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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FL에 불우한 은퇴선수들 연금혜택 운동 확산
지난 1월 28일, 새천년 첫 NFL 시즌이 제 35회 수퍼보울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수퍼보울에서는 볼티모어 레이븐스가 뉴욕 자이언츠를 일방적으로 물리침으로써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오늘날, 프로스포츠 선수들이 천문학적 연봉을 받는다는 것은 삼척동자라도 다 아는 사실이다.
프로풋볼도 예외가 아니다.
이번시즌 NFL 선수들의 평균연봉은 116만달러에 달했는데, 이는 지난시즌의 36만 3,000달러와 비교할 때 엄청나게 증가한 액수다.
지난 80년의 평균연봉 7만 8,000달러, 70년 2만 3,000달러, 그리고 60년의 1만 7,000달러와 비교할 때 격세지감이 있다.
그 동안의 화폐가치를 감안하더라도 NFL의 평균연봉은 90년대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심지어, 최근에는 20대 초반 나이에 연봉 1,000만달러 이상을 간단하게 거머쥐는 루키들도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NFL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초창기 박봉의(?) 연봉을 받으며 프로풋볼의 기반을 닦았던 수많은 선배선수들의 땀과 노고가 있었다.
이들은 지금 은퇴하여 허탈감과 때로는 분노를 삭이며 잊혀진 삶을 살고 있다. 그들은 요즘 선수들처럼 천문학적 연봉을 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은퇴 후에는 쥐꼬리만한 연금을 받고 있다.
급기야 ‘프로풋볼의 개척자들’로 자부하는 왕년의 선수들이 자신들의 정당한 몫을 주장하고 나서기 시작했다.
이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이 올해 75세의 척 베드나릭이다. 그는 50-60년대에 선수생활을 하는 동안, 게임당 평균 60분씩 출장하면서 "콘크리트 찰리"라는 별명으로 통했던 강골이었다.
베드나릭은 전 필라델피아 이글에서 14시즌을 뛰는 동안 단 3게임에만 결장했다.
그런데, 1962년에 은퇴한 베드나릭이 매월 받는 연금은 단돈 1,400달러에 불과하다.
"현역선수들이 연금에 조금만 더 출자해도, 은퇴선수들에게는 큰 혜택이 돌아간다. 요즘 선수들이 얼마나 천문학적 연봉을 받고 있는가"
베드나릭은 이렇게 아쉬워한다.
어쨌튼 베드나릭을 위시한 몇몇 사람들의 지속적 로비 덕분에, 은퇴선수들의 연금혜택 인상압력이 차츰 고조되고 있다.
이들은 선수 및 구단주들이 집단협상을 통해 연금수준을 책정하는 과정에서, NFL의 부를 공평하게 분배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 전 클리블랜드 브라운스의 전설적인 러닝백 짐 브라운 선수는 이렇게 성토한다.
"요즘 NFL이 왕년의 선배선수들을 대하는 태도는 수치스러울 정도다"
이런 노력 덕분에, 은퇴선수들은 처음으로 유력한 지원군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이번시즌 수퍼보울을 차지한 볼티모어 레이븐스의 구단주 아트 모델이 동료 구단주들을 설득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연금문제에 관한한 프로풋볼도 다른 스포츠와 대동소이한 상황에 처해 있다.
가장 좋은 연금체계는 현역선수들에게나 해당된다. 프로스포츠의 초창기에는 시장규모가 작았을 뿐 아니라, 체계화된 선수노조가 없었던 관계로 주먹구구식 연금 프로그램에 의존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왕년의 선수들은 요즘 젊은 선수들이 자신들의 몫 챙기기에만 관심이 있을 뿐, 선배들의 사정은 외면한다는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은퇴선수들의 전도가 밝은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연금인상안을 관철시킬만한 법적 근거가 없다. 이들은 또, 장애자 연금 케이스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게다가, 일반 대중들의 오해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대중들은 풋볼선수라면 당연히 엄청난 부를 축적해 놓았을 것으로 짐작하기 때문이다.
NFL의 연금수혜자 및 그 직계가족들의 숫자는 지난 92년의 1,813명에서 98년에는 7,107명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같은 기간 은퇴연금자산은 92년의 1,007만달러에서 98년에는 무려 6억 3,800만달러로 증가했다. 기금팽창의 주요인은 TV 중계권료 폭등 및 주식시장 활황이었다.
NFL 측은 자신들이 이미 은퇴선수들에 대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주장한다.
1988년, 구단주와 선수들은 은퇴연금을 NFL 5년 이상 경력자 은퇴선수들에게 확장지급한다는데 합의했다. 또, 은퇴연금기금이 출범한 1959년 이전에 활동한 선수들에게도 이 조항을 소급적용키로 했다. 법적으로는 은퇴연금 창설 전에 활동한 선수들에게는 연금을 지불할 의무가 없다.
NFL 선수노조는 연금체계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메이저리그를 모델로 삼았다.
미국 최고의 프로스포츠인 메이저리그는 일찍이 1947년부터 연금제도를 도입했을 뿐 아니라, 각종 세분화된 연금기준을 마련했다. 선수노조의 역사가 그만큼 오래됐기 때문이다.
볼티모어 레이븐스의 아트 모델 구단주는 이렇게 말한다.
"신세대 구단주들이 왕년의 은퇴선수들의 경기모습을 보았더라면, 지금처럼 그들을 도외시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들이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은퇴선수들에 대해 별반 관심도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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