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입한 물건에 문제 있을 때 대처요령▶박병기: 안녕하세요. 지난주 해킹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번 주에는 양현승 목사님의 단막극을 소개하고 다음주에 해킹 관련 이야기를 계속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양현승: 요즘 많은 분들과 컴퓨터 라이프에 관해 대화를 나누는데 네티즌의 권리는 조금 어렵고 지루하다고 말씀 하시더군요. 현재 나누는 이야기는 이 글을 읽는 중년 독자 분들께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자녀에게 꼭 필요한 정보이고 또 2-3년 후에는 중요한 이슈가 될 사항들입니다. 신문을 잘 보관해 두셨다가 필요할 때 활용하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박: 네. 사실, 한국이나 미국 주류 사회에서는 여기서 다루는 내용들이 보편적인데 아직 미주 한인 사회에서는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뭐든지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다는 판단하에 이런 연재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지난주에 미리 안내를 했던 것처럼 양 목사님의 실제 경험을 3막극으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자, 부탁해요.
▷양: 얼마전, 남미에서 오신 한 선교사의 개인 휴대 단말기(PDA) 구입을 도와드리면서 발생한 사건을 소개합니다.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3일간의 복잡한 이야기를 단막극으로 꾸며 보았습니다. 아래 내용은 100% 실제 상황입니다.
▶박: 양 목사님이 실제로 경험하신 소비자 권익의 단막극에 독자들을 초대합니다. 3막극의 줄거리가 여러분의 생활에 도움이 되시길 기대해 봅니다.
□무 대: 5570 Wilshire Blvd, L.A. Office Depot
□등장인물: 양씨(통역 및 운전), 선교사, 오피스 디포의 매니저 T씨 및 종업원 14XX38(영수증에 나온 이름)외 여러 명
□전체 3막: 제1막(5월26일 토) 제2막(5월29일 화) 제3막(5월30일 수)
□ 줄거리
▶제1막: 남미 선교사는 PDA에 대한 정보를 미국에 사는 촌사람 양씨 보다 더 잘 알고 왔으니 양씨는 운전사 역할만 하면 되는 줄 알고 윌셔의 오피스 디포로 향했다. 현장에 도착하니 PDA와 함께 나오는 공짜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선교사와 양씨. 숙소로 돌아와 손바닥 만한 PDA 사용법을 익히려고 밤새 시도했으나 불량품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선교사: 이거 불량품이구만요.
▷양씨: 아 그래요? 그럼 구입처로 가서 새것으로 바꿔 오지요.
▶제2막: 구입처에 돌아가서 사정을 이야기하니 크레딧을 주면서 반품조치 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대체할 물건이 없다면서 다른 지점에 같은 물건이 있음을 확인 해준다. 다른 지점은 먼 곳에 있기 때문에 가야할 시간이 마땅치 않았다. 결국 Next Day 배달 서비스를 받기로 하고 크레딧 카드를 다시 긁고 내일을 기대할 수 밖에 없었다. 다음은 이곳에서 오고간 대화이다.
▷구입처 직원: 지금 그 물건이 다 떨어졌네요. 다른 지점에서 구입하시면 안될까요. 이곳에서 크레딧 카드 결제하신 것은 돌려드리겠습니다.
▷양씨: 그건 좀 곤란하겠는데요. 다른 지점으로 가서 구입하는 시간을 너무 많이 쓸 것 같아요. 다른 방법이 없을까요.
▷직원: 그럼 할 수 없죠. 내일 물건을 받으시는 것으로 하고 오더 넣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크레딧 카드로 다시 결제하셔야겠네요. 내일 저희가 직접 배달해 드리겠습니다.
▶제3막: 다음날 12시. 배달 약속 시간이 지났으나 물건은 오후 2시까지도 도착되지 않았다. 구입처에 전화하니 "기다리세요"라는 말만 한다. 답답한 마음에 본사로 전화를 걸었더니 본사에서는 "물건이 없어서 3일 정도 걸릴 것 같다"라는 청천벽력의 대답을 하는 것이 아닌가. 약간은 화가난 양씨, 구입처를 찾아갔고 침착하고 냉정하게 항의를 했다. 어제 대화를 나눴던 직원은 "크레딧을 드리면 되지 않냐"는 무책임한 대답만 했다.
▷양씨: (침착하면서 냉정하게) 아니, 이게 말이 됩니까. 우리가 이 물건 구입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썼는데 크레딧 주겠다는 말로 끝내려 하다니요. Customer Service의 매니저를 만나게 해주시겠습니까.
▷직원: (우물 쭈물 하다가 아주 예의 없는 말투로) 그럼 잠시 기다리세요.
▷매니저: (양씨 일행에게 다가와 친절한 목소리로) 어떻게 도와 드릴까요.
▷양씨: (그동안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한다) 내가 이렇게 어렵게 이곳에서 물건 구입을 고집 하려는 것은 귀사를 위해서 그러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곳 말고도 Fry’s와 같은 곳에 가서 PDA를 살 수 있지만 한 번 이런 일이 있으면 나와 또 나를 아는 분들 그리고 선교사께서 이 회사에 대해 얼마나 안좋은 이미지를 가질 것인가를 생각해보세요. 우리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는 성직자입니다. 우리가 만약 ‘오피스 디포는 정말 서비스가 안좋더라’라고 말하고 다닌다면 이 회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지금 우리의 주장은 우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피스 디포를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매니저: 아.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미안합니다. (직원을 향해 책망하듯) 지금 당장 다른 지점에서 물건을 가져 오도록 하세요.
결국 우리는 1시간 30분내로 물건을 받았고 그동안 3차례나 결제한 것에 대해 크레딧을 주겠다는 매니저의 서명을 받는 것도 잊지 않았다.
▶박: 단막극 잘 봤습니다. 이번 이야기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양: 네. 소비자의 권익을 찾기 위해서는 절대 쉽게 포기하지 마시라는 것과 판매업소의 관계자에 시비를 거는 것 보다 상대방을 존중하면서도 냉정하게 일처리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권익을 찾는 것은 승리(Winning)가 아니라 윈-윈(Win-Win)이어야 합니다.
▶박: 소비자의 권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좀 간단하게 요약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양: 네. 첫째, 절대 흥분하면 안된다. 둘째, 침착하고 냉정한 말투로 그동안의 상황을 침착하게 설명하고 영어가 잘 안될때는 자녀나 이웃의 도움을 받는다. 이것도 안되면 자신이 문서를 직접 만들어서 해당 회사 관계자 앞에서 읽는다. 셋째, 부당 대우에 대해 항의를 하는 것은 소비자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해당 회사의 이미지와 이익과도 관련이 있다는 것을 주지 시킨다. 즉, 현재 나의 행동은 윈-윈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꼼꼼히 설명한다. 이 정도입니다. 차후에 위에서 했던 대화를 영어로 한번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큰 도움이 되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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