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끊임없는 연습통해 캐릭터 사랑·아픔 눈빛연기 완벽 소화
차인표(33)가 삶 속으로 들어왔다.
그는 지난달 28일 시작한 MBC TV 새 주말극 <그 여자네 집>에서 가난한 집 아들 태주 역을 맡았다.
이제 겨우 4회가 지났을 뿐인데 반응이 좋다. 특히 차인표와 김남주가 이끌어가는 부잣집 딸과 능력 있지만 가난한 집 아들의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가 단연 눈길을 끈다.
얼마전 <황금시대>에서 일제시대 정의감 강한 인물로 나왔던 그가, 다시 현대로 돌아와 그 또래가 겪을 수 있는 사랑과 아픔을 성숙한 눈빛 연기로 표현해내고 있다.
◈ 연기자 차인표첫 회.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업고 오다 애인인 영욱(김남주 분)이 부모와 함께 타고 가던 차와 마주쳤다. 당시 차인표의 어쩔 줄 몰라 하던 표정은 보는 이들을 태주의 감정으로 동화되도록 만들었다.
그 집에서 얻어온 점퍼를 입은 채 어색하게 눈을 돌리고, 마음속 내부에서는 애인에 대한 민망함과 함께 가난하다는 이유로 갖게 되는 열등감, 그리고 울화까지. 그 미묘한 감정이 그의 눈빛에 드러나 있었다.
그리고 그의 몰입된 연기는 계속 됐다. 화를 감추고 춤을 추는 장면, 영욱과 끝내기 위해 선을 보면서 이건 아니라는 표정을 짓는 장면, 그리고 영욱 앞에서 허세를 부리는 장면까지.
김정수 작가가 사석에서 이런 말을 했다. "차인표씨가 들으면 기분 나쁠 수도 있지만, 차인표씨는 타고난 연기자는 아니에요. 엄청난 노력형이죠. <그대 그리고 나>를 같이 하면서 끊임없는 연습과 노력으로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내는 모습을 보고 감탄했어요. 그래서 이번에도 박종 PD에게 차인표씨 캐스팅 해달라고 졸랐습니다."
연기자 차인표를 제대로 분석한 말이다. 천재형이 아닌 노력형 연기자.
그는 지금껏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연기 영역을 조금씩 넓혀왔다. 사실 <왕초>의 거지대장도 했지만 그에게선 <사랑을 그대 품안에> <별은 내 가슴에> <불꽃>에서 맡았던 부잣집 아들이 어울렸다.
"이번 작품을 통해 평범한 남자로 보일 수 있을 것 같아 좋으면서도 긴장됩니다. <왕초>에서 조차도 대장이었으니 사실 이렇게 평범한 역할은 처음이거든요. 그러면서도 한 여자의 남자로서, 사랑하는 부모의 아들로서, 누이들의 오빠로서 이끌고 가야 할 감정선이 복잡합니다."
일단 그는 합격점 이상을 받았다.
◈ 자연인 차인표그를 만나고 있는 동안 계속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 MBC TV <칭찬합시다>의 새 MC가 된 그의 아내 신애라가 첫 방송 잘 마치고 왔다며 전화했고, 뭐 하고 있느냐는 윤태영의 전화였다.
<그 여자네 집>에 함께 출연하고 있는 이서진, 윤태영이 친형처럼 따르는 이가 바로 차인표다. <왕초> 때 맺은 인연을 여전히 이어가고 있다. <왕초> 뿐 아니라 그는 한번 맺은 인연의 끈을 놓지 않고, 매끄럽게 잘 엮어가는 인간성을 지녔다.
방송가에서 차인표는 예절 바르고 반듯한 연기자로 소문나 있다. 그를 지켜본 후배들은 그의 평소 모습을 보고 배운다고 한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모나지 않게 잘 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배려하는 성격 때문에 곤란을 겪을 때도 많다.
"이제는 공과 사를 구별해서 처리해야 할 것 같아요. 그냥 넘어가다 보니 후에 곤란한 일들이 꼭 생기더라구요. 연기자로서 마이너스가 될 때도 있구요."
마침 아내 이야기가 나왔으니. 신애라나 차인표나, 신애라가 연기를 다시 하는 건 꺼리고 있었다. "둘째 낳아야죠"라는 게 표면적인 이유. 일 하는 건 좋지만 연기는 너무 힘들어서 말리고 싶다고 한다. MC 정도로 일하고 싶은 욕구를 채웠으면 하는 속내다.
◈ 그 다음차인표는 올 가을 영화에 다시 한번 도전한다. 드라마가 끝난 직후인 11월부터 미국 올로케로 촬영할 영화 <아이언 팜>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상대역은 김윤진.
그는 몇몇 흥행 영화의 캐스팅 제의를 뿌리치고 <짱>과 <닥터 K>를 찍었다. 흥행에서는 실패했지만, 그는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번엔 흥행 성공을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 이제는 영화에서도 연기자로 성공할 때가 됐기 때문일까.
그런 그가 농담처럼 한마디를 던진다. "이번 영화도 <무사> 거절하고 찍는 거예요"라고.
/김가희 기자 kahee@dailysports.co.kr
<사진>
아들로서 남편으로서 오빠로서, 평범한 남자의 사랑과 갈등을 <그 여자네 집>의 차인표가 연기하고 있다.
/송영신 기자 yssong@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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