 모델이라는 평가.
뉴욕과 매사추세츠에 걸쳐있는 산길은 아직 제철을 아니지만 나름대로 캘리포니아와는 다른 한국의 가을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 휴식시간을 이용, 내부도 꼼꼼히 살펴보기로 했다. 인테리어도 기존 엘란트라와 달리 여기저기 변화를 주었으며 특히 같은 가격대에서 찾아보기 힘든 가죽 의자와 우드그레인은 자동차의 격을 높여준다는 생각이다. 해치백 치고 카고 공간도 좁지 않다. 트랜스미션은 현대가 자랑하는 HIVEC을 비롯해 알파 자동변속기, 5단 MT등이 설정됐다.
▲XG350
현대가 지난 해 XG300을 출시했을 때 미 언론들은 과연 2만4,000달러를 주고 현대차를 살 고객이 있을까 하는 냉담한 반응뿐이었다. 하지만 일년새 상황은 완전히 반전됐다. 이제는 ‘가장 가치 있는 차’로 XG300을 추켜세웠을 정도다.
이번 테스트 드라이브 코스는 스톡브리지 북쪽 8번 노스를 출발 애로헤드를 거쳐 뉴욕주를 거쳐오는 50마일 코스. 시승차로 짙은 브라운 컬러의 XG350을 선택했다. 외관은 XG300과 큰 차이점이 없다. XG350은 모델명이 의미하듯 이전 모델인 XG300보다 배기량을 3.0리터에서 3.5리터로 키웠다는 뜻이다.
8번 하이웨이 노스를 타고 30마일 정도 달리다 보니 높고 낮은 언덕길을 나오며 다시 한적한 시골마을과 강인지 호수인지 구분 못할 공원이 눈에 들어온다. 서부에서 느껴보지 못하는 동부가 갖고 있는 ‘미국같은 미국’이라는 느낌이다. 파워가 강화되서 그런지 XG300과 비교해 주행성이나 핸들에서 느껴지는 접지감도 더 나아졌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평가. 산길에서는 역시 현대차의 특징인 자동수동 겸용 ‘시프트로닉’(shiftronic)을 이용하기로 했다. 오토매틱이면서 매뉴얼 드라이브같은 드라이브 맛을 내기에 제격이다.
50마일 속도제한 사인판을 뒤로 한 채 85마일까지 속도를 냈지만 중형차답게 묵직하며 매끄럽다.
▲소나타
지난 달부터 미 전역에서 시판된 2002년형 소나타는 내년도 현대의 전략모델이다. 현대는 새 소나타로 가장 경쟁이 심한 중형세단 시장에서 도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등과 확실한 일전을 치르게 하겠다는 각오다. 뉴 소나타는 외관에 있어 완전히 옷을 갈아입었다. 앞, 뒤 모두 에어로다이내믹 스타일을 채택, 훨씬 중후한 느낌이다. 앞 모습은 렉서스 GS300과 비슷하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한마디.
하우소닉이라는 도시에서 가을이 익어가는 농장을 지나 다운타운, 호수, 산길을 빠져 183번 노스를 따라 거침없이 달렸다. 특히 커브길에서 위험천만한 60마일로 속도를 올려봤다. 쏠리지 않는 핸들링도 비교적 원만하다. 소나타는 크게 소나타, GLS, LX 등 세 가지 모델이 있는데 엔진성능도 한 단계 높여 기본 소나타는 4기통 2.4리터에 149마력, 고급모델인 GLS와 LX는 V6 2.7리터 엔진을 장착 181마력의 출력을 내고 있다. 또 안개등과 리모트 컨트롤을 전 모델에 기본사양으로 도입, 한층 업그레이드 했다.
4시간이 넘는 주행에 몸이 지쳐올 무렵 이번에는 동료기자가 운전하는 뒷좌석에서 소나타를 음미했다. 뒷좌석이 혼다 어코드나 경쟁차종에 비해 결코 좁지 않고 비교적 조용했다.
시간은 오후 6시30분, 어느 새 숙소인 레드라이언 인에 도착했다. 시승차량이 여느 때와 달리 3대나 되다보니 한 차를 2시간 정도밖에 시승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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