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은 한국에서 어느 부모님이 10세짜리 학생을 데리고 IQ 테스트를 포함한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해달라고 오셨다.
그런데 그 학생의 꼬마 동생도 같이 왔다.
"실례인줄 알면서도 외국이다 보니 적당히 맡길 곳이 없어 데리고 왔습니다" "괜찮습니다"라는 말도 떨어지기 전에 이 꼬마는 제일 먼저 내 사무실로 들어와 깎듯이 인사를 한 후에 잽싸게 창가로 달려갔다. 창밖엔 캘리포니아답지 않게 비가 억수로 쏟아지고 있었다.
"엄마! 난 저렇게 큰 트럭이 어떻게 목욕을 하나 늘 궁금했었거든요. 지금 보니까 저 트럭이 목욕을 하고 있네요"
"그런데 저기 쓰여진 글씨는 안 벗겨지나 보죠? 아! 그렇구나. 더러운 것이 아니고 일부러 누가 써 놓은 글자가 돼서 그렇구나!" 꼬마는 연속 생각하기가 바빴다.
"무슨 글자 말이니?" 필자는 그 꼬마의 표현이 우습기도 하고 또 한편 하도 신기해서 묻기보다는 감탄을 하고 있었다.
"선생님! 저기 안 보이세요? 저 가운데요. 영어로 ear라고 써 있고, 양쪽 s자가 두 개 있잖아요"
필자는 그 꼬마가 Sears 광고를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너무 놀랐다. 그 꼬마는:
1. ‘Sears’를 보고 양쪽에 S자가 있다는 것을 이미 가려내고 있었다.
2. 그뿐만 아니라 "S자가 왜 양쪽에 있어요?"라고 이유를 따졌다. "왜 s자가 양쪽에 있으면 안 되니?" 필자는 그 꼬마 입에서 또 무슨 질문이 나올까 무서워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니요! 그게 아니라, S는 하나 이상일 때 단어 끝에 붙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 단어는 왜 S가 앞에도 붙었나 해서요?"
너무나 놀라운 분석에 필자는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얘! 너 도대체 몇 살이니?"
"네 살이요"
"너 영어는 몇 살부터 배웠니?"
"저, 영어 할 줄 몰라요. 그냥 단어만 좀 알아요"
네 살 난 꼬마가 영어는 모른다 하지만 그 호기심에는 필자 자신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럼 ‘ear’은 무슨 뜻인지 아니?"
"그럼요! ‘귀’란 말이 아닌가요? 그런데 왜 ‘s’자가 둘이나 있나 해서요. ‘귀’가 얼굴의 양쪽에 있어서 그런가요?"
"우리 아이 너무 부산스럽죠? 죄송해요. 저 아이는 늘 형들이 하면 그냥 어깨 너머 주워듣고 배우나봐요!" 어머니가 무안한 듯 몇 마디 하셨다.
*그렇다면, 네 살의 영진이의 능력을 살펴보자.
1. 주위를 보는 눈이 다르다. Perceptually open imagination을 소유하고 있다. 필자 같았으면, ‘그저 밖에 비가 유난히 많이 오는구나! 억수로 퍼붓는구나!’로 끝나고 길에 트럭이나 차들이 있는지는 별 관심이 없었을 아주 평범한 일을 보고 "늘 저런 큰 트럭이 어떻게 목욕을 하나…"라는 상상력과 호기심이 대단했다.
뉴턴(Issac Newton)이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gravity’라는 정체를 발견한 것과 비슷한 이야기이다. 물론 뉴턴 전에도 사과는 나무에서 떨어졌을 것이고 또 지금도 떨어지고 있지만 보통 그런 것은 "밖에 비가 쏟아진다. 눈이 온다 등"으로 그저 스쳐 지나가게 된다.
2. 대단한 분석 능력을 갖고 있었다. 이 것은 visual relationship을 소유한 증거이다. 보통 아이들이 처음 낯선 단어를 보면 단어 전체를 한꺼번에 배운다. 이것은 인간이 원래 타고날 때 전체를 보는 능력을 갖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능력을 이용하여 가르치는 것을’word-recognition method’라고 한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McDonalds’ ‘STOP’ 등의 단어를 그냥 보고 아는 원인은 M이 무슨 발음이고 D가 무슨 발음이니… 합하여 ‘맥도널드스’가 되는 phonics 방법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고, 그냥 보기만 하고도 안다.
그 원인은 인간은 원래 사물을 한꺼번에 보고 아는 능력을 갖고 태어나서 그렇다. 그래서 TV의 화면이 한꺼번에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TV를 볼 줄 알게 공부시키는 곳이 있다는 것은 들은 적이 없다. 그래도 TV를 다들 잘 볼 줄 아는 이유는 본능적으로 타고난 능력 때문이다.
즉 word-recognition method에서는 기억력만 있으면 된다. 단어가 너무 많으니까 그것이 기억력 하나에만 의존하여 다 배울 수는 없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쓰는 것이다.
그러나 위의 사례를 든 영진이는 좀 달랐다. Sears가 한꺼번에 그 아이 눈에 안 들어온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절대로 그것만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눈에 한꺼번에 들어온 후 다른 아이들 같이 그냥 둔 것이 아니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분석을 했다.
분석능력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지면상 영진이의 예를 들어보면,
1. S가 하나 이상, 즉 복수라는 뜻을 안 것도 비상하다. 외워서 안 것이 아니다. Sears에서 ear와 /s/를 띄어 놓는 분석, 즉 언어학에서 말하는 decoding을 스스로 한 것이다. 이 것은 보통 1학년 초부터 1학년 말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다.
2. ‘s가 뒤에만 있지 왜 앞에도 있느냐?’는 것은 대단한 분석능력을 보인 것이다.
3. 처음에 시작하는 대문자 S와 나중에 쓴 s와는 그 모양이 현저하게 달랐다.
4. Sears에서 ear라는 단어를 읽을 수가 있었다.
위의 4가지 분석능력은 그 네살 나이에는 대단히 앞선 능력이다. 앤 던킨(Ann Dunkin)의 연구에 따르면 영재(gifted)인 아이는 보통 아이들보다 보는 눈이 다를 뿐만 아니라, 또 그 반응이 대단히 빠르다. 영진이 역시 다른 아이들에 비해 분석능력은 2년이 더 빨랐다고 볼 수 있다.
이런 형상 이외에도 영재 아들(gifted children)에게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볼 수가 있다. 그러나 한 아이가 이 모든 특징을 다 지니고 있다는 말은 절대로 아니다.
1. 호기심(curiosity)-유난히 질문도 많고 특히 ‘왜?’라는 질문을 많이 한다. 빠른 아이들은 네살께 시작을 하며 계속한다. 가끔 주위에서 그런 질문을 자주 묵살하면 잘 발달이 안 될 수도 있다.
2. 스스로 무엇이나 하려고 든다(initiative).
3. 자신의 특유한 생각이 많이 있다(originality)-남을 모방하지 않는 생각과 행동을 의미한다.
4. 판단력이 높다(superior judgement)
5. 어휘력이 높다(superior vocabulary)-아는 단어가 너무 많아서 가끔 어른과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 착각이 온다.
6. 알고 싶은 일이 많다(inquisitiveness).
7. 많은 지식과 정보를 나이에 비해 이미 많이 갖고 있다(wide knowledge and information).
8. 표현력(expression)-말을 잘 하거나 글을 잘 쓰는 등, 표현 언어(expressive language)가 잘 발달되어 있다.
9. 주위를 보는 눈이 다르다(perceptually open imagination).
10. 빨리 발달되고 가끔 또 빨리 배운다(rapid learning).
11. 분석능력이 비상하다(visualizing relationship).
(위의 9~11번은 영진이의 사례를 참고 바람).
어느 한 학생이 위의 11가지의 모든 특징을 갖고 있다는 말이 아니다. 지면상 이번 주에는 영진이를 통해, 1.주위를 보는 눈이 다른 영재, 2.빨리 발달되고, 빨리 배우는 아이, 3.분석력이 높은 아이에 대해서만 썼다. 다음 주에 계속하기로 한다.
(더 자세한 영재교육에 대한 영문판이 필요하면 연락 하십시오.)
문의 (909)861-7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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