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분야 강한 연구기관과 풍부한 노동력 큰 요인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의 제목처럼 수 많은 연구 인력들이 밤을 낮처럼 새며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 나가고 있는 이 도시는 말 그대로 ‘제2의 실리콘 밸리’이자 앞으로도 그 위상에 변화가 없을 것이다.
시애틀이 세계 IT(정보통신) 산업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은 어마어마하다.
반도체를 기반으로 성장한 실리콘 밸리가 하드웨어 분야에서 부동의 주도권을 갖고 있다면 시애틀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다.
시애틀의 IT산업은 1980년대 중반이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우가 PC혁명을 타고 시장을 지배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현재 시애틀과 근교의 커클랜드·레드몬드·벨뷰 등에는 2,500여 개의 소프트웨어 기업이 자리잡고 있다.
전자상거래의 선두주자 아마존, 게임업체 닌텐도 아메리카, AT&T 와이어리스 등 주목받는 인터넷, 디지털 미디어, 바이오 테크놀로지 기업들이 이곳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미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매출액 규모는 1998년 현재 1,409억 달러에 이르고 있고 이중 시애틀을 중심으로 하는 워싱턴 주의 기업들이 250억~260억 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시애틀의 IT산업이 소프트웨어 중심인 것은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기업인 MS의 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1979년 빌 게이츠가 시애틀 동쪽 워싱턴 호수 건너편의 레드몬드로 MS본사를 옮기고 이후 PC혁명과 인터넷혁명을 거치면서 MS퇴직자들이 이 주변에서 ‘베이비 빌’로 불리는 파생 기업들을 창업하는 과정에서 시애틀의 IT업계가 형성됐다.
MS가 이 지역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MS본사의 PR 매니저 마크 토머스는 "MS는 IT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의 역할을 했고 이들이 시애틀의 많은 벤처 기업을 만들었다. MS출신들은 퇴직 후에도 MS본사의 인력, 또는 자신들끼리 강력한 네트워크를 형성, 시애틀의 IT산업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3명이 창업한 MS는 현재 시애틀 본사에만 2만5,00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어 이 지역 하이테크 인력의 44%를 고용하고 있다.
실리콘 밸리처럼 이 곳에서도 이민자들 가운데 가장 능숙한 영어 구사력과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인도인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MS의 주식 옵션으로 부를 쌓은 인도 이민자들은 ‘InfoSpace.com’, ‘Imandi.com’, ‘AskMe.com’ 등의 많은 벤처 기업을 창업, ‘인도 마피아’(IM)란 말이 생길 만큼 시애틀 IT업계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18년 전 이곳으로 이민을 와 MS에 입사했던 비자이 바쉬(49)같은 인물은 그 동안 200여명의 인도인이 창업하는 것을 도운 인도 네트워크의 중심인물로 알려져 있다.
시애틀은 최근 실리콘밸리, 보스턴 등에 이어 IT 중심도시로 주목 받고 있다. 인터넷산업 연구 단체인 ‘조인트 벤처’가 지난달 실리콘 밸리의 CEO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생활비와 사업비용이 높아져 실리콘 밸리를 떠나고 싶어하는 기업들은 유력한 대체지역으로 미국 내에서는 ‘실리콘 포리스트’(Silicon Forest)로 불리는 시애틀 주변지역을, 해외에서는 독일의 ‘실리콘 색소니’와 싱가포르의 ‘인텔리전트 아일랜드’ 등을 꼽았다.
시애틀이 IT 도시로 성공하게 된 요인으로는 컴퓨터 분야에서 미국 대학 중 8위의 실력을 갖고 있는 워싱턴대(UW)등 IT분야에 강한 연구기관과 풍부한 노동력이 있기 때문이다.
실리콘 밸리의 스탠퍼드대와 버클리대, 보스턴의 하버드대와 MIT대처럼 워싱턴대는 시애틀 지역 IT기업들에 대한 주요 인력 공급원이 되고 있다. 물론 세계 최대의 항공기 제조업체로 8만 명을 고용하고 있는 보잉사의 연구 인력 등이 지역의 강력한 기술력도 뒷받침이 됐다.
또 쾌적한 환경으로 1996년 경제주간지 포천이 미국에서 일과 가정이 조화를 이루는 살기 좋은 도시 1위로 선정할 만큼 높은 삶의 질도 시애틀로 첨단 인력들을 끌어들여 하이테크 산업을 발전시킨 주요 요인의 하나로 꼽힌다.
시애틀은 벤처투자 자금 규모에서 실리콘 밸리의 7분의 1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등 몇 가지 면에서 아직 실리콘 밸리에 맞먹을 수준은 되지 않지만 IT 도시로서의 미래는 밝다.
MIT대의 레스터 서로우 교수가 ‘미래의 주요산업’으로 지적한 7개 산업 중 시애틀은 항공, 컴퓨터 소프트웨어, 바이오테크놀로지, 통신 등 4개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