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세기 우리아이들... 어떻게 기를까
▶ 전정재 박사
몇달 전에 한국에서 속독(speed reading)에 관해 강의해 달라는 부탁이 있었다. 속독은 60년도에 유행하였다가 70년대 학계의 주의를 좀 끌었을 뿐 근래 학계에서는 다루지도 않는데 그런 부탁을 받았으니 조금 당황했다.
가끔 학자들이 책 읽는 것을 자동차에 비교한다. 다시 말해서 역사, 지리, 사회학 등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읽기’이기 때문에 자동차가 좋아야 빨리 가지 않으냐는 등으로 쉽게 비교한다. 그러나 책을 읽는 목적이 그저 빨리 한 지점에서 다음 목적지에 도착하는 교통수단에 불과하다면 속독이 얼마나 효과적일까? 그저 읽어야할 양을 빨리 읽어 내가기 만하면 되니까!
그러나 읽기란 그 과정에서 (1)모르던 것을 깨닫고, (2)새 정보 수집도 하며, (3)읽는 글(시)의 아름다움에 흠뻑 젖어 보기도 하고, (4)생각의 정리정돈도 하며, (5)연결, 응용 등을 하여 전에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을 읽는 도중에 생각도 해내며, (6)상징(symbol)을 통하여 새로운 세계를 개척해 나가기도 한다. (7)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이야기속 주인공을 통해 또 주제를 통해 자신을 돌볼 줄 알게 되며, 자기 개발이나 향상도 할 수 있다. (8)특수한 경우에는 읽기의 경험을 통해서 자신의 문제 해결(읽기 요법)도 할 수 있으며, (9) 상용(business)에서 집문서, 공문 등의 소위 ‘fine print’, 즉 아주 자세한 것까지 읽을 줄을 알아야 하며, (10)행간의 숨은 뜻은 물론, (11)어떤 글이 왜 안 쓰여져 있을까? 즉, 안 쓰여진 글(입체적)까지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이 11가지 이상의 일을 읽는 과정에서 일일이 이행하여야 하므로 빨리 읽는다(속독)는 것이 효과적이 못 된다. 그렇다면, 읽기란 빨리 읽기(속도, speed reading)보다는 효과적인 읽기(effective reading)라야 된다.
*’효과적인 읽기’란 무엇인가?-우선 스키밍, 스캐닝과 클로즈 읽기를 겸하는 것이다.
1. 스키밍(skimming)-주제(main idea)가 무엇인가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
2. 스캐닝(scanning)-어떤 정보나 문제의 추궁하는 답이 무엇인가를, 그 찾는 것이 무엇인가를 우선 읽기 전에 알고 있어야 한다. 특히 글이나 리포트를 쓰기 전에 자신이 무엇이 필요한지를 찾아내야 한다
3. 클로즈 읽기(close reading)-스캐닝과 스키밍을 할 줄 알면 클로즈 읽기 단계로 들어가게 된다. 클로즈 읽기란 아주 자세히 읽는 공부 방법(study skills)이다. 그렇다고 무엇이나 다 자세히 읽었다고 효과적이 아니다. 예로, 시험을 치르거나 숙제를 할 때 너무 시간을 끌면 다 끝내지 못한다. 또 이런 경우 아주 쉬운 것도 틀린다(예: 캘리포니아의 수도를 미국의 수도로 착각, 자세한 것까지 너무 신경을 쓰다보니 그런 분위기에 휩쓸려 실수를 한다). 그러니 극(너무 자세한 것)과 극(너무 소홀히 하는 것)은 항상 비슷하듯이 무엇이나 같은 속도로 자세히 읽는다는 것은 모르고, 늘 자기는 시간이 모자라서 무엇이나 끝을 잘 못 낸다는 압박감 때문에 겉의 행동은 차분해 보일지 모르나 마음은 늘 초조하게 된다. 즉, 부주의한 실수를 하게 마련이다.
*덮어놓고 자세히만 읽는 학생들의 특징:
A. 단어 같이 평등하지 못한 것도 없을 것이다.
1. 이런 학생은 어느 단어나 똑같이 읽는다. 우선 주요 단어(key words)를 구분하는 준비부터 해야 된다. 클리닉에 오는 한 11학년 학생은 이 중요 단어만 골라내는데 3개월이 걸렸다.
2. 주요 단어를 골라내지 못 한다는 말은 요점을 못 잡아낸다는 말과 비슷하다. 위의 학생은 3개월 후 주요 단어를 골라내기 시작했고 다시 2개월 후엔 주요 문장을 골라내기 시작했다.
3. 주요 문장을 골라내기 시작하더니 다음은 주요 문단(paragraph)을 골라내기 시작했다.
4. 주요 문단 고르기에 성공하고서는, 서론·본론·결론짓기를 자동적으로 진행한다.
이것을 요약해 보면 (i)단어→(ii)요점→(iii)문장→(iv)문단→(v)서론/본론→(vi)결론까지 된다. 위에서 사례를 든 학생은 요점을 중요 단어에서 찾았고 다음에 잡아냈지만, 가끔 다른 학생들은 주요 문장이나, 문단 사이에서 잡아내기도 한다.
B. 학생들이 이렇게 주요 단어/문장/문단을 골라내는 능력이 생기는 동시에 이 때 어떤 것을 안 읽고, 무시하고, 넘어가야 된다는 것을 동시에 할 수가 있다. 즉, 읽는 것의 속도가 생기기 시작한다(그러나 이것이 speed reading은 아니다).
*언제 클로즈 읽기(close reading)로 하나?
A. 사업용(business)의 책을 읽을 때 절대로 필요하다. 예를 들면, 상용보고(business report)에서 쉼표나 숫자 하나를 잘 못 읽음으로써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크다는 것은 말할 나위조차 없다. 컴퓨터의 틀린 key가 문장/문단을 완전히 다르게 만들어 놓을 수도 있다.
B. 역사, 과학이나 영어 책들을 읽을 때: (i)원인과 결과 (ii)분석 (iii)여파 등 아주 작은 것을 잘 못 읽었을 때 개념 파악이 안 될 수 있다.
C. 서류를 읽을 때, ‘fine prints까지 읽었느냐?’라고들 말을 한다. fine prints라면 작은 글자로 쓴 것도 있겠지만, 이것은 ‘아주 자세히 읽었느냐?’라는 말이다.
<결론>
속독(speed reading)은 ‘읽는 속도’를 말하는 것이지 읽기의 효율성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읽기’란 읽는 도중에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것(과정)이기 때문에 빨리 읽는다고 잘 읽거나 좋은 것은 절대로 아니다. 그래서 글을 잘 읽는다는 것은 속독을 하는 것이 아니다. 스키밍, 스캐닝, 클로즈 읽기 등을 필요할 때마다 번갈아 하는 것이 잘 읽는 것이다. 이런 읽기를 ‘효과적인 읽기’라 한다(여기에서 속독을 안 한다고 하여 읽기의 속도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반대로 학생의 읽기 수준 측정에 반드시 생각하고 참고하는 것이 그들의 읽기 속도임을 알려드린다).
이 효과적인 읽기를 정말 효과적으로 할 때, 행간의 숨은 뜻도 이해하게 되며, 쓰여진 글은 물론 안 쓰여진 글까지 이해할 줄을 알고 또 글을 통해 읽기 요법도 할 수가 있다. 이것은 클로즈 읽기를 통하여야만 할 수가 있다.
문의: (909)861-7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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