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성진이는 어려서는 공부를 참 잘 했습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공부가 떨어집니다. 시험이 있으면 당일치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자기는 아니라고 하지만 학교에 갔다와서는 컴퓨터에 매달려 있지 않으면(주로 게임을 하는 것 같습니다), 전화로 시간을 낭비하고 11시께나 되어야 공부를 시작합니다. 가끔은 새벽 4~5시까지 공부를 하는데 물어보면, 시험이 있어서 시험공부를 했답니다. 처음에는 공부를 그리 열심히 하니 신통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당일치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12학년 성진이 어머니
필자도 한국에서 시험 전날 ‘당일치기’를 한 기억이 난다. 당일치기는 미루는 버릇(procrastination)이 원인으로 미루느라 놓친 시간을 메우려는 임시변통이다. 당시 한국에서는 주로 외우는 것이어서 그런 공부 방법이 가능했다. 밤새도록 외우고 가서 그 외운 것을 써내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미국에 와서는 한 번도 못했다. 미국에 와서 특별히 정신을 차려 공부를 해서가 아니고 당일치기를 여기 공부에는 적용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미국 교육이 어떻게 달라 당일치기로는 안 될까? 미국 학교의 시험을 살피자면:
질문 자체가 inferential questions, applied questions, judgmental questions 등이 대부분이다것은 5주전에 쓴 시험에 관한 기사 참고 바람). 이런 질문들의 답은 무조건 외워서 될 일이 못 된다. 외운다는 말은 누가(who), 언제(when), 어디서(where), 무엇(what)만 알면 그것에 관해 묻는 것에 답만 하면 된다. 그러나 Inferential, applied, judgmental questions는 주로 어떻게? 지금, 그런 일이 있다면? 응용문제, 적용문제 등이 주로 시험에 나기 때문에 단순히 외워서만으로는 대답할 수가 없다.
이같은 시험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준비가 필요하다.
a. 준비과정-특별히 쓰여진 용어(terminology)의 리스트를 만들어 그 정의를 다 써 놓을 것(예: segmentation, decoding). 이런 단어의 정의를 쓸 때 자신이 이해가 됐는지를 항상 유의해야 한다. 좋은 방법은 그런 용어를 써서 문장을 만들어보는 것이다. 덮어놓고 어느 책이나 선생님의 강의에서 베낀 것은 rote memorization(당일치기로 가능)이지만, 이해가 가서 쓴 글은 그 표현이 베낀 것 같이 매끄럽고, 잘 쓰여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자기 자신의 말이다. 마지막으로 자기 스스로의 정의를, 또 자기 스스로의 예문으로 바꾸어 들어줄 수 있어야 한다.
b. Vocabulary lists-단순하게 자기 자신이 모르는 단어 공부가 아니고, 각 과목별로 쓰여지는 특수한 단어가 있다. 예: calculus에 흔히 쓰이는 단어로, acute angles, hypothenuse, adjacent, cotangent 등등. Biology에서는 osteocute, matrix, canaliculus, lacuna 등등. 이것 역시 맹목적으로 그저 외우기 위해 외우는 것이 아니고 본인 스스로 이해할 수 있도록 외어야 한다.
c. 간단한 설명서-영어수업 때 배운 작품이라면, 간단하게라도 각 작품에 대한 설명서를 직접 만들어볼 것. 그러나 남이 해놓은 것은 절대로 효과가 없다. 가끔, 우리 클리닉에 오는 학생들의 고백을 들자면 가정교사에게 의존하든지, 혹은 cliff notes(명작을 간단하게 요약한 설명서 책)로서 책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남의 것을 외워 갔다고들 했다. 남의 것이 왜 소용이 없느냐 하면, 주입식 교육은 이해가 안된 상태에서 잘 몰라도 외운 것을 그냥 남의 것 베끼는 식으로 써 놓으면 됐지만, inferential, applied, judgmental questions는 자신의 생각이 개입되어야 하므로 남의 것은 아무리 외워도 소용이 없다.
e. 성취(accomplishment)-역사나 과학 시간에 유명 인사들이 한 업적. 이것 역시 간단하지만 자기 말로, 자기 이해대로 직접 써야 한다. 왜냐하면 그 과정 자체가 공부이고 그러는 도중에서 몸에 배기 때문이다. 이렇게 써 놓으면 시험 도중, 꼭 같은 시험문제가 안 나와도 자신이 소화한 자료만 가지고도 충분히 해결해 나갈 수가 있다.
2. 학년이 올라 갈수록 배우는 양이 많아진다. 도저히 당일치기로는 다룰 수가 없다. 그러므로 마음이 매우 급해진다(test anxiety가 형성되기 시작한다). 공부할 그 당시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만 공부해 가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는 다 인간이므로 며칠 전에 공부한, 즉 기억나는 것들이 더 중요하게 여긴다. 이런 이유로 가끔, 학생들에게서 엉뚱한 시험문제가 출제되어 잘 못 치렀다는 고백을 많이 듣는다.
a. Study Sheets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시험을 위해 따로 만들라는 말이 아니다. 보통 때, 매일, 매일의 학교에서의 필기가 있을 것이다(전에 ‘study skills’에서 필기법 중 5R에 관해 자세히 쓴 기사 참조. 학생이 직접 읽을 수 있게 영어판을 원하시면 연락 바람). 이것을 5R 방법으로 해둔 것이 있으면 이미 강의는 study sheets가 되어 있는 상태다.
b. Table of Contents Sheet
이것은 책을 어느 정도 잘 읽었는지 점검하는 sheet인데, 우선 교과서의 Table of Contests든지, 혹은 어느 chapter만 시험이라면 그 chapter의 Table of Contents를 보고, 자신이 어느 정도 자세히 읽었는지를 봐야 한다. 시험 전날 밤에야 당일치기를 하며 책을 처음으로 읽는 학생들이 있는데 아무리 머리가 좋고, 빨리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학생이라도 평상시 공부해 둔 학생과 비교한다면, 장거리를 자동차로 운전해 가는 것(아무리 열심히 한다 해도)과 비행기로 가는 것의 차이나 마찬가지다.
양이 많아서 미리 매일의 생활에서 예습으로 시작하여 그 과목을 읽고 학교에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미리 예습을 해서 5R을 만들어 가지고 반에 들어가 강의를 들으면, 무엇이 중요한지, 중요하지 않은지, 무엇을 더 공부해야 하는지, 또는 안 해도 되는지 등에 관해 강의가 끝날 무렵이면, 충분히 감이 잡힌다. 그러니 벌써 시험공부를 시작한 셈이다. 어느 선생님이나 학생이 시험을 잘 치기를 원한다. 학생이 시험을 잘 쳐야 그 선생님의 성취로 여겨지기 때문에 선생님에게 보람을 줄뿐 아니라 실제 이익도 된다. 선생님 자신들도 모르게 시험에 날 것은 강의시간에 많이 강조한다.
3. 시험에 날 만한 문제를 미리 만들어 모의고사를 만든다(make possible test questions).
강의 필기를 5R 방법으로 하고 난 뒤, 그날그날 시험에 날만한 문제를 미리 만들어 놓는다. 강의를 아주 잘 들으면, 선생님들이 이런 질문을 강의시간에 많이 던진다. 많은 학생들이 그런 질문을 귀담아 듣지 못하는 원인은 예습을 안 했거나 딴 생각을 하고 있으면, 그런 질문의 중요성을 모르고 귀담아 들을 줄을 모른다.
모의고사의 범위를 넓혀서 2차적, 가상적인(hypothetical) inferential, applied 또는 judgmental questions 등을 만들어 대답을 해본다. 그러면, 이 시험은 120% 준비하게 된다. 120%중 100%가 있으면 이 시험은 성공적이겠지만 만약의 실수에 대비하여 20%의 error margin을 준비한다.
4. 시험 전날 할 일들:
a. Study sheets, Table of Content sheet를 다 정리 정돈할 것,
b. 강의 시간의 notes를 다 정리할 것,
c. i. terminology list
ii. 설명서
iii. vocabulary list
iv. accomplishment 등 평소에 해 놓은 것을 다시 정리 정돈할 것.
d. 이것을 다 정리한 뒤에, 포괄적이 질문을 약 10개 가량 만들어 다시 점검해 볼 것.
(대부분의 기사가 자녀들이 직접 읽을 수 있도록 영어로 준비된 것도 있으니 연락 주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 문의: (909)861-7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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