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나이스 케스터 초등학교 영재반을 찾아서
▶ 음악-체육 레슨위해 기금모금-자원봉사
’영재교육’만큼 한인 부모들의 관심을 끄는 토픽이 없다. 우수한 학군을 찾기 위해 이사하기를 마다않는 학부모들은 우등생들이 수업을 받는 영재교육 프로그램에 자녀를 넣는 것이 크나큰 바람이다. 시사주간지 타임이 지난 30일자에 자녀를 천재로 키우려는 학부모들의 열성을 커버스토리로 다루고, 최근 10세에 대학에 진학해 19살에 물리학 박사가 된 존 카터군 등 천재들에 대한 스토리가 매스컴을 타면서 영재교육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영재학생들은 어떤 교육을 받고 있으며 영재학교는 일반 학교와 어떻게 다른가? 밴나이스의 케스터 애비뉴 초등학교를 찾아가 알아본다.
전체 924명의 학생가운데 아시안 학생이 79명, 대다수가 히스패닉 학생들인 케스터 애비뉴 초등학교는 API등급이 6으로 학교 전체가 영재학교인 발보아 초등학교나 좋은 학군에 위치한 원더랜드 초등학교에 비해 한인 학부모들에게 별로 잘 알려지지 않은 학교이다. 그러나 LA통합교육구에서 영재(Gifted/High Ability)프로그램을 제공하는 15개교의 초등학교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32년동안 케스터 초등학교에서 가르친 패트리샤 이노예 교사의 4학년 영재반.
학생들은 이날 공룡에 대한 테마를 둘러싸고 짜여진 영어와 수학 수업을 배운다. 수학 수업의 토픽은 최대공약수와 공분모. 정규반에서는 최대공약수에 대해 단순히 계산을 배우는 것으로 끝나지만 영재반 학생들은 공룡에 대한 이야기에서 수학응용문제를 추려내야 한다.
영어 수업도 마찬가지. 이노예 교사에 따르면 정규반에서는 대체로 교과서를 읽고 연습장을 풀어나가는 형식으로 배우는데 영재반에서는 그룹 프로젝트와 액티비티를 통해 주제를 여러 각도에서 보는 것을 강조한다. 간단하게 말하면 영재반은 4학년 커리컬럼을 1-2학년 더 높은 수준의 난이도로 배우는 것이다.
그러나 영재반은 학업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성교육에서도 차이가 보인다. 미국 학교에서는 고등학생들도 교실에 손님이 찾아오면 떠들고 어수선해지기 마련인데 영재반 학생들은 떠드는 것보다 앉아있는 자세나 매너 때문에 지적받는다. 인쇄물을 나누어 줄 때에도 각 그룹에서 리더가 나와서 그룹 학생들의 인쇄물을 챙겨주도록 하고 숙제도 스스로 채점을 매긴다.
그러나 이날 어린이들에게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뮤지컬 연습. 영재반 학생들은 매년 뮤지컬 공연을 갖는데 이노예 교사반의 학생들은 오는 6월8일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이날 비옷 의상을 입고 34개의 우산을 돌리며 뮤지컬 ‘빗속의 노래(Singin in the Rain)’의 노래와 안무를 연습했다. 그 외 20∼30분의 자율학습과 40분의 사회과학 공부, 리서치 프로젝트, 과학산업박물관 견학 등도 영재반 어린이들만 하는 활동이다.
3학년을 콜드워터 캐년 초등학교의 정규반에서 지내고 4학년때 전학한 한인 캐티 마(10세)양은 영재반 수업이 훨씬 더 어렵다고 말한다. 영재반에 적응하기 위해 토요일마다 과외지도를 받는 캐티양은 숙제도 전에는 하루 2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았던 것이 영재반에서는 3∼5시간에 달한다고 말한다.
이노예 교사에 따르면, 영재반은 학생들이 우수한 것도 특징이지만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학부모들의 참여이다. 영재반 프로그램은 학부모회가 별도로 조직되어 있어 각종 프로그램을 위해 기금모금행사를 갖고 자원봉사를 한다. 영재반 학부모회에서 마련한 기금을 통해 영재학생들만을 위해 체육코치와 음악교사를 특별히 고용, 매주 목요일 45분씩 체육수업을 추가로 받고 음악레슨도 매주 받는다. 숙제도 인터넷이나 교과서를 보고 할 수 없는 리서치 위주가 많기 때문에 부모들이 자주 도서관이나 박물관에 데려다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노예 교사는 "모든 학생들이 무엇이든지 배울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영재학생들은 일반 학생들보다 새로운 개념을 더 빨리 이해하고 여러 각도에서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모든 학생이 영재학생이 아니라는 것을 학부모들이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규반에서는 학생들이 새로 배운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진도를 늦추기도 하지만 영재반에서는 상위권 학생들에 맞춰서 가는 것이 틀리다는 것이다.
이노예 교사는 "우리반에도 사실 영재반에 속하지 않는데 부모가 보내 영재반에서 어려움을 갖는 학생들이 있다"며 "학부모들이 자녀의 능력을 바르게 알고 자녀에게 맞는 환경에서 배우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LA교육구 영재교육 프로그램의 특징중 하나는 영재 프로그램인 동시에 매그닛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학생인종분포를 이루는 것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케스터 초등학교는 히스패닉이 다수를 이루지만 영재반에서는 LA에서 찾기 힘든 백인, 아시안, 히스패닉 학생들이 골고루 섞인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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