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는 올해부터 개인 은퇴연금 구좌(IRA) 등 은퇴연금와 관련된 법규 일부를 국민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수정했다. 은퇴연금을 중심으로 보다 안정된 노후생활을 준비하기 위해 알아둬야 할 새로운 관계 법규와 이의 활용방법 등에 대해 앞으로 2회에 걸쳐 알아본다.

새 IRA 관련 법규 요지

새로운 제도에 따른 변화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의무적 최소 인출액(RMD: Required Minimum Distribution)에 대한 계산이 쉬워졌다.

둘째, 새 제도 아래서는 RMD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많아졌다.
RMD가 낮아진다는 것은 은퇴자의 입장에서는 그만큼 세제혜택이 주어지는 상황에서 IRA 적립금이 불어나도록 할 수 있다는 의미. 그렇지만 어떤 해에 RMD 이상으로 IRA 적립금을 인출할 경우에는 당연히 그만큼 세금을 더 내야 한다.
뉴욕주 브루클린의 공인재정설계사(CFP) 겸 CPA인 배리 피커는 "장기적으로 보면 새 제도로 인해 불이익을 받는 사람은 없다"며 새 제도가 국민들에게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셋째, IRA 소유주가 상속인을 지명할 수 있는 시한이 늘었고, RMD를 증가시키지 않고 상속인을 바꾸는데 보다 융통성을 가질 수 있게 됐으며, IRA 소유주가 사망한 다음에 상속인이 상속받은 IRA 구좌에서 적립금을 인출할 수 있는 전체적인 기간을 늘릴 수 있게 됐다.

넷째, 국세청(IRS)의 입장에서 IRA 소유주가 RMD 규정을 제대로 지키는지를 감시해 RMD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때 벌금을 부과하는 일이 쉬워졌다. IRA 관리자가 매년 IRA 운영실태를 IRS에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하도록 변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변화는 빨라도 내년 1월이 돼야 항구적인 법규로 자리를 잡을지 여부를 알 수 있으며 금년에는 IRA 소유주가 옛 법규 또는 새 법규 가운데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선택해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다음 항목 해당자는 새 법규를 적용할 수 없다. (1)401(k) 등 QRP(Qualified Retirement Plan) 가입자로서 고용주가 플랜을 바꾸지 않은 사람, (2)2000년 이전에 사망한 IRA 소유주로부터 IRA를 상속받은 상속인, (3)2000년에 IRA 인출 개시 일을 맞았으나 아직 1회분 RMD를 인출하지 않은 사람.

어떤 법규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한가 하는 문제와 관련, 전문가들은 "현재 70.5세 이상이거나 지난해에 IRA를 상속받은 사람은 올해 RMD를 인출하기 전에 새 법규를 충분히 검토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충고한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아무리 법규가 단순화됐어도 IRA 관계법은 일반인으로서는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지뢰밭’ 같은 존재로 자칫하면 커다란 손해를 볼 수 있다"면서 "IRA 구좌에 변화를 가져올 경우에는 그에 앞서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다 강조했다.

새로운 RMD 계산법

IRS는 새 법규 아래서 RMD가 하향 조정되는 방향으로 RMD 계산을 위해 사용되는 기대여명 지수(AD: Applicable Divisor) 계산법을 단순화했으며 이에 따라 세금 부담도 줄어들게 됐다.

당해 연도의 RMD 계산법은 지난해 말의 IRA 적립금 총액을 당해 연도에 자기 나이에 따른 기대여명 지수로 나누는 것이다(RMD=지난해 말 IRA 적립금 총액÷AD).

예를 들어 IRA 소유주가 2001년에 나의 RMD가 얼마인가를 알기 위해서는 2000년 12월31일 현재 IRA 적립금 총액을 2001년 AD로 나누면 되는데 이 AD 계산법이 옛 법규 아래서는 복잡했으나 새 법규에서는 AD 계산법이 일원화되면서 IRA 소유주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단순해졌다.

만약 올해 75세인 IRA 소유주가 2000년 12월31일 현재 IRA 적립금으로 갖고 있는 총액이 100만달러이고 그가 70.5세가 될 때까지 상속인을 지명하지 않았다면 옛 법규 아래서 그의 AD는 12.5이기 때문에 그의 올 RMD는 8만달러가 된다($1,000,000÷12.5=$80,000).

그러나 새 법규 아래서 그의 AD는 21.8이기 때문에 그의 올 RMD는 4만5,872달러가 된다($1,000,000÷21.8=$45,872).

따라서 그는 자신의 IRA로부터 3만4,128달러를 덜 인출해도 된다($80,000-$45,872=$34,128). RMD는 과세대상 소득이므로 이 경우 그의 소득세율이 30%라고 가정하면 올해 새 법규가 적용됨으로써 누리게 되는 절세 효과는 올해에만 1만238달러($34,128×30%=$10,238) 이다.

새 법규가 상속인에게도 유리한 점

옛 법규 아래서는 여러 명의 상속인이 있을 경우 상속받은 IRA 적립금을 언제 인출해야 하는지, 얼마나 오랜 기간에 걸쳐 인출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제약조건이 많았으나 새 법규는 이 같은 문제도 상속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단순화했다.

새 법규 아래서 상속인은 혼자 상속하는 경우이든 여럿이 동시에 상속하는 경우이든 관계없이 자기의 기대여명에 따라 자기에게 가장 유리한 방법을 택해 상속받은 IRA를 인출할 수 있다.

이밖에도 새 법규 아래서는 피상속인이 사망한 당해연도의 12월31일까지를 시한으로 상속인 명단에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 이 규정은 상속인 명단에 피상속인이 지정하지 않은 새로운 상속인이 추가될 수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기존 상속인은 누구라도 자기의 상속권을 포기하거나 상속받는 IRA적립금을 일시불로 받을 수도 있다.

다음과 같은 예를 보면 새로운 법규가 실생활에서 상속인에게 어떤 혜택을 가져다 주는지 쉽게 알 수 있다.

A는 노후생활을 편하게 보내기 위해 IRA에 돈을 적립하면서 자신의 사망시에는 자신의 유일한 아들인 B를 상속인으로 지명했다. A는 이렇게 하면서 만약 B가 상속을 포기하면 IRA적립금의 상속권자는 손녀인 C라고 지명했다. 실제로 A가 사망했으나 재정적 문제로 걱정이 없는 B는 아버지인 A가 유산으로 남긴 IRA 적립금을 자기 대신 자기 딸인 C가 받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해 상속을 포기했다. 이렇게 되면 A가 남긴 IRA 적립금의 상속권자는 C가 된다. C는 할아버지 A로부터 받은 유산인 IRA 적립금을 자신의 기대여명에 입각해 장기간에 걸쳐 인출하면서 세제혜택을 최대로 누릴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