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연세대학교가 기여입학제로 20억원을 고려한다는 기사가 나왔다. 이와같은 극단의 방법은 재정 확보의 심각성을 말하고 있다. 재정이 학교 교육의 질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니 재정이 부족할 때 야기되는 문제는 학생들이 올바른 교육을 받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오래동안 한국 사립대학은 운영을 학생들의 수업료에 의존해 왔으며 그 수입으로 학교를 확장해 왔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래서 모든 대학이 정원수를 늘리기 위해 급급해 왔던 것이다.
1970년에서 1999년까지 30년간 한국 대학 학생수는 14만6,000에서 158만으로 열배나 증가되었다. 학교재정이 양적 증가에 따르지 못하였으니 자연 학교 증축에 재정이 집중되고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투자를 하지 않은 것이다. 현재 한국 대학의 평균 학생 일인당 사용비용은 4,200달러에 비해 OECD 가입 선진국은 1만달러를 넘게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사립대학들도 재정확보가 큰 과제이나 일류 사립대학은 수업료가 예산의 1/3정도밖에 안되니 모금운동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러나 일정한 액수를 기증하면 입학을 허용한다는 교환제는 없다. 학생들의 입학을 돈과 교환하는 것은 인간을 양성하는 대학의 양심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전통을 자랑하는 이곳 명문 사립대학에서는 대대로 학교에 공헌하는 집안의 자제를 특별 고려하는 경우가 있지만 심사위원회의 결정을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심사위원회가 절대적인 권한과 신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모금이 부진하여 학교운영이 어려우면 학생수를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 교육의 질을 회생시키지 않는다. 아이비리그 사립대학의 학부를 보면 수십년을 1,600명 정도의 신입생을 입학시켜 왔으며 학교의 재정사정이 어려워 교육의 질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으면 그 수를 1400 정도로 감하기도 하였다.
세계의 명문 하버드대학은 학부 6000을 포함한 1만8,000명의 학생수를 계속 유지해왔다. 현재 연세대학의 꼭 반이되는 학생 수이다. 그러나 그 예산은 20억달러로 서울시 예산의 1/4이 되는 액수이다. 이 액수의 75% 이상이 직접 교육을 위해(교수진, 도서, 연구, 학생활동, 장학금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런 실정이니 가장 우수한 대학이라는 서울대학도 세계 대학중 100등 안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것이 이해가 된다.
한국대학 특히 사립대학은 그간 확장이라는 목적하에 학생이나 가르침보다는 돈에 관심을 더 가지고 왔었다. 이제 대학은 그들의 진정한 사명을 재확인하고 권위로서가 아니라 학생들을 위한 진실한 교육에 노력해야 하겠다.
그리하여 그간 배움의 전당으로서 잃어버린 신뢰와 존업성을 회복해야 하겠다. 대학이 신뢰를 회복할 때 정부의 규제가 필요없게 되며 대학은 입학 정원이나 입학규정 등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사회문제가 되어있는 고등학교 과외문제와 치열한 입학경쟁문제 등도 대학이 해결에 앞장서야 하겠다. 서울대학이나 기타 대학은 입학정원의 1/3을 학력고사 성적 중간수준에서 면접을 통해 입학생을 선출하는 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대학은 가장 우수하고 재능있는 학생들만을 찾아내는 것으로 충족해서는 안된다. 대학의 진정한 도전은 비록 느리고 힘든 일이라도 아직도 학문에 접하지 못한 학생들의 눈을 뜨게 하는 것이다.
올바른 훈련은 그들을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법과대학과 의과대학은 4년 학부생활을 통한 풍부한 인간성의 발전을 도모한 후 선택하는 것이 본인과 사회에 도움이 될 것이다. 각 대학졸업생 중에서 고루 선발한다면 학생들의 면학태도도 개선될 것이고 일류대학 집중입학경쟁도 완화될 것이다.
대학은 지식과 문화를 소화시키며 연구를 통한 발전을 도모하는 가장 중요한 교육기관이다. 단순히 졸업장이라는 간판에서 벗어나 무엇인가를 배우는 배움의 터전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정과 낭만과 다양성으로 가득 찬 인간교육의 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같은 사명을 달성하려는 진실한 의도가 보일 때 대학은 학생이나 사회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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