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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핼로윈 앞두고 찾아가본 티에라 레하다 가족농원
계절의 변화가 뚜렷하지 않은 남가주이긴 하지만 요즘 밤낮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게 완연한 가을이다. 곳곳에 핼로윈을 앞둔 호박 시장이 들어서고 있는 걸 보니 결실의 계절이 우리 앞에 다가오기는 한 모양이다. 가을이 되면 캘리포니아는 알차게 여문 곡물들이 끝없이 이어지는 황금 들녘을 만들고 산기슭 과수원들의 과실수들은 주렁주렁 매달린 탐스러운 과일들로 치장된다. LA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인 무어 팍에 있는 티에라 레하다 가족 농 (Tierra Rejada Family Farm)은 평소에는 무공해 야채와 과일들을 방문객이 직접 수확해 구입하는 농장이지만 수확의 계절 10월에는 농장 전체가 호박, 허수아비, 볏짚들로 치장되면서 즐거운 테마 공원으로 탈바꿈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수천개의 크고 작은 오렌지색 호박(pumkin)으로 농장은 뒤덮이고 말, 염소, 양, 소, 오리, 닭, 토끼 등 수십종의 동물들이 동물원을 방불케 한다. 무엇보다 호기심 많은 어린이들이 좋아해 가족들의 하루 나들이로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핼로윈을 앞두고 호박이 넝쿨째 굴러다니고 있는 농장에서는 10월 한 달 동안 ‘가을 추수 페스티벌 2001’을 마련하고 있다. 독특한 수공예품 장이 서 핼로윈과 크리스마스 장식품들을 구입할 수 있고 페이스페인팅, 그 밖의 다양한 게임도 마련돼 축제 분위기가 무르익게 된다. 옥수수 구이를 비롯한 먹거리도 풍부하고 호박과 옥수수, 호박 조각과 장식에 필요한 도구도 판매하고 있다.
주말이면 포크송을 연주하는 밴드가 등장하고 이 지역 유명 바비큐 식당에서 나온 요리사들이 통 갈비를 굽는다. 옥수수, 호박 등 25여가지의 각종 채소와 농산물을 직접 수확, 구입할 수 있으며 대형 트랙터를 타고 농장을 돌아보는 행사도 마련된다. 돼지, 소, 말들에게 먹이를 주는 재미를 어린이들에게 제공하고 오는 20∼21일 주말에는 이 지역 상의가 주최하는 어린 새끼 동물 만나기 행사가 열린다. 높은 키의 옥수수를 이용한 대형 미로가 만들어져 있다.
이번 축제 프로그램중 하나인 호박 투어 2001에 참가하면 교육적이고 재미있는 농장 경험을 해 볼 수 있다. 먼저 호박 따기 투어(Pumpkin Pickin’ Tour)는 어린이들은 씨를 뿌리고 수확하는 호박 재배에 관한 설명을 들은 후, 말이 끄는 웨건을 타고 펌킨 패치로 가 호박이 자라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집에 가져갈 호박을 따게 된다. 한 어린이 당 4달러50센트. 펌킨 패치와 헤이 라이드 (Pumpkin Patch & Hay ride)는 농장 뒤쪽의 호박밭에서는 사람 좋은 농부, 릭(Rick)이 볏짚을 채운 웨건에 어린이들을 태우고 함께 호박을 따러 간다. 가는 길에 호두, 살구 등 과일 나무가 자라는 것을 들러 보고 호두나무 아래서 피크닉도 즐긴다. 한 어린이 당 2달러50. 자이언트 펌킨 무게 맞추기는 거의 300파운드에 달하는 자이언트 호박의 무게를 가장 근접하게 알아 맞추는 사람에게는 축제의 마지막 날, 푸짐한 상품이 주어진다.
농장에는 테이블이 마련된 피크닉 공간도 있으니 쌈장과 밥을 준비해 간다면 밭에서 캐낸 상추로 한 끼 맛있는 새참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먼지가 많이 날리고 태양 빛이 뜨거우니 걷기에 편안한 신발과 옷을 입고 모자나 선글래스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지금은 거의 모든 채소와 과일들이 수확되고 없지만 봄과 여름에는 이곳에서 상추 잎을 따고 당근을 캐는 재미로 하루가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농장의 밭에서 과일과 야채를 내 손으로 직접 따는 기쁨이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짐작하기 어렵다.
현재까지 남아있는 과일로는 여름부터 있었던 래스베리를 10월말까지 딸 수 있고 사과도 제 철을 맞아 빨갛게 익었다. 야채 가운데 가장 피크인 것은 토마토. 토마토는 그저 빨간 것만 있는 줄 알았더니 노랑, 초록 등 색깔도 각양각색이고 크기도 주먹만한 것에서부터 체리보다 더 작은 것까지 다양하다.
농장 내에서는 시속 5마일 이하로 운전해야 하며 농기구로부터 일정 거리를 유지해야 하고 항상 어린이에게서 눈을 떼지 말아야 한다. 방문객들의 부주의로 1년 동안 애써 길러 놓은 농작물이 길에 파손돼 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어 하늘과 농부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미안했다. 밭을 걸어다닐 때는 주의를 기울이고 과일과 야채, 돌을 던지지 말라는 주의 사항을 준수하도록 하자. 농작물을 직접 딸 계획이라면 가위나 장갑 등을 준비해 오는 것이 좋다.
LA에서 약 55마일 거리에 있는 티에라 레하다 가족 농장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가는 길은 5번 N. → 118번 W. → 23번 S. → Tierra Rejada Rd.에서 내려 우회전 → Moorpark Rd.에서 좌회전하면 된다. 주소 3370 Moorpark Rd. Moorpark, CA 93021. 문의 전화 (805) 529-3690 농장 투어에 대한 문의는 (805) 523-8552.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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