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츠하이머씨병 환자 전문 양로원 새 간호법
한 여인이 집앞에서 흔들의자에 앉아 쉬고 있다. 옆에 놓은 두 개의 빈 의자는 그녀의 많은 친구들 중 누군가가 들르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보인다. 그녀와 친구들은 종종 몇시간씩 추억에 잠기곤 한다. 농장에서 형제들과 소젖을 짜던 어린 시절이나 금주령이 시행되던 동안 밀조 위스키 통을 몰래 실어 나르던 일을 회고하며 한바탕 웃음을 터뜨린다.
나중에 여인은 자녀들의 옷을 세탁하거나 가족이 먹을 빵을 구울 지도 모른다. 어쩌면 의상실에서 새 모자를 하나 사고 매니큐어를 하러 살롱에 갈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는 느긋하게 흔들의자에서의 휴식을 즐기는 순간이다. 그녀는 자기가 앉은 집앞 현관이 인디애나주 라포르테 소재 ‘파운틴뷰 테라스’ 양로원의 간호사실을 베니어판으로 가려 만든 가짜임을 알지 못한다. 또 자녀들이 모두 성장한 것도, 자신이 알츠하이머씨 병 환자임도 모른다.
미국내에서 400만명이 앓고 있는 알츠하이머씨병은 뇌세포가 죽어 다시 대체되지 않는 퇴행성 질환이다. 과거, 혹은 자신의 병이 만들어 낸 환상의 세계에서 살며 금지 구역을 어슬렁거리거나 다른 입주자의 방에서 물건을 집어오기도 하는 환자들은 전통적인 양로원에서는 함께 살기 어렵다. 직원들이 이들을 현실로 데려오려고 애를 쓰면 환자들은 좌절하고 슬픔에 빠진다. 현실을 기억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내에서 거의 최초 중의 하나인 이 양로원에서 현실이란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다르다. 프로그램 디렉터 데비 카리보에 따르면 바로 그것이 핵심이다. 카리보는 "우리는 현재 환자가 처해있는 과거의 시점으로 들어 가서 많은 질문을 하지만 결코 개인적 판단은 피한다. 우리는 이들의 참여를 원할 뿐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고 파운틴뷰의 보살핌에 관해 설명했다.
이 시설의 소유주인 ‘베벌리 엔터프라이즈’는 전국 알츠하이머 연합의 협조 아래 모델을 개발했다. 현재까지 각각 25만달러의 비용을 들여 인디애나주에 7개의 유사 유닛이 들어섰고 6개가 개발되고 있다. 1998년에 문을 연 라포르테 시설은 이 회사가 훈련장으로 사용하는 시설로 전국의 이 회사 소유 양로원 560여 노인요양소들이 본을 딴다. 입원료는 일반 양로원보다 10-15%정도 비싸지만 가족들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메디케이드를 사용하는 환자도 있다.
베벌리 엔터프라이즈사의 전략 개발 디렉터인 대린 호핑은 치료법이 발견되지 않는 한 2040년까지 알츠하이머씨병 환자는 1,400만명으로 늘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이 질병은 일반이 이해하지 못하면서 더 배우기도 두려워하는 난제로 치료산업도 과도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 양로원에서는 매일 4시간 정도 조직적인 활동계획이 잡혀있지만 강제로 참여시키지는 않는다. 입주자들은 안전한 건물 안에서는 언제 어디든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으며 문도 하나는 열려 있어서 날씨가 좋으면 담장이 둘러진 산책로를 따라 걷거나 넓직한 공동 정원에서 야채와 꽃을 가꾼다.
실내에는 입주자들이 스스로 지어낸 삶을 사는데 도움을 주도록 9개의 서로 다른 방이 마련됐다. 집안 일을 할 시간이면 세탁실에는 빨랫감으로 넘쳐나는 바구니, 차가운 다리미와 빨랫줄도 있다. 의상실에서는 옷과 모자들을 세일한다. 살롱에서 여성들은 머리를 다듬거나 화장을 해준다. 입주자가 남의 방에서 물건을 가져가도 문제 없다. 직원들이 나중에 살짝 제자리에 가져다 놓기 때문이다. 완전 가동되는 부엌은 이 시설의 대들보 격이다. 입주자들은 냉장고에서 간식을 꺼내먹거나 저녁을 요리한다. 그러나 오븐에는 꼭지가 달려 있지 않아 감독 없이 혼자 쓸 수는 없게 되어 있다. 또 식사는 카페테리아 대신 각각 자기의 식기 세트에 담아 가정에서 먹는 식으로 제공된다.
입주자들은 작은 그룹으로 나뉘어 많은 시간을 많이 보낸다. 8명의 그룹 마다 한명의 간호사나 간호보조사의 감독을 받는데 스태프는 또한 환자의 정신을 움직이도록 돕느라 많은 질문을 던지는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대답에는 물론 오답도, 정답도 없다.
그러나 마음의 평화는 그리 싼값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입원비가 2인실은 월 4,450달러, 독방은 5,290달러다. 입주자의 절반이 메디케이드를 받지만 메디케어나 개인 보험 회사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운틴뷰 테라스의 프로그램에는 약 3-6개월 정도의 대기자 명단이 있다. 대기자 명단은 이곳이 병상 31개로 시작한 이래 매해 증가추세에 있다. 1999년에 병상 수를 47개로 늘리고 2000년 12월에 말기환자들을 위해 16 병상의 별채를 신축했다.
뉴욕 빙엄튼 대 간호학과 교수이며 노인병 컨설턴트인 수잔 스캔랜드는 파운틴뷰가 제공하는 활동들은 알츠하이머씨병 환자들의 건강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이런 활동들은 병의 진행을 늦추거나 거꾸로 되돌려 놓지는 않지만 환자의 불안이나 동요를 누그러뜨려 가족이나 간병인을 훨씬 편하게 해주고 환자 자신의 삶도 더 행복하고 의미있어 질 수 있습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