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턴 시에라 비숍 크릭을 찾아 단풍여행
▶ 눈돌리면 즐길거리 풍성
모하비 사막에서 시작돼 레이크타호 북쪽으로 이어지면서 캘리포니아의 등뼈를 이루는 이스턴 시에라. 그 곳 중앙 깊숙이 묻혀 있는 비숍 크릭(Bishop Creek)은 해발 8,000피트 내외로 캘리포니아주에서 가장 높은 지역중 하나인데 산이 깊고 오묘해 자연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가을이면 이 곳은 단풍놀이 명소로 탈바꿈한다. 온통 노랑색으로 물든 카튼우드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화강암 바위 사이를 뒤덮는다. 사우스(South) 레이크, 사브리나(Sabrina) 레이크 등의 절경이 몇 걸음 옮길 때마다 펼쳐지는데 특히 봉우리 사이사이를 물들이고 있는가을 단풍은 한 폭의 수채화 같다. 테러 사건으로 세상은 근심속에 있지만 이 곳은 초가을의 시원한 바람 속에 마냥 평화스럽고 아름답기만 하다. 남가주에서 가장 가까운 단풍지대이며 송어 낚시로도 유명한 비숍 크릭으로 가을맞이 여행을 떠났다.
비숍 크릭은 LA와 270여마일 떨어져 있다. 랭캐스터와 모하비 등 사막지역을 거쳐야 하는데 삭막한 주변 경치가 그렇게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여름에는 120도를 오르내리는 살인적 더위로 유명한 모하비의 태양도 초가을의 선선한 바람 뒷전으로 물러서 있었으며 매년 이맘 때 찾아오는 시속 20∼30마일의 샌타애나 바람도 없어 드라이브는 즐겁기만 했다.
목적지인 비숍 크릭은 LA에서 출발한지 4시간30분만에 도착했다. 9월 중순부터 사시나무의 일종인 카튼우드가 노란색으로 변하면서 이 지역을 물들이기 시작한 가을 단풍은 10월초 그 절정에 달한다. 10월말이면 비숍 크릭을 포함한 오웬스 밸리(Owens Valley)에는 어김없이 첫 눈이 내리고 눈과 함께 몰려온 북극의 찬바람은 단풍나무의 잎사귀를 거침없이 할퀴어 내리기 때문에 단풍 구경은 지금이 유일한 시기이다. 특히 올해는 윤달이 끼어서인지 이스턴 시에라의 단풍은 평년보다 2∼3주 먼저 찾아오고 있다.
비숍 크릭은 사우스 레이크와 버터밀크 컨트리(Buttermilk Country) 등 남쪽지역과 사브리나 레이크, 노스(North) 레이크, 아스펜델(Aspendell) 마을 등을 포함한 북쪽 지역으로 나뉜다. 비숍시에서 168번 웨스트 도로를 타고 산으로 20마일 정도 올라가면 만나게 된다. 시에라 산맥을 넘어서 펼쳐지는 잔 무어(John Muir) 산림지역의 산행 출발지로도 잘 알려져 있는 이 곳은 초입부터 주변이 오색의 단풍으로 물들어 있어 앞으로 펼쳐질 장관의 전주곡을 연주하고 있었다.
168번은 산중턱에서 사우스(South) 레이크로 들어가는 도로와 그 유명한 사브리나 레이크와 노스(North) 레이크로 향하는 도로로 나뉜다. 단풍은 사우스 레이크와 노스 레이크 각각 나름대로의 비경을 이루고 있는데 특히 비숍시에서 17마일 지점에 있는 아스펜델부터 사브리나까지의 2마일 구간에서 그 어느 곳보다 아름다운 천하비경의 숲과 계곡을 만날 수 있다. 높은 곳을 향해 힘들게 올라가는 도로가 계곡을 따라 나있고, 도로는 단풍 숲을 꼬불꼬불 가로지른다. 특히 아침녘 낮은 햇빛이 계곡을 메울 때는 신비로움까지 감돈다.
사브리나 레이크 입구에서 북쪽으로 오웬스 밸리의 절경이 한 눈에 들어오면서 아슬아슬하게 이어지는 비포장 도로를 타고 만나는 노스 레이크는 산꼭대기에 숨어있는 에메럴드 빛의 보석 같은 호수로 플라이 낚시꾼들의 캐스팅 모습이 그림 엽서처럼 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멀리 구름에 싸인 시에라네바다의 첨봉들이 단풍과 어울러져 아름다움의 극치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정상 아래로 펼쳐진 단풍의 물결은 산바람에 흔들려 황금빛의 파도를 치고 있다.
사우스 레이크로 들어가는 도로 역시 단풍이 현란하다. 호수의 주차장은 인근의 해발 1만피트가 넘는 비숍 패스(Bishop Pass)를 향하는 5마일 등산코스의 출발점 역할을 하고 있다. 비숍 패스는 킹스캐년 국립공원의 후문이기도 하다. 사우스 호수에서는 배를 빌려 뱃놀이와 낚시를 즐길 수 있으며 피크닉도 가능하다.
비숍 크릭 레크리에이션◆송어낚시
비숍 크릭은 국제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송어 낚시 명소이다. 초보자들도 간단한 장비로 쉽게 송어를 낚을 수 있다. 스포츠용품 상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파워베잇(Power Bait)을 사용, 계곡이나 호수에 낚싯줄을 던지고 주위의 경치를 감상하고 있으며 고기들이 저절로 잡혀서 어느덧 하루 허용량인 5마리가 망태기에 채워진다.
캘리포니아주 낚시국은 10월말까지 매주 이 지역 계곡과 호수에 송어를 방류하고 있다. 방류되는 송어 중에는 무게가 5∼7파운드를 넘는 알퍼스(Alpers) 송어도 포함된다. 물이 흐르는 곳이면 어디든 낚시가 가능한데 사우스와 노스 레이크가 강태공들 사이에서는 유명하고 초보자들에게는 에스펜델 마을에 있는 카디널 리조트(Cardinal Resort)의 연못(pond)을 권할 수 있다.
낚시와 자연이 좋아 이곳으로 자청 파견 근무하고 있는 비숍의 유일한 한인 LA수도국(DWP) 공무원 김진환씨는 "캘리포니아에서 비숍 지역만큼 낚시와 경치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며 "항상 자연보호 염두를 두고 이틀에 10달러 상당인 낚시 면허도 구입할 것"을 당부했다.
◆골프
비숍 컨트리클럽은 총 6,782야드 파 71의 챔피언십 코스로 세미-프라이빗으로 운영되고 있다. 골프장을 병풍처럼 둘러싼 시에라 산맥을 배경으로 티샷을 날린다. 워터해저드가 곳곳에 있는데 10번, 13번, 14번홀 페어웨이 중간으로 강이 흘러 정확한 드라이브를 요구한다.
그린피는 평일 27달러, 주말 32달러로 매우 저렴한 편이지만 그린과 페어웨이의 상태는 일반 프라이빗 코스에 버금갈 정도로 잘 정돈되어 있다. 티타임 예약도 비교적 쉬운 편이다. 코스는 비숍시에서 남쪽으로 2마일 거리에 있으며 395번 하이웨이상에 위치하고 있다.
북킹 및 문의: (760)873-5828.
◆하이킹
비숍 패스 외에도 사우스 호수로 가다가 만나는 타이니 호수(Tynee Lake)와 역시 사우스 호수에서 시작되는 보물 호수(Treasure Lake) 트레일이 유명하다. 3마일 거리로 초보자도 천천히 걸으면 목적지에 쉽게 도달할 수 있는 보물 호수 트레일은 그 경치가 빼어나고 호수에는 송어가 풍부해 하이킹과 낚시를 함께 즐길 수 있다. 비숍 인근에는 무려 120여개의 각종 하이킹 코스가 있는데 보다 자세한 문의는 인요 국립산림청(760-873-2500)이나 시에라 마운틴 센터(760-873-8526)로 문의하면 된다.
◆보팅(Boating)
가운데 섬이 있는 사우스 레이크는 뱃놀이를 하면서 단풍구경이 좋은 곳이다. 입구에 있는 마리나에서 보트를 렌트할 수 있는데 4인승 모터보트가 1시간에 15달러, 반나절에 38달러, 하루에 50달러이다. 14명이 탈 수 있는 파티보트는 반나절에 90달러, 하루에 150달러에 빌려주고 있다. 예약 및 문의: (760)873-4177.
숙박시설◆비숍 크릭 랏지(Bishop Creek Lodge)
가을 정취를 그대로 느끼면서 이스턴 시에라를 한껏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통나무 집(Cabin) 리조트이다.
1928년 서부 개척자들에 의해 만들어져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리조트는 대낮에도 햇빛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들어선 오크나무 숲과 수천여종의 각종 식물로 뒤덮여 있다. 숲 사이로 만들어진 오솔길은 수북한 낙엽으로 덮여 어디가 길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이며 걸음을 옮길 때마다 나는 ‘사각사각’ 낙엽 스치는 소리와 발 밑에 느껴지는 푹신한 감각은 자유와 안도감을 온몸 가득히 전해 준다.
가을꽃이 이곳저곳을 치장하고 있는 들판을 바라보면서 통나무집에 기대앉아 차 한잔을 홀짝홀짝 마시면 이렇듯 고즈넉이 가을을 즐길 만한 곳이 어디 그리 많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캐빈마다 캠프파이어를 할 수 있는 화덕이 마련되어 있다. 리조트에서 판매하는 5달러의 땔감을 사다가 불을 지피면서 아이들과 하늘에 쏟아지는 은하수를 보고 있으면 만사 걱정이 모두 달아난다.
결코 좁지 않은 통나무집은 TV와 전화기가 없다. 하지만 침대는 깨끗하고 뜨거운 물이 쏟아지는 샤워 시설이 완벽하다. 찬장에는 냄비와 식기들이 완비되어 있는 부엌이 있어 한국 음식을 만들기에 수월하다. 리조트 게스트에게는 아침식사가 무료로 제공된다.
10월 말부터는 눈이 내리기 때문에 캐빈을 예약하기 전에 도로 사정을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 가격은 방 크기에 따라 75달러부터 190달러까지로 다양하며 4인 가족 캐빈의 경우 1박에 145달러선이다. 두 사람만이 잘 수 있는 아담한 허니문 캐빈도 있으며 단체 숙박도 가능하다. 문의: (760)873-4484, 인터넷(www.bishopcreekresorts.com).
◆베스트 웨스트 비숍 크릭 인(Best Westin Bishop Creek Inn)
비숍 다운타운에 있는 이 지역에서 시설이 가장 뛰어난 호텔이다. 호텔 옆으로 흐르는 계곡에 꽃을 심어 아름답게 정원으로 꾸며놓았다. 맛깔스러운 아침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는데 직접 오븐에 구워내서 내놓는 계피 빵(cinnamon roll)이 호텔객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총 89개의 객실이 있는데 이중 12개는 부엌이 딸려 있다. 숙박비는 89달러∼149달러. 문의 및 예약: (800)273-3550, thesierraweb.com/lodging/creeksideinn.
◆앨라배마 힐스 인
오웬스 밸리에서 한인이 운영하는 유일한 숙박업소이다. 비숍에서 남쪽으로 1시간여 거리에 있는 론 파인에 있는 호텔로 8년 전에 건물이 만들어져 시설이 깨끗하고 편안하다. 가격은 1박 60달러선으로 저렴한 편이다. 아침식사가 제공되며 각 방마다 냉장고와 오븐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이 지역에 대한 관광과 날씨 등에 대한 문의가 가능하다. (800)800-6468.
비숍 지역 먹거리◆위스키 크릭(Whiskey Creek)
비숍 다운타운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블랙 앵거스 쇠고기만을 사용하는 스테이크 레스토랑이다. 로컬에서 생산되는 엄선된 고기로 식사가 준비된다. 고기 사이즈가 너무 커 음식을 남기게 되는데 특히 스테이크류는 웨이트리스가 접시를 힘을 주고 들 정도로 엄청나다. 디너 샐러드만 먹어도 배가 불러온다.
뉴욕 스테이크와 프라임 립스(prime ribs)는 꼭 맛보아야 할 메뉴인데 절대 사이즈가 큰 것을 주문하지 말고 15달러선인 레귤러 디쉬를 선택하는게 좋다. 전채로는 아티초크(artichoke)를 넣어 구워낸 피자가 입안에서 녹는다. 드레스는 캐주얼, 가격은 전채 4~8달러, 메인 디시 12~22달러. 오픈 시간은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주소 및 예약: 524 North Main St. Bishop, (760)873-7174.
◆임페리얼(Imperial Gourmet) 중국식당
외지에서 한국식당은 찾기 힘들지만 중국식당은 어디든 있다. 임페리얼은 비숍 지역의 유일의 중국식당이지만 음식은 LA 차이나타운의 수준을 능가한다. 특히 참깨 소스로 만든 시세미 비프(sesame beef)가 독특하며 각종 해물류도 싱싱하다. 디쉬당 가격이 10달러선으로 부담없이 저녁식사를 할 수 있다. 주소 및 예약 785 North Main St., (760)872-1144. 있다. (760)873-7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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