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악의 테러, 충격의 미국’ 경제계 충격파
▶ 타운업소 영향
뉴욕의 월드 트레이드 센터 빌딩 테러로 LA 한인경제도 메가톤급 충격을 받고 휘청댔다. 다운타운의 한인보석 상가는 철시상태였고, 일부 업소도 오전 일만 하고 문을 닫았다. 그나마 문을 연 다운타운 자바시장과 잡화도매업소등도 고객의 발길이 줄어 한산했다. 한국이나 중국에서 잡화를 수입하는 한인 수입상들도 공항과 항만의 봉쇄로 물건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타운 업소의 고객도 평소에 비해 크게 줄었고 여행사들은 예약 취소와 문의전화로 바쁜 하루를 보냈다. 호텔은 오갈 때 없는 투숙객들로 붐비기도 했다. 테러의 영향권에 속한 타운경제의 이모저모를 점검했다.
■다운타운 한인업소
미 서부최대의 의류매장인 ‘캘리포니아 마트’는 일부 업소를 제외하고 대부분 철시했다. 이곳에 입주한 ‘제너럴 금융’(대표 고동호)은 오전 근무만 했다. 고동호 사장은 "거래하고 있는 미국의 주요 팩토링사들이 테러를 당한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어 업무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의류도매업소들은 주중에서 가장 바쁜 화요일임에도 불구하고 한산했다. 타주 바이어들의 발길이 끊겼을 뿐 아니라 로컬 고객들도 테러 위협으로 다운타운 출입을 꺼리고 있다. 뉴욕에 쇼룸을 두고 의류업체를 운영하는 한인 업주들은 이곳과 전화 연락이 잘 되지 않아 초조해 했다.
분위기에 가장 민감한 업종인 보석업소들은 아예 아침부터 문을 닫았고 메인과 브로드웨이에 밀집되어 있는 한인잡화도매상들은 문을 열었지만 고객은 현격하게 줄었다. 한미경제인협회 오현덕 회장은 "장사도 안되고 물건도 제대로 딜리버리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운타운의 한인 생선도매업체들은 이날 공항이 폐쇄되자 매일 비행기로 들어오는 생선을 픽업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션 프레시 피시’사의 영 김 사장은 "오늘 공급할 생선은 그런대로 준비를 했는데 내일이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여행·관광·호텔업계모든 공항이 이날 폐쇄되자 여행, 관광업계가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여행을 계약했던 한인들은 일제히 발이 묶여 모든 계획을 취소한 상태이고 이미 여행을 떠나 타지에 있는 한인들의 경우 언제 돌아올 수 있는 지 모르는 상태에 빠졌다.
대륙 여행사 지니 박 대표는 "동부쪽으로 가는 고객들은 이미 모두 항공 예약을 취소하거나 연기했으며 10월의 여행 스케줄 마저 취소하는 경우도 대부분"이라며 "이미 타지역으로 떠난 사람들은 LAX와 항공사 스케줄에 맞춰 리턴 티킷을 마련하느라 대기중"이라고 말했다.
아주관광 박평식 대표는 "오늘자로 상당부분의 관광일정이 취소됐으며 고객들의 관광 문의 전화도 절반 이하로 줄었다"며 "유럽등으로 떠난 한인들의 일정은 다소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타운 내 호텔들은 투숙 예정이던 손님들의 예약 취소 전화가 빗발치고, 이른 아침 출국 예정이던 투숙객들은 공항서 허망하게 돌아오거나 숙박 일정을 무기한 늘리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옥스퍼드 팔레스호텔의 재키 지 프론트 데스크 매니저는 "오전 7시부터 문의전화가 폭주했다"고 말했다.
■무역·통관업계남가주의 공항과 항만등이 모두 무기한 폐쇄되고 연방 세관의 컴퓨터 시스템 중단으로 통관업무가 마비됨에 따라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과의 무역업도 일제히 중단됐다. 베스트 커스텀스사의 안경희 관세사는 "현재 공식적인 통관과 무역업무는 전혀 이루어 지지 않고 있으며 언제 재개될 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고객들의 문의전화 조차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샤핑몰LA인근 대형 샤핑몰들은 이날 대부분 영업을 중단하거나 일찍 문을 닫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LA국제공항(LAX)에서 가장 가까운 팍스힐스 샤핑센터의 담당자는 "오늘 아침 상황을 보고받고 몰 전체가 아예 문을 열지 않았다"며 "내일은 정상적으로 오픈 할 계획이나 아직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글렌데일 갤러리아의 한 관계자는 "폐점시간을 오후 9시에서 오늘은 오후 6시로 앞당기기로 했다"며 "앞으로의 영업시간은 현재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노스리지 패션 센터에서 소매업을 운영하는 한 한인업주는 "오늘 오전 몰 측으로부터 가게문을 닫고 모두 철수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인업체노인들로 북새통을 이루던 세라젬, 미건 등 타운내 온열치료기 홍보관들도 개점 휴업상태를 맞고 있다. 미건의료기의 이동준 부장은 "평소 아침 8시 정도면 100여명 이상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였지만 테러사건이 난 11일에는 5-6명 정도만이 홍보관을 지키고 있다"면서 "그나마 LA지역 홍보관들은 오픈한 상태지만 뉴욕과 워싱턴 DC 지역 홍보관은 13일 까지 문을 닫기로 했으며 특히 맨하탄 홍보관은 무기한 철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인 비즈니스 전화안내 서비스 업체인 천사서비스(800-411-1004)도 하루 8,000여통에 이르던 전화문의가 뚝 끊겼다. 천사측은 이 날 문의가 평소의 3분의 1정도에도 못 미치고 있으며 특히 뉴욕지역 한인문의는 평소 2,000여통에 달했지만 이 날은 아예 문의가 없었다는 전언. 천사서비스의 정란 매니저는 "항공사나 공항에 대한 문의도 대부분 방송보도를 통해 뉴스를 접해서인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기업들도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 모터 아메리카의 관계자는 항공기 운항이 중단됨에 따라 뉴욕, 워싱턴 DC 등 동부지역 출장이 일제히 취소되거나 연기, 업무에 차질이 예상된다며 특히 10월초 뉴욕에서 열리게 되는 코리언퍼레이드 행사에 후원사로 참가할 계획이었는데 행사가 제대로 치러질 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해광·고상호·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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