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한인들이 비즈니스를 사거나 설립할 때 관계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개인회사의 형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비즈니스를 인수하든 설립하든 일단 비즈니스에 돌입한 다음에는 업체의 법적 형태가 업주의 책임한계나 자금동원과 관련,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비즈니스를 열 때는 먼저 업체의 법적 형태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비즈니스의 형태는 업체가 원래 계획대로 순항하거나 이와 반대로 여러 이유로 인해 난항하거나에 상관없이 비즈니스의 설립과 함께 반드시 심사숙고해야 하는 중요한 사안이다.
업체가 잘 될 경우에는 외부의 자금을 얼마나 쉽게 동원하느냐 하는 문제로부터 업체가 잘 안될 경우 누가 얼마만큼 법적 책임을 지느냐 하는 문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리커·마켓·세탁소·식당·의류점 등 자영업 종사자가 많은 한인사회에서는 부부가 함께 비즈니스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지 업체의 형태도 충분한 사전 검토 없이 개인회사를 택하는 경우가 많으나 이것은 결코 바람직한 선택이 아니다.

다음은 업체의 형태를 올바르게 선택하고자 할 때 참고할만한 의사결정 순서다.

<1단계>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라: 비즈니스를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가겠다는 구상과 사업 목표가 미주알고주알 구체적으로 담겨 있는 사업계획서를 작성한다. 이같은 사업계획서에는 소유형태·법적 책임·자금동원·세금 등 비즈니스를 하면서 부딪힐 가능성이 있는 모든 문제를 기입한다. 사업계획서를 치밀하게 작성함으로써 비즈니스의 방향은 물론 업체의 형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대해 보다 명확한 개념을 가질 수 있다.

<2단계> 법적 책임을 인식하라: 사업을 구상할 때는 누구나 사업이 잘 풀릴 것으로 상정하기 쉽고 이로 인해 ‘궂은 날’에 대비하는 노력을 하지 않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업체 설립 단계에서는 쉽게 상상할 수 없던 요인에 의해 어려운 순간을 맞게 된다. 따라서 업체를 설립할 때는 사업체의 자산과 개인의 자산을 분리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같은 점에서 볼 때는 개인회사가 바람직한 형태가 아니다. 개인회사는 업체와 오너가 법적으로 분리되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이 책임질 의사와 능력이 있는 법적 책임의 한계에 대해 분명한 선을 긋고 이에 따라 업체의 형태도 결정해야 한다.

<3단계> 자금계획을 세워라: 합리적 사업계획서라면 당연히 자금계획이 들어 있어야 하는데 자금계획은 업체 형태의 선택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이다. 샌프란시스코의 변호사겸 사업가인 리처드 해록은 "비즈니스맨이 유념해야 할 첫째 사항은 자기 업체가 외부 투자자를 끌어들일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외부 자본의 영입은 비즈니스의 흥망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벤처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C’ 주식회사가 적당하고, 은행이나 앤젤 투자자로부터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S’ 주식회사가 적당하다. 외부자본을 끌어들이지 않고 자기 자본만으로 운영할 계획이라 해도 ‘주식회사가 더 어울리는 형태가 아닌가’에 대해 반드시 검토해보는 것이 좋다.

<4단계> 납세 방식도 고려하라: 실제로 비즈니스를 열고 나면 세금 문제가 골치가 아프기 마련으로 ‘세금이야 믿을만한 CPA를 알고 있으니까…’하는 정도로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업체의 형태에 따라 납세 방식도 달라지기 때문에 세금 역시 업체의 형태를 결정하는 데 직접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개인회사·’S’ 주식회사·파트너쉽은 세금을 한 번만 내면 되지만 ‘C’ 주식회사는 회사와 주주 차원에서 각각 한 번씩 세금을 내야 한다. 창업후 몇 년간 손실이 예상되는 업체라면 ‘S’ 주식회사가 유리하다.

<5단계> ‘남들이 하니까 나도 괜찮겠지’ 하지 말라: 회사설립 문제에 전문인 시카고의 변호사 프레드 태넌바움은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범하는 오류는 가족이나 친구의 경험을 토대로 업체의 종류를 선택한다는 것"이라면서 "만인의 얼굴이 다르듯 만인의 비즈니스가 다르기 때문에 업체의 종류도 이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기억해둬야 하는 점이 있다면 비즈니스를 설립할 때는 사업계획서 작성 단계 또는 늦어도 사업계획서 초안의 작성 후에는 반드시 CPA와 변호사를 찾아 깊이 있게 상담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