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8세 불구, 개근하고 표결도 빠지지 않아, 공화당과 부시 대통령에겐 보물같은 존재
테디 루즈벨트 대통령 치하에서 태어나 해리 트루먼에게 도전했고 드와잇 아이젠하워 시절 에 선출된후 8선의원으로 미국 역사상 최고령, 최장수 상원의원으로 재직중인 스트롬 서몬드의원(98, 공화, 사우스캐럴라이나)의 건강은 워싱턴의 최대 관심사주 하나다.
계속 허약해지고 있는 서몬드는 현재 미국 정치 드라마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50대 50으로 교착된 상원에서 부시대통령이 보수파의 의사를 관철시키려면 서몬드가 의원석을 지키고 앉아 표를 던지는 일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서몬드가 자신의 100번째 생일을 한달 지난 2003년 1월까지 8번째이자 마지막 임기를 수행하지 못한다면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민주당 주지사가 임명할 후계자가 워싱턴의 세력 균형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이제는 고향에 들르기도 힘들어 워싱턴에 거주하는 서몬드도 요즘은 자기 나이로 보인다. 손과 얼굴은 붉고 얼룩이 졌으며 악수할 때 힘도 약해졌다. 선명한 푸른 눈도 축처진 눈썹사이로 희미하게 보이고 연설할 때는 메모지를 사용한다. 청력도 떨어졌으나 보청기는 거부하며 엉덩이 관절염으로 절름거리는 탓에 한 두명의 부축을 받지만 지팡이, 보행기, 휠체어 등은 사용하지 않는다.
지난 해에만도 다섯 번, 가장 최근애는 지난 2월에 있었던 서몬드의 입원소식은 많은 관심을 모았다. 그는 위원회 위원장직도 떠났고 임시 상원 회장으로서 의무도 축소했지만 본연의 임무는 변함없이 수행한다. 상원 표결시 맨 첫째줄 자기 자리에 앉아 마치 자신의 건재를 알리기라도 하듯 모든 표결에 크고 맑은 목소리로 응한다. 출근 역시 매일 하며 올해 한번도 상원 표결을 놓친 적이 없다. 그는 “출근해 일을 하지 않는다면 상원의원이란 의미가 없다”고 간결하게 말한다.
그를 무섭게 보호하는 서몬드의 스태프들은 올해 사우스 캐롤라이나 지방 방송국 두 곳을 제외한 모든 인터뷰 요구를 거부했지만 장수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서몬드는 사진은 계속 찍힐 예정이다. 지난달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WLTX-TV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40이 넘은 것 같지 않다”며 “내 나이에 어떤 사람은 너무 늙었을 수 있지만 나는 아니다. 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젊다”고 말했다.
유권자들도 그 말에 동의하는지 서몬드는 93세인 1996년 재선됐다. 일부에선 그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서몬드는 이제 당을 초월한 사랑을 받고 있다.
스트롬 서먼드는 한마디로 미국 정치 역사상 가장 끈기있고 탄력있는 인물이다. 클렘슨 칼리지를 나와 공립학교 교사로 일하다 1924년 에지필드 카운티 교육위원으로 처음 당선됐던 그는 2차대전때는 39세의 나이로 육군에 자원, D-데이 작전에도 참가했다.
1946년에는 주지사로 선출됐고 1948년에는 대통령 후보 지명자로서 주권 확대론자 또는 민주당 탈당파로서 남부 인종차별 폐지에 대한 저항에 앞장섰다. 기명투표로 1954년 상원에 당선된 서몬드는 민권법 제정에 반대, 상원 사상 최장기록인 24시간 18분간 의사진행을 방해한 바 있고 1964년에는 민주당을 탈당, 공화당으로 이적했다. 그 사이에 두명의 미인대회 당선자와 결혼했으며 69세에 처음 아버지가 됐다.
1948년의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부터 인종 정치를 받아들이며 인종차별존속을 위해 싸웠던 서몬드는 이후 정치적으로 자신을 개조, 흑인들에게 참정권이 부여되자 흑인을 포용, 많은 흑인의 표를 얻었으며 1970년에는 흑인 직원을 고용한 최초의 남부 상원의원이 됐다.
한편 서몬드의 개인생활도 사우스 캐롤라이나를 반세기 이상이 매료시켰다. 그가 처음 결혼한 것은 1947년. 1960년 주지사 재직시 부인 진이 뇌종양으로 사망한 후 66세였던 1968년 인턴이었던 미스 사우스 캐롤라이나 출신의 22살짜리 미녀와 재혼했다. 두 사람은 4명의 자녀를 낳고 1991년 헤어졌다.
69세에 첫아이를 낳고 1970년대에는 머리카락을 이식하고 오렌지색으로 염색까지 했던 서몬드가 여자를 좋아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로 신참 힐러리 로덤 클린턴 상원의원도 선서 직후부터 서몬드의원의 정열적인 포옹을 몇차례나 받았다. 최근 서몬드는 선서식 직후 포옹 사진이 실린 잡지에 “예쁜 힐러리에게, 상원에 온 것을 환영해요”라고 쓰고 서명해 힐러리에게 보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에는 서몬드를 기리지 않는 것이 거의 없다. 연방정부청사, 호수, 댐, 고속도로와 다리, 고등학교와 주방위군 병기고도 있으며 클렘슨 대학에는 정책연구소가 있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서 1999년에는 주의회 의사당 마당에 동상도 세웠다.
타고난 건강으로 아직도 매일 고정 자전거에서 10분간 운동을 하며 식욕도 소화기능도 좋은 편인 서몬드의 목표는 100세까지 살아 임기를 마치는 것이다. 축하식은 계획에 없으며 평소처럼 일할 생각이다. 장수는 그의 집안의 내력으로 여동생 3명중 하나가 작년에 96세로 죽었을 뿐 91세의 쌍둥이가 아직 살아 그에게 과자를 구워 보내고 있을 정도다.
최근 그를 방문한 흑인 라디오 토크쇼 호스트이자 칼럼니스트 암스트롱 윌리엄즈에게 서몬드는 이렇게 말했다. “어떤 사람들은 신에게 매일 감사한다지만 나는 매 순간 감사한다네. 아침에 눈을 뜨면 나를 꼬집어 보고 웃으며 일어나지. 여전히 살아있으니까 말일쎄.”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