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학교 갔다와서 무엇을 하나 들여다보면 늘 컴퓨터에 심취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숙제를 컴퓨터로 해야 한다고 해서 정말 기특하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주로 컴퓨터 게임을 하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그럴 수도 있다 생각했습니다. 게임 자체가 별로 나쁜 것도 아니니까 … 그런데 자세히 보면 옛날에는 학교 갔다오자마자 숙제부터 해 놓고 나머지 시간에 TV를 보던지 컴퓨터 게임을 했는데 요사이는 게임부터 합니다. 밤 11시께나 돼서야 숙제를 시작합니다. 컴퓨터 게임하고 관계가 있는지는 몰라도 성적이 좀 떨어졌습니다. 제가 뭐라고 하면 성적은 이제부터 올려놓으면 되지 않느냐고 오히려 제게 화를 낸답니다." - 10학년 진아의 어머니
진아에게 종합검사로 모든 시험을 다 쳐봤다. 너무 영특하여, 다음에는 영재시험을 모두 치르게 했다. 그 결과에 대해 중요한 것 몇 가지만 적어보자.
I. 진아는:
A. 영재는 물론이고 아주 창의력이 높았다.
B. 잠재능력이 아직 개발되지 못한 수준이 2년8개월 정도였다. 다시 말해서 이 것까지 발달이 되면 거의 3년을 앞장서 갈 수 있는, 즉, 대학 1학년 수준까지 갈 수 있다는 말이다.
C. 어휘력은 8개월 미만의 수준이었다(10개월을 1년으로 치니 2개월 부족한 1년이 뒤떨어져 있는 9학년 실력 밖에는 못 된다. 잠재능력과 어휘력 수준은 거의 4년의 차이가 났다).
D. 독서수준은 1년4개월의 수준 미달이었다.
II. 진아 어머니에 따르면:
A. 3학년 때부터 영재교육에 뽑혀 공부를 하고 있었다.
B. 9학년부터는 모두 AP Courses(Advanced Placement, 대학 진학준비 과목)를 택했다.
C. 3학년 때 학교에서 월반을 시키자고 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진아가 너무 반에서 심심해 할 뿐만 아니라 또 딴 을 하기 시작해서 할 수 없이 월반을 시켰었다고 했다.
D. 7학년 때 월반을 시킨 것이 아니라 수학과 영어는 8학년, 9학년에 가서공부하기도 했다고 했다.
III. 진아와 상담에서 나타난 현상
A. 시험치는 것은 물론, 모든 면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다. 공부하는 것, 읽다가 모른 것 등이 있어도 ‘강 건너 물 구경하듯, 남의 일 구경하듯’ 그저 그렇거니 하는 정도의 태도를 갖고 있었다.
B. 하는 일에 별로 의욕, 동기 유발이 없었다. 해마다 하는 경연대회에 늘 진아가 뽑혔는데, 올해는 딴 아이가 준결선에서 진아를 앞서고 있었다. 1주일 후에 마지막 선발대회가 있는데도 별로 신경을 안 쓰기에, "진아야! 혹시 너 스피치할 것 내가 도울 것이 없니?"라고 물었더니 "아니요! 저는 그렇게 뽑히고 싶지 않아요!"라고 했다. 깜짝 놀란 필자는 "왜?"냐고 되물었더니 "너무 일이 많잖아요!(It is too much work!)"라는 대답이다.
IV. 진아는 생각의 정리정돈이 잘 안 되어 있다. 생각을 하여 그 정리정돈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했는지, 동기유발이 안 되어 생각을 안 하려 드는지 아무튼 독서에서 틀린 것은 다 정리정돈 하는 데서 낮은 점수다. 더 구체적으로 검토하자면:
A. 무엇(what question)?이란 것을 묻는 질문,
B. 어디서 일어났느냐(where question)?,
C. 누구, 누구(who question)가 있었느냐?,
D. 언제(when question) 일어난 일이냐? 라는 질문에는 진아는 거의 완벽하다.
위의 ‘언제’ ‘어디’ ‘누가’ ‘무엇’의 질문들은 단순히 기억력으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렇다고 이런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왜냐하면, 다음의 생각이 요구되는 질문의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E. 왜(why question) 그런 일이 일어났었나?는 간단한 사실만 아는 것의 이상으로 위의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바탕으로 하여 원인과 결과를 알아야 답을 할 수가 있다. 즉 생각의 정리정돈이 필수적이다.
예: I. 미국의 남북전쟁이 일어나게 된 중요 원인은?
ii. Boston Tea Party의 핵심은 무엇이며, 그것의 여파는?
위의 질문의 답을 하려면 ‘누가’ ‘어디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의 근본 상식이 있어야 한다.
비교와 상반되는 묻는 질문(compare & contrast question), 이것 역시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했느냐의 바탕으로 비교를 하려면, 우선 생각의 정리정돈을 필요로 한다. 비교를 할 때 비슷한 개념, 일어난 일들을 비교하는 동시에 또 한 걸음 더 나아가서는 상반된 것도 비교하여야 한다.
예: I. 미국의 남북전쟁과 비슷한 전쟁이 역사적으로 다른 나라에도 있었나?
ii. 없었다면, 왜? 있었다면, 어디서?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비슷한 점인가?
1. 왜 질문
2. 비교 질문
3. 상반 질문 등은 지식 수준을 떠나서 생각의 정리정돈이 많이 요구된다.
해결책:1. Venn Diagram(지난주 참고 바람)을 이용하여, 그 생각의 정리정돈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2. 집에서 학생 자신이 이런 문제를 극복할 수 있도록 읽힐 수 있는 추천 도서는:
A. 생각의 정리정돈이 요구되는 "왜"의 질문:
I. Benny’s Pennies, Brisson, Pat: Doubleday, 32 pages
자기가 갖고 있는 돈이 비록 적지만 현명하게 쓸 수 있으므로 어머니에게 아름다운 선물, 형에게는 먹을 것, 동생에게는 옷을 사주는 이야기.
ii. I Really Want a Dong, Sally, Dutton, 1990, 37 pages
주인공이 강아지를 몹시 갖고 싶어하는데, 그 과정에서 하늘에 있는 상상의 매에게 자기가 만일 강아지가 있다면, 어떻게 보살펴 주겠다는 내용과, 어떤 강아지를 갖고 싶다는 아름다운 이야기.
B. 생각의 정리정돈이 요구되는 비교/상반 질문
I. I Can, Winter Susan, Kinderley, 1993, 21 pages
자기 스스로를 자신의 동생과 비교하는 이야기. 처음 시작은 자기가 무엇이나 다 잘 할 줄 안다고 하나 어떤 경우를 만났을 때 자기 동생이 필요 하는 이야기.
ii. What Does It Do? Inventories, Then and Now, Jacob, Daniel; Raintree, 1990, 23 pages
사람이 발명한 모든 것: 전화, 시계 등. 옛날과 지금의 비교.
(더 자세한 영재교육에 대한 영문판이 있음을 알립니다. 자녀의 독서수준을 미리 알아야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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