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비즈니스, 히스패닉 이웃’ <1>
▶ 주인외엔 점원, 고객 모두 비한인
히스패닉은 이미 최대의 소수계 집단 수준을 넘어서 일부 지역에서는 더이상 소수계가 아닌 주류로 자리잡았다. 게다가 이들의 인구성장률은 다른 어느 인종보다 높아 곧 캘리포니아 인구의 과반수가 되는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히스패닉 LA시장이 나올뻔한 이번 선거도 말해주듯 히스패닉의 파워는 다방면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히스패닉은 한인 비즈니스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한인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넓히고 새로운 시장을 조명한다는 차원에서 ‘한인 비즈니스와 히스패닉 이웃’이라는 주제로 시리즈를 연재한다.
헌팅턴팍의 가장 번화가인 퍼시픽 블러버드와 플로렌스 애비뉴 코너에 위치한 한인 치과 ‘Dr. Justin Family Dentist’. 오후 1시경 대여섯명의 환자들이 점심 식사를 위해 외출한 의사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 지역에 문을 연지 10년째 접어든 이 병원에는 매일 20여명의 히스패닉 환자들가 찾아온다.
고객의 99%는 히스패닉으로 교정치료를 받는 어린이와 충치치료를 위해 온 부모등 가족단위의 고객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병원의 대표인 저스틴 황씨는 "광고는 거의 안해도 소개로 찾아오는 환자가 계속 늘어나 지금은 파트타임을 포함해 4명의 의사가 환자를 보고 있다"며 "히스패닉 고객들은 주로 소득 수준이 낮은 이민 1세 가족들이지만 치과보험과 메디컬등의 혜택을 받는 비율이 높아 한인들에 비해 치과를 훨씬 더 자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씨에 따르면 히스패닉 고객들은 주거지의 이동률이 높아 고객 관리에 다소 어려운 점은 있으나 타인종 의사에 대한 신뢰도가 높고 특정 의사를 고집하지 않으며 병원비 납부에도 거의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 가장 귀중한 고객이다.
같은 시간 병원 옆 건물에 있는 한인 여행사인 ‘선 트래블’(Sun Travel)에는 멕시코행 비행기표를 사기위해 찾아온 고객들을 상대하느라 담당 직원들이 정신이 없다. 한인 매니저 한명을 빼면 직원은 모두 히스패닉으로 한인 업소라는 분위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 업소의 스테이시 최 매니저는 "비즈니스가 들어선지 8년 됐는데 이제는 자리도 잡았고 한인 매니저없이 히스패닉 직원으로만 운영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A카운티 한복판에 위치한 헌팅턴 팍은 흔히 ‘히스패닉의 명동’이라고 불리우는 곳으로 중심가인 퍼시픽 블러버드를 따라 남쪽으로는 플로렌스 애비뉴와 북쪽으로는 게이지 애비뉴까지 대규모 상권이 형성돼 있다. 이 지역에 위치한 전체 업소수는 약 200∼300개로 이중 30%정도가 한인 비즈니스이며 히스패닉 시장의 가능성을 예견하고 그 비율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곳에 진출해 있는 한인 비즈니스의 업종은 리커와 마켓에서부터 식당, 여행사, 사진관, 의류, 신발, 악세서리 판매점, 그리고 은행과 치과, 병원, 한의원등 종류도 다양하며 특히 최근 1∼2년 사이에 새로 오픈한 한인 업소는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이달 초 이색적인 사진관인 ‘니코 포토’(Niko Photo)를 오픈한 크리스 김씨는 "젊은 층을 상대로한 토탈 엔터테인먼트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화려한 배경의 스튜디오와 함께 음악, 음료수,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카페같은 공간의 비즈니스 개념을 도입했다"며 "곧 고객들을 위한 인터넷 사용 시설도 도입할 계획"이라며 기존의 업소들과는 달리 새로운 히스패닉 고객층을 겨냥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히스패닉 마켓을 뚫고 있는 한인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이들의 샤핑패턴과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다.
우선 이들의 교육 수준이 낮고 미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만큼 일부 서비스업의 경우 고객을 교육시켜가며 장사를 해야할 필요도 있다.
고객 서비스뿐 아니라 커뮤니티의 환원도 이 지역에서 ‘장수’하는 비결중 하나다. 치과를 운영하는 저스틴 황씨는 "히스패닉으로부터 번 돈은 가능한 히스패닉 커뮤니티에게 환원할 필요가 있다"며 "예를들어 프린팅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인근의 히스패닉 운영 업소를 이용해 서로가 공생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히스패닉을 상대로 한 비즈니스의 특성상 출신국의 경기와 민감하게 움직인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특히 요즘과 같이 남미의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이곳의 소매 경기도 덩달아 어려움을 격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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