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WF 창립자 빈스 맥마흔, XFL 풋볼로 실력과시
미국의 프로레슬링은 그 자체로서 하나의 거대한 산업을 형성하고 있다.
각종 TV 채널 황금시간대에 프로레슬링이 방영되고 있으며, 관련 상품들도 연이어 히트를 치고 있다. 프로레슬러들의 자서전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는가 하면, 관련 음반들도 당당히 빌보트차드 상위권에 랭크되고 있다.
이러한 미국 프로레슬링계를 진두지휘하는 인물이 세계레슬링연맹(WWF) 회장 빈스 맥마혼이다.
그는 TV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월스트리트를 상대하면서, 한때 휘청거렸던 프로레슬링을 매주 수백만명의 시청자를 TV 앞으로 끌어모으는 전국적 스펙터클로 격상시켰다.
맥마혼은 또 최근, NBC TV와 5억 5,000만달러짜리 계약을 체결하면서, 황금시간대에 XFL 풋볼리그를 방송하기 시작했다. 이로써 이제 수백만 프로레슬링 팬들은 맥마혼을 따라 풋볼구장으로 가고 있다.
맥마혼은 생생한 육성을 잡아내기 위해 선수들에게 마이크로폰을 착용시켰다.
또, 라커룸에 카메라를 설치, 감독 및 코치들이 고함치는 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이 밖에, 보다 과격한 충돌장면을 보여주기 위해 풋볼 규정들을 완화했으며, 옷을 아슬아슬하게 걸친 치어걸들의 모습도 생생하게 화면에 담아내고 있다. 한 마디로 맥마혼표 풋볼이라 할만하다.
최근 수년간, 미국의 연예계는 TV와 영화에서 폭력과 섹스의 추방을 외치는 정치인들과 도덕론자들의 공세에 시달려왔다.
지난해 가을 할리웃이 R등급 영화제작 삭감을 결의할 때도 맥마혼은 눈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다른 연예계와는 달리, 맥마혼의 프로레슬링은 아동들에 대한 폭력선정성 마켓팅 여부를 조사한 상원 상무위원회의 표적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위원회는 아리조나 출신 존 맥케인 상원위원이 주도하고 있다.
WWF가 내놓은 공식자료에 따르면, 프로레슬링 시청자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60%는 18세 이상의 성인들이다.
그러나, 많은 아동들이 프로레슬링을 시청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프로레슬링 스타들을 주제로 한 인형들, 비디오게임, 레슬링 잡지 등은 일차적으로 십대 및 아동들을 겨냥한 것들이다.
맥마혼은 NBC 측과 XFL 계약을 체결할 때, 주식을 NBC와 분할함으로써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지난해 2월, XFL 발표 당시 25%나 곤두박질쳤던 주가도 그후 반등을 거듭, 지난 달에는 주당 19달러 20센트까지 뛰어 올랐다. 이로써, 맥마혼은 10억달러가 넘는 천문학적 부를 거머쥔 억만장자가 되었다. 당시, NBC는 XFL 계약을 체결하면서 맥마혼으로부터 WWF 주식 3,000만달러어치를 구입했다.
NBC가 맥마혼에게 도박을 걸고 있는 유일한 방송사는 아니다.
이미, UPN과 네슈빌 네트워크가 정규 레슬링 방송을 내보내고 있으며, 이 밖에 MTV와 UPN은 별도의 액션 에드벤처 시리즈를 방영할 예정이다.
맥마혼의 성공은 한 수 앞을 내다보는 그의 경영수완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는 입법가들과 학부모단체들의 공세를 미리 예상, UPN에서 방영하는 ‘WWF 스맥다운’의 폭력성 수준을 순화함으로써 사전에 김을 빼는 기민함을 보였다.
또, 지난해 여름 필라델피아에서 개최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레슬링 스타 ‘더 록’을 무대에 올림으로써, 정치적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치밀함을 과시했다. 나아가서, 맥마혼은 유권자 운동에까지 손을 펼치고 있다. 최근 초당파적으로 개최된 WWF 유권자운동 출정식에는 공화, 민주 양당의원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맥마혼의 레슬링 사업이 처음부터 순탄대로였던 것은 아니었다.
특히, 몇 년전에는 라이벌 레슬링 단체의 역공과 선수들의 약물사용 시비에 휘말려 악전고투하기도 했다. 특히, 맥마혼이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포르노 스타들과 기둥서방들의 스토리를 레슬링 프로그램에 삽입한 것이 화근이 되었다.
학부모 TV위원회라는 단체가 광고주들에게 맥마혼의 ‘스맥다운’ 레슬링쇼에 대한 광고금지 압력을 넣었고, 이로써 코카콜라와 MCI 월드콤이 광고를 중단했다. 또한, 플로리다에서 13세 소년이 6세 소녀를 벽에 던져 죽이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이 단체의 변호사는 프로레슬링이 소년의 행동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맥마혼은 두 사안의 관련성 희박을 주장하며, 학부모 위원회를 상대로 명예회복 및 광고주 상실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 지난 가을 프로레슬링 관계자들을 만난 바 있는 조셉 리버만 상원위원은 이렇게 입장을 표명했다.
"앞으로, 아동관련 폭력행위와 프로레슬링 TV 프로그램 연관 케이스가 더 많이 보고될 경우,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질 개연성이 있다"
어머니와 몇 명의 계부 사이에서 성장한 맥마혼은 12세 때 친아버지인 빈센트 맥마혼을 만났다.
당시, 빈센트는 볼티모어를 비롯한 몇몇 지역 레슬링 사업권을 가진 프로모터였다. 그 때만 해도 프로레슬링 업계는 철저한 지역분할 체제로 움직이고 있었다.
결혼 후, 맥마혼은 82년 아내와 함께 아버지의 사업권을 100만달러에 사들였다.
맥마흔은 그후 수년간 TV 네트워크 확장을 통해 자신의 사업영역을 미전역으로 확장시키면서, 마침내 미국 프로레슬링계를 평정하기에 이른 것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