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악의 테러, 충격의 미국’
▶ LA - 한인사회 반응
LA 표정11일 충격적인 연쇄 테러참사로 LA국제공항(LAX)과 디즈니랜드를 비롯한 대형 위락공원, 베벌리센터 등 샤핑몰이 일제히 문을 닫고 메이저리그 야구경기 등 각종 행사들도 취소 또는 연기됐다.
이날 연방항공청(FAA)의 전국적인 항공기 운항 금지조치가 내려지면서 LA시 공항당국은 새벽 6시께부터 LAX에서의 항공기 이·착륙을 전면 중단시켰으며 오전 9시가 넘어서면서 여행객과 출영객, 항공사 직원들을 모두 공항 밖으로 대피시키고 차량의 LAX 출입을 전면 차단했다.
이에 따라 이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을 타고 서울로 가려던 한인들은 공항에 진입하지 못한 채 모두 되돌아가야 했으며 LA 도착 예정이던 이들 항공사 여객기들은 LAX에 내리지 못하고 대신 샌프란시스코와 캐나다 밴쿠버, 멕시코 티화나에 착륙했다.
디즈니랜드, 유니버설 스튜디오, 넛츠베리팜, 매직마운틴 등 위락공원과 베벌리센터 등 대형 샤핑몰, 극장들이 일제히 문을 닫았다. 또한 LA카운티 페어, 잉글우드 포럼의 라틴 그래미상 시상식, 스테이플 센터의 마도나 콘서트가 추가 테러에 대한 우려와 정부 당국의 요청에 따라 취소 또는 연기됐다. 디즈니랜드 등 위락시설들은 12일 오전 재 개장할 예정이다.
또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날 애나하임과 샌디에고 등 미 전역에서 열릴 예정이던 야구경기 15게임을 취소했다.
칼스테이트 계열 대학들과 이슬람 사원과 이슬람 계열의 사립학교들도 문을 닫았다. 연방세관과 군 당국은 롱비치항을 통해 입항하는 여객선과 화물선들을 인근해상에 정박시키고 선원과 승객, 화물에 대한 집중 검문·검색을 실시했다. UCLA를 비롯한 UC계열 대학들은 정상수업을 했다.
한편 LA 통합교육구(LAUSD)는 모든 학교 관계자들에게 긴급 전문을 보내 ‘정상수업을 진행하되 교실 안에 설치돼 있는 TV를 꺼놓는 등 학생들의 정신적 충격을 막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했으며 일부 프리스쿨과 애프터스쿨은 학생들을 조기 귀가시키기도 했다.
동시 다발적인 테러공격으로 국가 재난에 준하는 사상 초유의 비상사태에 돌입함에 따라 11일 뉴욕증권 거래소를 포함한 미국의 전 금융시장은 거래를 전면 중단했다.
증권감독위원회(SEC)는 이날 아침 "뉴욕에서 발생한 비행기 폭발사건으로 인해 모든 미국 주식시장을 개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한 후 오후에는 "12일에도 뉴욕증시를 폐쇄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미 증시는 완전 마비상태에 빠졌다.
한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날 은행들의 요구가 있으면 현금을 긴급 방출하기로 하는 등 금융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비상태세에 돌입했다. FRB는 지난 1987년 10월 블랙 먼데이 직후에도 이와 유사한 추가 자금공급 계획을 밝힌 바 있다.
LA 한인타운◎…11일 새벽 미국의 심장부인 뉴욕과 워싱턴 DC를 강타한 자살테러 사건을 접한 LA 한인들은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인 미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느냐"며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한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본보가 발행한 호외를 유심히 읽으며 앞으로 있을 미정부의 대응에 깊은 관심을 보였으며 일부 한인들은 강력한 보복이 오히려 또다른 테러를 불러볼 수 있다며 신중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딸이 뉴욕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이상일씨(51)는 딸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연락을 취했으나 불통이어서 불안해했으나 나중에 연락돼 안도의 한숨을 지었다. 반면 업랜드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우리 한인사회가 힘을 모아 정부를 지원할 때"라며 "성금 모금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인 학생들이 많이 재학중인 윌튼 초등학교에는 테러소식을 듣고 아이들을 데려가기 위해 달려온 학부모들로 한때 소동이 벌어졌다. 이 학교의 앨런 박 코디네이터는 교육구로부터 학생들을 학교에서 보호토록 하라는 연락을 받았으며 학부모들에게 이 사건과 관련된 TV 생방송 등을 어린 학생들에게 보여주지 말도록 알리라는 지침도 내려왔다고 밝혔다.
◎…몇달전 백인 여자친구를 교통사고를 잃고 아직도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인 구모(20)군은 숨진 여자친구의 부모가 뉴욕 세계 무역센터 건물과 충돌한 보스턴발 여객기에 타고 있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또 한차례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LA 지역 한인 단체장들은 11일 오후 LA 한인회 사무실에서 비상 대책회의를 열고 앞으로의 대책을 논의했다. 단체장들은 단체별로 긴급 연락망을 구축, 관공서 등 테러가능 장소에 한인들이 접근을 자제하도록 주의를 환기시키기로 했다. 또 한인들의 피해가 접수되는 대로 LA 총영사관 상황반에 연락하는 신고체계를 일원화하기로 했다.
LA 공항◎…테러참사가 발생한 11일 LA국제공항(LAX)는 항공기 이·착륙이 중단되고 차량과 여행객들의 출입이 일제히 차단되면서 유령도시를 방불케 할 정도로 삭막한 풍경을 연출. 연방항공청(FAA)와 연방수사국(FBI)은 이날 오전부터 항공사 직원들까지 모두 대피시킨채 LAX내 모든 터미널 건물에서 폭발물 전담반과 탐색견 등을 동원해 수색 작업을 펼치며 혹시 있을지도 모를 테러 위협에 대비하기도. 공항당국은 12일 오전 9시까지는 공항이 폐쇄되며 이후 상황에 따라 운항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LA출발 예정이던 본국 국적기의 운항은 모두 취소됐으며 12일 운항일정도 미정인 상태. FAA는 최소한 12일 정오까지는 LA공항의 폐쇄조치를 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사 관계자들은 여객기의 정상 운항은 13일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 한편 대한항공은 아침 8시 도착 예정이던 서울발 도쿄 경유 KE001편을 샌프란시스코로, 상파울루발 KE062편은 멕시코 티화나로, 아침 10시30분으로 예정됐던 KE017편은 밴쿠버로 돌려보냈으며 오후 3시30분 도착 예정이던 KE011편은 서울로 회항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오전 11시20분과 오후 2시20분 도착하려던 OZ202, OZ214편을 밴쿠버에 착륙시켰고 나머지 두 편은 중간에 서울로 기수를 돌렸다.
◎…이날 샌프란시스코와 티화나에 내린 LA행 승객들은 대한항공측이 마련한 버스로 LA로 향했는데. 상파울로에서 LA로 오는 승객 60여명은 이날 오후 5시께 LA공항에 도착했으며 샌프란시스코에 내린 승객 100여명도 오후 6시30분께 LA에 무사히 도착했다.
◎…대한항공 KE001편에 탑승했다가 샌프란시스코에서 내려 버스로 LA에 도착한 승객 배춘식씨(62·목사)는 "LA공항 도착 30여분을 앞두고 갑자기 비행기가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올라갔으며 안내 방송을 통해 테러 발생 소식을 듣고 몹시 놀랐다"며 "하루 종일 연락이 되지 않아 LA의 친지와 한국의 가족들이 매우 걱정했다는데 이렇게 무사히 도착해서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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