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이스 리치 공장 폐쇄 9년... 대부분 생활 향상
캘리포니아 중부 샌 호아킨 밸리에 있던 루이스 리치 터키가공 공장이 문을 닫은지 어언 9년의 세월이 흘렀다. 90년도 초반 급격한 구조조정의 물살이 미 전역을 휩쓸던 시절의 일이었다.
그런데, 요즘 미국내 경기가 둔화되면서 한달 평균 해고자 수가 약 10만명에 달하는 등, 고용불안이 또 다시 증대되고 있다.
이 와중에서 많은 근로자들은 다시 한 번 90년대 초반의 악몽을 경험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 최근, USA 투데이는 9년 전 루이스 리치 공장에서 해고된 매니저급 직원들을 상대로 두 번째 인터뷰를 시도했다.
첫 번째 인터뷰는 지금부터 5년 전에 실시됐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들중 대부분은 해고 상여금을 기반으로 새로운 삶을 일구는데 성공했다.
물론, 오늘이 있기까지 말못할 고생과 노력이 있었겠고, 게중에는 아직도 자리를 못잡고 고생하는 사람들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해고 근로자 1,450명 중 대부분이 재기에 성공했다는 사실은 그만큼 그들이 유능한 사람들이었음을 반증한다.
루이스 리치는 공장을 폐쇄하기 2년 반 전만해도 1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설비투자를 했을 정도로 승승가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런 만큼 공장폐쇄는 직원들에게 맑은 하늘의 날벼락같은 사건이었다.
이 공장 총매니저 댁스터 베넷은 1990년, 한 지역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공장을 하루 24시간 가동해도 공급이 딸린다고 말했을 정도다.
루이스 리치 공장은 전성기때 하루 2만 3,000여마리의 가금류를 처리했다.
이 공장은 주로 핫도그나 샌드위치 고기를 생산했고 종업원수가 1,500여명에 달했다. 당시, 루이스 리치는 농촌지역인 샌 호아킨 밸리 일대에서 가장 큰 기업체였다.
그런데, 수많은 사람들의 생계의 원천이던 루이스 리치 공장이 어느날 갑자기 악몽을 몰고 왔다.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루이스 리치 공장의 급작스런 폐쇄이유를 알지 못하고 있다.
다만, 위스컨신주에 있는 본사에서 터키제품 시장의 판세를 잘못 평가한 나머지, 과대 설비투자를 했으리라고 추정할 뿐이다. 당시, 루이스 리치 공장폐쇄가 더욱 고통스러웠던 것는 폐쇄시기가 미국에서 170만명의 근로자들이 해고된 90년대 초반의 실업대란과 겹쳤기 때문이다.
다음은 인터뷰에 응한 몇몇 해고근로자들의 사례다.
올해 36세의 마이크 네프는 5년 전, 1차 인터뷰 당시 해고된 매니저 중 가장 불운한 케이스였다.
네프는 당뇨병과 스트레스성 고혈압으로 시력까지 상실하고 있었다. 오늘날 네프는 신장 및 췌장 이식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뜻밖에도 그의 얼굴표정은 5년 전에 비해 훨씬 더 밝아 보인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에서 애니멀 사이언스 석사과정을 거의 끝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 법대에 진학해서 궁극적으로 연방식품의약국(FDA)같은 식품관련기구를 대변하는 변호사가 되는 꿈에 부풀어 있다.
작금의 심경을 붇는 질문에 대해 네프는 이렇게 말한다.
"인생을 살다보면 해고나 도산 같은 것은 언제든 있을 수 있다. 문제는 주어진 상황에서 전진하느냐, 아니면 주저않아 신세타령을 하느냐는 것이다"
댄 보넷은 루이스 리치 해고 매니저중 그 사이에 유일하게 사망한 케이스다.
보넷은 해고 직후 가장 먼저 자력으로 재기에 성공한 사람이었다. 보냇은 코스코 육류부문 매니저로 재취업, 연봉 9만달러를 받는 전화위복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러나, 그는 불행히도 98년 49세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요절했다.
이번에 2차 인터뷰에 응한 해고 매니저들은 대부분 자신들의 삶의 질이 루이스 리치에서 해고되기 이전 또는 그 이상의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말했다.
55세의 샘 로건은 해고 이후 증권브로커가 되려던 어린시절의 꿈을 이루었다.
또한, 그때까지 보조교사로 일했던 그의 아내 마리도 특수교육 교사로 거듭났고, 99년에는 캘리포니아 최우수교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55세의 마이크 윌슨은 부자들을 상대로 한 고급 앤틱자동차 복원사업을 시작, 연봉 7만 5,000달러 이상을 버는 자영업자로서 성공했다. 또, 47세의 멕시코음식 식당업자 파블로 마르티네스가 운영하는 멕시코 식당은 지난 해, 선셋 잡지 선정 캘리포니아 최우수 타코식당 61개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다.
이들이 제 2의 인생에서 성공하기까지는 그만한 대가를 치뤄야 했다.
마르티네스의 경우, 멕시코 식당을 오픈하고서 하루 16시간씩 일을 했다. 아내 마리아도 12시간씩 함께 일을 해야 했다. 그러나 비즈니스가 안정된 요즘, 마리아는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손자손녀들과 함께 보낸다. 이들 부부는 또 지난 해, 결혼 25주년기념 유럽여행을 다녀올 만큼 생활이 윤택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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