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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산행은 약간의 수고로움을 더해야 한다. 위험도도 다른 계절에 비해 높다. 하지만 맑은 공기 속에 느끼는 상쾌함은 다른 때에 비할 수 없이 최고다. 특히 눈이 내린 뒤의 산행은 장대하게 펼쳐지는 설원풍경에 즐거움이 배가된다. 남가주에는 수많은 하이킹 트레일이 있지만 이중 비교적 안전하면서도 겨울 눈꽃으로 뒤덮인 설원을 감상할 수 있는 코스는 많지 않다. 산악 동호인 클럽 토요산악회(회장 강태화)와 함께 일반인들도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는 겨울 산행을 안내한다.
스미스 마운틴 코스
남가주에서 가장 방대하고 유명한 ‘등산 천국’은 샌개브리엘 마운틴이다. 100개가 넘을 정도로 잘 다듬어진 등산로가 샌개브리엘 산맥 기슭 양쪽에서 시작돼 등산로의 대동맥이라 할 수 있는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에서 만나기도 하고 아니면 단거리 코스로 끝나기도 한다.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은 멀리 남쪽 멕시코에서 시작되어 산등성이만을 따라 미국 서부 로키를 경유해 캐나다까지 이르는 등산로의 인터스테이트 하이웨이에 해당하는 중요한 등산로이다.
샌개브리엘 마운틴의 등산로를 이용하는 등산객들은 여름에는 라카냐다에서 시작되는 2번 앤젤레스 크레스트 하이웨이 선상에서 산 북쪽에서 올라오는 코스를 선호한다. 날씨가 덥기 때문에 북쪽에서 올라올 경우 아침시간에 그늘을 타고 올라갈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겨울 등산은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면서 등산할 수 있는 남쪽에서 산상을 향해서 올라가는 등산로들이 인기가 높다. 특히 눈이 많이 오는 시기에는 북쪽 등산로들이 아예 개점 휴업인 상태라 할 만큼 인적이 드물다. 북쪽은 주로 침엽수로 우거진 울창한 숲이 대부분이라면 남쪽은 얄팍한 숲으로 뒤덮인 곳이 많아서 햇볕이 강한 여름날이면 쉴 수 있는 그늘을 찾기도 여간 힘들지 않다.
샌개브리엘 마운틴에서 사람들이 즐겨 찾는 겨울 등산로라면 39번 하이웨이에서 시작되는 왕복 7마일인 ‘스미스 마운틴’ 코스가 있다. 오르는 고도가 1,900여피트로 난이도는 ‘중간’(moderate) 정도인 이 코스는 10월부터 6월까지가 등반하기 가장 좋은 시기로 삼는다. 코스는 서쪽 어퍼베어 캐년을 끼고 있어 곰이 가장 많이 서식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가는 길은 LA에서 10번 프리웨이 동쪽 방향으로 가다 아주사(Azusa)에서 내려 북상 39번 하이웨이가 나오면 산으로 약 17마일 정도 올라가면 콜드브룩(Coldbrook) 캠핑장이 나오기 직전 베어크릭(Bearcreek) 트레일이란 표지판이 왼쪽으로 나온다. 진입로 입구의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외길인 등산로를 따라 올라갔다 내려오면 된다.
카우 캐년업랜드(Upland) 북쪽에 있는 카우 캐년(Cow Canyon)에서 시작돼 선셋 피크(Sunset Peak)로 이어지는 코스로 겨울 등산로로 각광을 받고 있다. 왕복 5마일 정도며 고도는 1,200피트로 난이도가 역시 중간 정도이다. 11월부터 6월까지가 가장 아름다운 이 곳은 눈 덮인 주위의 고봉들을 바라보면서 상쾌한 공기를 마시면서 등산하는 기분이란 왜 등산객들이 산에 푹 빠져 사는가를 알게 해준다. 특히 지척인 듯 바라다 보이는 볼디(Baldy)산은 1만64피트의 고봉으로 백두산보다도 훨씬 높은 그 자태가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옷깃을 여미게 한다.
가는 길은 10번 프리웨이 동쪽 방향으로 가다 몬클레어(Montclair) 시에서 몬테비스타(Monte Vista Av.)가 나오면 내려서 산쪽인 북쪽 방향으로 향한다. 이 길이 자연스럽게 마운트 볼디(Mount Baldy Rd.)로 바뀌는데 산으로 올라가면 조용한 겨울 휴양지 마을인 마운트 볼디 빌리지에 도착한다. 빌리지 초입에 있는 글렌도라 리지 로드(Glendora Ridge Rd.)에서 좌회전 서쪽으로 가면 곧 카우 캐년이 나온다. 차를 세우고 길을 건너 게이트를 넘어 소방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된다. 등산로를 따라 우거진 향나무와 제프리 소나무 경치가 해묵은 도심의 때를 말끔히 닦아주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산에서 내려와 빌리지 카페에서 뜨거운 커피를 마시면서 산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하루를 마감한다. 볼디 빌리지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909)981-3344로 하면 된다.
토팽가 LA 한인타운에서 가까운 등산 코스로는 샌타모니카 토팽가 캐년 주립공원 내에 있는 등산로들이 유명하다. 짧게는 1마일에서 길게는 왕복 6마일에 이르는 등산로들이 여러 갈래로 산재해 있다. 인랜드 지역의 등산로들이 거칠고 험한 ‘남성적’이라면 끝없이 초원으로 뒤덮인 샌타모니카 산들은 ‘여성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등산로 끝에서 바라다보는 샌타모니카와 말리부 항만은 마치 리오데자네이로 미항을 굽어보듯 보는 이로 하여금 진한 감동을 자아낸다. 특히 맑은 날이면 멀리 수평선 너머로 보이는 카탈리나섬의 경치도 오래 잊혀지지 않는 추억거리가 된다.
가는 길은 10번 프리웨이 서쪽 방향으로 가다 1번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를 따라 북상, 토팽가 캐년(Topanga Canyon Bl.)을 따라 동쪽으로 4.6마일을 가면 엔트라다(Entrada Rd.)가 나오면서 공원 표지판이 붙어 있다. 하루 입장료는 5달러이며 아침 8시에 오픈, 해가 지면 문을 닫는다.
문의: (310)455-2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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