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등 소아암 환자들에게 각종 침술은 잠을 자고 있는 휴지기 악성세포를 활성화 시켜 증상악화를 초래할 수 있으며, 원인불명의 대체요법은 치명적일 수 있어 사전에 전문의 상담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경고성 지적이 또 나왔다.
연세의료원 암센터 유철주 교수는 최근 열린 ‘2001 한빛사랑회’여름캠프에서 "일본의 한 대학병원 암 센터에 등록된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50% 이상이 대체요법을 한 번이라도 경험했다"면서 "의료진과 상의도 하지 않은 채 대체요법을 병행할 경우 심각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박3일간 캠프에 참가한 세브란스병원 김길영(소아과)ㆍ최중언(소아신경외과)ㆍ유철주(소아과)ㆍ신의진(소아정신과)ㆍ신혜정( 소아과 내분비) 교수가 백혈병 등 소아암 환자 보호들에게 발표한 주의점을 간추려 본다.
수지침 등 각종 침의 효능을 맹신해서는 안 된다. 침을 맞으면서 균에 감염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침은 일종의 자극이기 때문에 잠자던 세포가 활성화, 암세포를 깨울 수 있다. 휴지기 세포를 깨운다는 말이다. 쓸데없는 자극은 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체력강화와 함께 신경안정도 중요하다. 운동은 스스로 감당할 만한 종목이라면 좋고 가족과 같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로 얘기를 하면서 심리적 안정을 취하는 운동은 컨디션 유지에 도움을 준다.
그러나 과격한 운동은 자제한다. 기분전환을 해주면서 가벼운 운동 중심으로 한다. 수영은 좋지 않고 구기운동역시 피한다. 각종 놀이도 흥미를 주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환자들은 병을 앓고 있으므로 놀이 유형은 달리해야 한다.
만화책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컴퓨터 오락은 지능개발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게임은 중독성이 없는 것이 좋다.
책을 읽어주고 어린이의 생각을 많이 듣자. 아이들은 예민하다. 놀이를 할 때는 30분만 시키고 싶은데 잘 안 된다고 호소하는 부모들이 많다. 이 때는 매일 조금씩 줄여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콜레스테롤에 대해 걱정하는 경우도 많다. 간혹 고기를 먹지 말아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근거 없다. 암은 영양섭취가 중요하다. 특히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다고 먹는 것으로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줘서는 곤란하다. 오히려 아이들이 ‘시위용’으로 악용할 수 있다.
식사시간 전에 피자나 콜라.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먹이는 것은 삼가야 한다. 하루 세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먹는 것이 기본이다.
너무 한꺼번에 먹이는 것도 금한다. 밥을 먹지 않았을 때는 감자나 잡채도 좋다. 식빵 1쪽은 밥 1/3 정도이다. 치료 끝난 상태에서 면역이 돌아오기 위해서는 보통 6개월 걸린다.
특히 수술 후 3개월까지는 면역이 많이 떨어져 있다. 이 기간에는 피자나 자장면 등을 피하고, 김도 반드시 구워 먹는다.
글리벡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는데 글리벡은 만성골수성 백혈병에만 효과가 있다. 이 약은 암세포에만 공격해 파괴한다. 지금까지 항암제의 경우 정상세포도 공격했지만 이 약은 그렇지 않다.
치료 중 생식은 조심해야 한다. 과일도 마찬가지다. 특히 선식이나 생식은 보관을 잘 해야 한다. 재료가 불분명한 것도 조심할 일 따라서 선식을 선택할 때는 회사가 믿을만한지 파악해야 한다.
성장 후 성격이 날카롭게 변했거나 손놀림이 느린 것 같다는 부모들도 많다. 그러나 사람의 성격은 하루 아침에 변하는 것은 아니다.
병을 앓고 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주지 말아야 한다. 경우에 따라 필요한 스트레스(예를 들면 주사를 맞는 행위)라면 쉽게 생각하고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노력을 같이한다.
야단을 치면 안 된다. 소리를 지르거나 때려서도 안 된다. 아이들에게 미리 알게 하는 스트레스는 오히려 극복능력을 키우는데 도움을 준다.
과보호도 문제다. 측은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조절해야 한다. 부모의 마음은 결국 아이들이 성장해 사회생활을 하는데도 악영향을 미친다. 대화를 많이 하고 참을 것은 참게 한다.
어머니가 지혜롭게 대처하지 못하고 무서워하면 아이들은 더 무서움을 느낀다. 엄마의 성격을 많이 따라간다는 말이다. 아픈 아이라고 무조건 쉬게 해서는 안 된다.
생각을 많이 하게 하고 지적ㆍ학습적 자극을 주는 것이 좋다.
재미없는 것은 하지 않다 보니 지적자극을 받는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머리를 쓰는 쪽의 자극은 매우 중요하다.
드라마를 보고 있다면 "저런 상황에서 너는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어보는 것도 머리를 쓰게 하는 방법이다. 공부를 회피할 때는 점차 시간을 늘려간다.
건강한 남의 아이와 비교하지 말고 언제나 눈높이 교육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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