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북부 뉴햄프셔주의 소도시 리틀턴은 도시팽창, 즉 스프롤 현상과는 거리 가 먼 타운이다.
아직도, 인구 6,000명도 채 안되는 이 타운에서는 스프롤보다는 길거리를 한가롭게 건너는 거위떼들이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리틀턴은 창의적인 타운발전 프로그램을 추진함으로써, 도시개발에 관한한 훌륭한 모델케이스로 꼽히고 있다.
스프롤 현상으로 고민하는 많은 크고 작은 도시들이 ‘효율적인 성장’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리틀턴 케이스를 학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틀턴은 유명관광지인 화잇마운틴 한쪽 기슭에 자리한 그림같은 타운이다.
그러나, 이곳 주민들은 자신들의 타운개발 과정에 가장 혁신적인 계획 개념들을 도입했다. 건물들을 신축하기 전에 기존의 건물을 최대한 활용키로 했으며, 타운홀 스타일의 미팅을 통해 일반주민들을 계획입안 과정에 대거 참여시켰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리틀턴이 급성장, 다운타운 동공화, 그리고 주변의 쇠락 같은 문제로 씨름하는 대도시들의 재개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리틀턴의 발전전략은 타운과 교육위원회을 축으로 이뤄졌다.
이들 두 기관은 연간 종합예산 1200만달러 중 20만달러를 투자하여 지역발전설계 전문회사인 콩코디아사를 고용했다.
이 회사 소속 건축가들과 계획입안가들은 업무추진팀들을 결성하고, 모든 커뮤니티 주민들을 연결하여 타운의 미래를 조망했다.
그 결과, 타운과 교육위는 자신들의 미래가 순탄치 않음을 깨달았다. 각급 학교에서 추가적인 자원들이 개발되지 않는 한, 리틀턴은 왕성한 노동력을 창출할 수 없으며, 외부투자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에 도달했다.
100명의 멤버로 구성된 ‘리틀턴 미래설계위원회’는 16개월동안 매달 한번씩 학교 체육관에서 회의를 가졌다.
회의는 보통 3시간씩 진행되었다. 위원회 멤버들은 건축가, 학생, 목사, 변호사, 교사, 상점주인 등 매우 다양했다. 연령별로도 12세 소년에서 80세 노인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남녀노소가 어우러졌다.
위원회의 첫번째 임무는 포화상태의 낡은 학교 개선방안 도출이었다.
타운내 규모가 작은 학교들을 모두 폐쇄하고, 변두리에 대규모 학교 캠퍼스를 세울 것인가. 아니면, 일부 학교는 개수 혹은 보수해 존속시키고, 나머지는 통합할 것인가 등이 주요 의제였다.
이같은 미팅 과정에서 타운내 각 계층이 융화되는 부수적 효과도 생겼다.
예를 들면, 리틀턴 타운과 학교공무원들은 오랫동안 일종의 대립관계에 있었다. 그러나, 양측이 정규적으로 만나 자신들의 예산을 통합하는 프로젝트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런 대립이 해소되었다.
수차례의 회의 끝에, 리틀턴 주민들은 대규모 학교단지 건립안을 무효화했다.
그대신, 타운 중앙 언덕부의 기존 하이스쿨을 개보수하고 진입로를 신설하며, 근처에 미들스쿨을 신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건의안들은 학교 재단이사회에 이송됐는데, 이사회 통과는 시간문제나 마찬가지다. 학교이사회는 대부분 미래설계 위원회의 지지자들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 미시건주 샐린에서는 주민들이 리틀턴과 유사한 과정을 거쳐서, 1억 2,400만달러의 학교공채를 발행키로 결정했다. 이는 미국에서 6년만에 처음 이루어진 대규모 학교공채 발행 결정이다. 이 과정에서 샐린시는 리틀턴의 선례를 크게 참조했다.
또, 뉴욕주 북부의 로체스터시도 리틀턴의 선례를 따라, 주민들을 업무추진팀으로 편성하고 각종 도시발전안을 취합했다. 각 팀에서 총 895건의 제안들이 쏟아져 나왔으며, 위원회는 이것들을 기초로 ‘로체스타 발전 매스터 플랜’을 작성했다.
리틀턴은 스프롤 현상에 빠진 여타 도시들이 겪는 병폐들을 거의 경험치 않고 있다.
실질인구 증가가 미미하고 학교 등록자 급증현상과도 거리가 멀다. 또, 다운타운의 동공화나 급격한 경제적 부침이 없어서, 전반적으로 사회기반이 안정되어 있다.
리틀턴에 전국적인 명성을 가진 월마트가 처음 들어섰을 때, 다운타운 업소들에 비상이 걸린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 업소들은 취급상품들을 특화하고, 대형 할인매점이 제공할 수 없는 틈새 서비스를 개발함으로써, 여전히 활기찬 비즈니스를 계속하고 있다. 예를 들어, 1997년에 오픈한 선물캔디 가게는 최근, 밀려드는 손님을 주체하지 못해 마침내 온라인 서비스를 중단해야 했다.
주택가격도 안정적이고 범죄율과 실업율도 낮으며, 다운타운은 여전히 붐비고 있다. 또, 타운을 둘러싼 가파른 언덕과 강들이 도심의 무분별한 외곽팽창을 가로막아 왔다.
정작, 리틀턴의 문제는 정치적 타락쪽에 있었다.
1997년, 타운 매니저가 공금횡령혐의로 기소됐다. 이 때부터 리틀턴은 컨설팅 회사를 고용, 타운예산의 효율적인 집행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뮤니시펄 리소시스 컨설팅사의 돈 주튼은 리틀턴이 쇄신되기 위해서는 학교환경 개선이 급선무라고 판단했다.
그는 또, NASA가 운영중인 ‘학교파트너쉽 프로그램’에 리틀턴을 포함시키는데 앞장섰다. 그 결과, 리틀턴 교육위원회는 NASA의 첨단과학 및 수학 커리큘럼의 혜택을 받는다. 이같은 연계는 현재 첨단통신회사 유치를 추진중인 리틀턴의 커다란 자산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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