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시험 치르는데 문제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확실히 진우가 잘 알았던 문제도 시험을 치르면 틀립니다. 처음에는 어려서 그러려니 했는데 지금은 이미 3학년이 됐습니다. 거의 3년 동안을 자기는 아는 데도 틀려오는 문제가 자주 있습니다. 진우가 잘 안다는 것을 확신하는 이유는 시험공부를 같이 하기도 합니다. 공부한 것이 꼭 같지는 않으나 비슷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왜 틀리지요? 또 틀린 것을 다시 물어보면, 진우는 멀쩡하게 다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좋을까요?"
- 3학년 진우의 어머니.
1.진우 같이 문제의 답을 아는데도 틀리는 학생, 2.쉬운 것은 틀리고, 오히려 어려운 것은 맞는 학생들, 3.아는 데도 시험 도중에는 생각이 안 나서 틀리는 학생들.
이렇게 문제의 답을 잘 알면서도 틀리는 학생들은 각양각색이지만, 그 근본은 모두 시험을 치를 때 오는 ‘불안감’(test anxiety) 때문이다. 보통 ‘불안’을 성격이나 감성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것이 어느 정도의 영향은 끼치지만 문제의 전부는 아니다. 그렇다면 시험치는 과정에서 오는 ‘불안감’은 어디서 오나?
이 ‘불안감’은 여러 방면에서 오겠지만 우선 시험의 준비과정부터 살펴보려 한다.
*시험을 치기 위한 준비과정보통 우리가 한국에서 학교를 다녔을 때, 시험의 준비과정은 주로 외우는 것이었다. 한국 교육이 주입식 방법인 관계로 그럴 수밖에는 없었다. 그런 외우는 준비과정(rote-memorization)은 누가 옆에서 같이 도와주어도 별 상관이 없다. 다시 말해서 주입식 교육은 이미 선생님이 해 놓은 공부 내용의 정리정돈을 학생에게 주었기 때문에 학생이 개별적으로 내용의 준비(organization of the contents)를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미국 교육은 생각의 정리정돈이 많이 요구되는 공부를 시킨다.
예를 들어보자(학생들을 위해 쓴 것이고 여기 미국 교육에 중점을 두었으므로 영어로 예를 들었음을 이해하시기 바란다).
Jane sat on the bench. Her face looked pale and tears were
trickling down on her cheeks. On the bench beside Jane, lay a leash with the name "Lucky." Jane had looked everywhere she could think, but it was no use.
외우기 위주의 교육방법으로 본 시험 문제의 예:
1.소녀는 어디 앉아 있었나? (one the bench)
2.소녀 옆에 무엇이 있었나? (a leash)
학생들이 학교에서 치는 시험문제의 예:
(생각이나 그 생각의 정리정돈을 요구하는 문제는 Inferential Question이라 함.)
그러면, 시험의 문제들이란 어떤 것들인가?
A. Inferential Question(Inferential Question이라 함은 직접 그 글에 쓰여져 있지 않을 뿐더러, 생각을 요구하고, 또 그 생각의 정리정돈이 요구됨을 뜻함.)
예: Jane은 지금 어떤가? (sad)
여기에서 ‘sad’라는 답을 찾아내기까지는 Jane의 얼굴이 pale 하다든지, 또 ‘눈물을 흘리고 있다’(tears were trickling down …)는 이 두 가지의 생각을 정리 정돈하여 연결을 내릴 수가 있다.
B. Applied Question(Applied Question이라 함은 위의 Inferential information을 갖고 현 상황에 적용함을 뜻함.)
예: 1. Lucky는 누구인가? (a dog, cat, or other pet)
2. 왜 Jane이 상심해 하고 있나? (She can’t find Lucky.)
C. Judgemental Question(Judgemental Question이라 함은 단어의 뜻대로 누구나 상황을 판단한다는 뜻이 아니고, 이런 상황에서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묻는 것이다.
예: Jane이 Lucky를 찾기 위해 또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지면상, 크게 세 가지 종류만 들었다.
공부할 때 생각도 못하고 있었던 질문이 나오면 당황할 것만은 사실이다. 물론 고학년으로 진급할수록 시험 질문들이 복잡해진다.
사례에 든 진우 어머니는 진우와 같이 공부를 했다고 했다. 주입식 교육에서는 이것이 가능하고 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 학교의 시험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1)Inferential Question (2)Applied Question (3)Judgemental Question이 많아지므로 실제로 같이 공부를 하기가 힘들다.
수학에 있어서는 계산문제(computational problem)는 외워서, 혹은 옆에서 방정식 푸는 법이나 구구단 등 속셈하는 것을 돕는데서 끝날 수 있다 하더라도 응용문제만은 늘 이것이 inferential question이 될 수도 있고, applied question, 또는 judgemental question 등이 될 수도 있다.
필자의 제자들인 교사들이 항상 묻는 질문이 "왜 한국 학생들은 수학을 잘 하는데, 응용문제에 약합니까?" 혹은 "True, false 시험은 잘 치는데 essay question은 잘 못하지요?"이다. 이런 질문은 한국 학생에 대한 편견이 아니고 진심으로 알고 싶어하는 태도였다.
독자들도 다 잘 아시다시피 한국의 주입식 교육에서 rote memorization으로는 수학의 계산문제는 외워서 잘 할 수가 있고, 또 true and false 문제도 외워서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많은 학생들이 어려서는 공부를 잘 했었는데, 다시 말해서 시험의 점수가 높으니 성적을 우수하게 받는데 학년이 올라 갈수록 inferential question, applied question, judgemental question이 나올 때 많이 힘들어하며 성적이 떨어지는 경향이 많다.
결론: 시험 보는 과정에는 오는 불안감은 성적이나 감정의 문제이기보다는 시험 준비가 미완성이거나, 다른 것을 준비했거나, 혹은 위에 말한 inferential, applied, judgemental questions들을 완벽하게 준비 못한 데서 올 확률이 더 많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손님을 저녁식사에 초대한 것과 비슷한 경우이다. 우리가 저녁식사 준비가 미리 완벽히 되어 있으면 hostess가 얼마든지 그 party를 즐길 수 있다.
보통 음식에다만 신경을 쓰면(외우는 데만 신경을 쓰는 것과 같이) party 도중에 무엇이 잘 못 될까봐 또는 실수 할까봐 등등 그 hostess는 stress에 싸이게 되고, 종국적으로 그 party를 즐기지 못하게 된다. 즉 그 hostess는 준비 부족으로 ‘party anxiety’를 갖게 될 수밖에 없다.
Test anxiety의 근본 원인은 준비 결핍과 학교에서는 한국과 달리 다른 종류의 시험을 본다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란다. 그러나 이 시험이 영어, 지리, 사회학 과학, 수학 등 어떤 시험이건, 이 inferential, applied, judgemental questions의 형으로 나오지만, 이런 질문의 답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주입식에서 rote-memorization은 필요한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rote memorization에는 1. 언제(when), 2. 어디서(where), 3. 누가(who). 4. 무엇(what), 5. 왜(why)는 알아야 다른 것을 다룰 수 있다. 집을 지을 때 주춧돌 같은 역할을 한다.
(앞으로 시험의 종류, 어떻게 준비시킬까, 효과적으로 시험 치르기 등을 쓰겠다. 학생이 직접 이용할 수 있도록 영어로 사례를 들었다.)
(대부분의 기사가 자녀들을 위하여 직접 읽을 수 있도록 영어로 준비된 것도 있으니 연락 주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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