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마다 장서는 ‘릴 쉬르 라 소르그’ 인기
’갈레리 리지안느 로슈’에 전시된 호두나무 장에는 수백년 묵은 그윽한 멋이 배어 있다. 가격 또한 가치에 걸맞는 10만프랑(약 1만5,000달러)이다. 주인 율 로슈는 "현찰로는 8만 프랑"이라고 할인가를 제시한다. 그렇다면 미국으로의 배달은? 로슈는 프랑스 특유의 어깨를 으쓱하는 제스추어와 함께 "고객의 99.999 %는 미국사람들"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더 이상 저항할 수 없는 한마디가 던져진다. "뉴욕에 가면 최소한 두배는 비쌀겁니다."
프랑스제 골동품 애호가들에게 이곳 ‘리슬-쉬르-라-소르그(L’Isle-sur-la-Sorgue)’은 천국이다. 이 오래된 방앗간 마을은 서쪽으로는 아비뇽, 동쪽으로는 뤼베롱 밸리에 면한다. 부글부글 흐르는 소르그 강이 마을을 양분하는 이곳은 남 프랑스 지역 골동품의 집결지다.
지역주민, 인근 시골 사람들, 딜러, 관광객들이 주말마다 프랑스에서 일요일에 문을 여는 몇 안되는 곳들중 하나인 이 유명한 시장으로 몰려든다. 시장은 낡은 리본, 단추, 오래된 대리석 정원 예술품에서 나폴레옹식 욕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판매하는 노점과 상점으로 즐비하며 대기중에는 구운 닭, 라벤더, 트러플의 향기가 가득 차 있다.
소르그의 존재는 비밀이 아니다. 수년간 미국내 골동품 딜러와 디자이너들은 이곳에서 물건을 구입해왔다. 이제까지 개인 구매자들은 영어로 대화가 되는 런던의 딜러들을 통해 프랑스 골동품과 공예품을 사는 것을 선호했다. 또 프로방스 지역 미국 방문객들도 사람 구경이나 하러 소르그에 들렀으나 지금은 점점 더 많은 미국 관광객들이 프랑스에서 가장 대규모이며 다양한 골동품을 판매하는 이곳에서 구경도 하고 물건도 사기 위해 들르고 있다. 특히 운송회사들이 어느 상점에서 산 물건이든지 한꺼번에 배달해주는 시스팀을 도입, 저렴한 가격에 미국으로 배달받을 수 있다.
올 여름 이곳 골동품 시장은 더 붐빌 전망인 것이 유명한 고속전철 TGV의 마르세이유행 마지막 구간이 곧 개통되면 기차가 이곳의 뒷마당이나 마찬가지인 엑상 프로방스에 정차, 파리에서 2시간 반이면 올 수 있게 된다.
소르그 강에 접경한 이곳은 토요일부터 월요일까지만 문을 여는 중고품 상점과 골동품이 가득한 건물, 상점, 스탠드가 늘어서있다. 일요일에는 낡은 리넨, 접시, 가구 약간과 특이한 도로 표지판, 지역 도자기, 치즈, 빵, 올리브, 플래스틱 통과 흔한 양말 등을 판매하는 행상인들이 등장하는 벼룩시장도 함께 열린다.
구매자에게 원하는 물건을 찾도록 도움을 주고 가격 중재, 상품 배달에 이르기까지 원스탑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방스의 ‘엘리엇 골동품(Elliot’s Antiques)’ 대표 파브리스 비냥은 "다양하고도 유행에 앞서가는 이곳에서는 파리의 딜러들을 제치고 무엇이 인기인가를 감지해내는 젊은 딜러들을 찾을 수 있으며 가격 또한 파리보다 훨씬 싸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최근 인기를 누리는 낡은 에나멜 주석 장식품들은 소르그에서 시작됐다. 비냥은 "프랑스 스타일이 현재 인기"라며 "사람들은 오래된 정원가구나 에나멜 함석 등 명확한 프랑스제를 원한다"고 말했다.
도시의 중심을 이루는 ‘아브뉘 드 4 오타쥬(Avenue des 4 Otages)’에는 주석이 덮인 농장 테이블, 낡은 사다리, 루이 14세의 변기 등 프랑스 역사와 삶의 모든 측면과 시기가 망라되어 있는데 이곳을 다닐 때에는 건물 사이 통로와 샛길이 종종 더 많은 가게들이 늘어선 안뜰로 이어지기 때문에 구석구석을 잘 다녀봐야 한다.
대폭 가격인하는 드물지만 운송료를 포함해도 대개 미국에서 사는 것보다는 싼 편이다. 정가 2만9,000프랑(4,200달러), 할인가 2만6,000프랑(3,700달러)인 18세기 과수재목 옷장과 유사한 스타일과 시대의 제품은 샌프란시스코 새크라멘토 스트릿의 한 상점에서 1만달러가 붙어있다. 대개 상점 주인들은 판매를 할 정도의 영어를 구사하며 그렇지 않으면 도우미를 찾아낸다. 그러나 노점상 대부분은 미국인들이 부자라고 생각하고 가격을 그대로 고수하거나 아주 약간만 할인해주는 편이다. 신용카드를 받는 상인들은 현찰을 내면 값을 깎아주기도 하며 대부분의 자리잡힌 가게들은 개별 구입품목의 운송을 모두 해결해준다.
아마 가장 효율적이고 할만한 쇼핑 방법은 통역, 쇼핑, 흥정, 운송을 중재해주는 사람을 기용하는 것이다. 비냥은 판매 커미션 보다 일일 수고료를 받는데 그래도 자신을 통하면 시장가 대비 20-30%정도 싸게 산다고 말한다. 비냥은 "골동품에 대해 지식이 전무하다면 손잡이가 오리지널인지, 구입품이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등 누군가 설명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프랑스 혁명 내각 시대의 진귀한 서랍장까지 살 필요는 없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이주, 인근 방타브랑에서 숙소를 운영하며 골동품 시장 투어를 담당하는 린 맥도널드는 "비행기에는 가방을 두개만 실을 수 있음을 잊지 말라"고 조언한다. 맥도널드의 고객들은 종종 리넨, 테이블보, 레이스와 은제품 등 쉽게 들고갈만한 것만 구매한다. 맥도널즈는 나폴레옹 누이의 욕조나 거대한 구식 마을용 시계 같은 진기한 것을은 그냥 돌아보기만 해도 충분한, 훌륭한 역사 수업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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