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영진이 학교엘 다녀왔는데, 글세 성적이 C, D 정도로 D가 더 많습니다. 너무 창피하고 당황하여 말도 잘 안 나옵니다. 선생님들마다 말씀이 우리 아이가 숙제를 안 해 온답니다. 그래서 성적이 D가 나왔답니다. 영진이 말도 자기가 숙제를 안 해 가는 것은 사실이랍니다. 정말 숙제를 안 해 간다고 D가 그리 쉽게 나옵니까? 또 영진이는 도대체 왜 숙제를 안 해 가는 것이지요?" - 11학년 영진이 어머니
영진이 어머니를 더 놀라게 한 것은 영진이가 지금까지 너무나 공부를 잘 하던 아이였다는 것이다. 어머니의 기준은 A학점을 받았다는데 있다. 근래에 들어서 왜 숙제를 안 해 가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것이다.
숙제란 원래 클래스에서 ‘필기’를 잘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지난 2주일에 걸쳐 쓴 ‘필기하기’를 참고하시기 바람). 그 이유는 선생님들이 보통 그 때 배우는 것, 연결된 과제 등을 숙제로 내기 때문이다. 지난주에 ‘필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듯이 반에서 필기를 잘 못하거나 안 하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야기된다.
1. 우선 반에서 선생님의 강의를 잘 못 알아듣는다.즉 학교 공부에 관심, 흥미를 잃는다. 영진이의 경우는 겉으로 현저하게 나타나는 증세는 숙제를 안 해 간 것이었다. 그러나 사실은 숙제가 무엇인지조차를 확실히 이해도 잘 못하고 있었다.
그 원인은 1. 영진이의 공책을 보니 강의시간에 필기한 것이 거의 없었다. 2. 왜 필기를 안 했느냐는 질문에 필기를 안한 것이 아니고 못한 것이었다. 3. 필기를 못한 원인은 예습을 안 했으므로 선생님의 강의를 듣기는 해도 이해가 안 되었다. 이해가 안 되는 강의에 흥미를 가질 수도 없고, 반에서 흥미 있는 척만 하고, 앉아 있기도 지겨운데, 집에서까지 그 재미없는 숙제를 할 리가 없다. 다시 강조하지만 숙제를 안 한다는 것은 그저 단순한 숙제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어느 ‘과정’을 충실히 지나지 않았다는 증세이다. 그 과정들이란:
스타디 스킬: 1.예습과정 결과→2.강의를 충실히 들음.
증세: 공부에 흥미가 생김→질문다운 질문이 생김.
스타디 스킬: 3.가끔 복습도 하고 싶다→4.숙제를 잘 이해함(시험이 아니더라도).
증세: 공부에 흥미가 더 생김→희미하게 알았던 것도 확실하게 알게 됨.
2. 숙제만은 절대로 남의 힘을 빌려서 해서는 안 된다.이 세상에서 공부만큼 독립심을 길러주는 일도 없을 것이다. 헌신적인 부모들은 무엇인들 자식을 위해 못해 주겠느냐고 해서 가정교사, 학원, 유학 등으로 공부를 시켜준다(?). 이것은 사실 엄밀한 의미에서는 모두 겉치장뿐이고, 공부만은 혼자 독립적으로 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명작을 손에 들고 있어도 명작을 소화하려면 환경보다는 책의 내용이 나의 머리에 들어와, 소화하고 이해를 해야 내 것이 되는 것이다.
필자도 학생 때 새벽까지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던 기억이 난다. 혼자의 힘으로 그 것을 풀었을 때, 그 기쁨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지금은 그 수학문제가 무엇이었는지도 다 잊어 버렸고 또 풀지도 못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다 잊어버리는 것을 왜 그 때 했을 필요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필자는 자신을 갖고 다음과 같이 답을 할 수가 있다.
"그 수학문제를 푼 것이 중요했던 것이 아니고, 그 어려운 것도 혼자의 힘으로 해결했다는 그 과정을 통해, 공부는 하면 되는 것이다 라는 성취감과 확신을 가졌다고…"! 그렇다! 숙제는 잘 해 가서 점수를 잘 받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고, 공부는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준다. "저 사람은 공부를 했다"라는 말은 공부의 과제를 잘 안다는 것이 아니고 소위 ‘공부의 도’를 닦았다는 말이다.
3. 숙제를 함으로써 공부 습관을 들이게 해 준다. "우리 아이는 학교서 오면, 우선 8시부터 10시까지는 전화, 컴퓨터 등등 시간을 낭비하고 숙제는 10~11시에나 하려고 듭니다." - 고등학생 부모들의 고민
"나의 가장 큰 문제는 리포트 쓸 일, 리서치 페이퍼 쓸 것이 있는 것을 엄연히 알면서도 마지막 판에 해 냅니다.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또 그러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 대학생들의 고민
모두들 공부 습관이 안 든 학생들의 고민이다. 공부 습관이란 어떤 생활 습관과 마찬가지로 어려서 길러줄수록 쉽게 익혀진다. 어느 습관도 다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공부 습관은 잘못된 것을 고치기보다는 가능한 한 1학년부터 잘 잡아주어야 한다. 이미 나이가 든 중·고등학교 학생들도 우선 숙제부터 해놓고 딴 것을 해야 하는 우선 순위의 습관을 기르도록 해야 한다.
4. 한번에 한가지 이상을 해서는 안 된다.많은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이어폰을 귀에 꼽고 공부를 한다든지, 혹은 TV를 켜 놓고 공부를 하는 등 한 번에 2~3가지 일을 한다. 또 많은 학생들이 음악을 들어야 공부가 잘 된다느니, TV가 있어야 공부가 잘 된다느니 등의 말을 한다. 그들이 무엇이라 하던 자세한 연구에 따르면 2가지를 한꺼번에 하면 정신집중 능력의 34% 이상이 떨어진다고 했다. 그러면 학생들은 왜 그리도 방해되는 음악, TV 등을 켜 놓고 공부하나? 이것 역시 나쁜 습관들이기라고 볼 수 있다.
5. 숙제를 할 때 한번에 30~40분 이상 공부를 하지는 말아야 한다(책을 읽는 것은 예외이다).
인간의 두뇌가 30~40분 후에는 그 기능이 둔화되므로, 5~10분 정도 잠깐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학생들이 30~40분 후에 휴식을 취하는 데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5~10분을 쉴 때 전화를 한다, TV를 본다 등으로 5~10분이 50분, 한 시간으로 되기 시작하면, 다시 공부로 돌아가기가 힘들다. 클리닉에 오는 한 학생이 자기도 그런 경우가 있었다면서 요즈음은 스스로 공부를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는 전화를 아주 끄고 한다고 했다.
6. 숙제를 이해를 하고 해야 한다. 숙제 자체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했을 때 문제가 생긴다. 10분이면 할 수 있는 것을 한, 두시간까지 끄는 수도 있다. 그 동안 사실은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고 공상에 잠겨 있거나 딴 짓을 할 수도 있다. 문제는 공상을 하고 싶어서도 아니고 딴 짓을 하고 싶어서도 아니다. 잘 이해를 못하는 일을 강제로 하는 것보다 공상이나 딴 짓을 하는 것이 더 쉽기 때문이다.
<결론>서론에 소개한 숙제를 안 해가서 D를 맞은 영진이는 사실은 숙제를 안한 것이 아니었고, 못해 간 것이다. 공부를 못하고 있었던 학생이었다. 그러므로:
1.예습을 우선 해서 강의를 듣게 한 후에,
2.강의 필기를 하는 스타디 스킬을 가르쳤다(’필기하기’ 참고 바람).
3.위의 2가지를 성공 한 후에는 영진이는 숙제는 저절로 스스로 할 수가 있었다.
문의 (909)861-7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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