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캘리포니아화제
▶ 북가주마을 네바다시티 닷컴부자 몰려 몸살
인터넷 중심의 첨단산업이 급속히 팽창하고 있는 가운데, 실리콘 밸리의 외곽 타운들이 닷컴 개발열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북부 150마일 지점에 위치한 네바다 시티가 그 대표적인 경우다.
일찍이 사람들이 황금을 찾아 서부로 몰려들던 시절, 네바다 시티는 ‘골드러시’ 의 한 중심지였다.
인구 2,000여명의 작은 시골타운 네바다 시티는 수년전까지만 해도 골드러시 시대의 옛스러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새 실리콘 밸리가 외곽으로 팽창을 거듭하면서, 평온하기만 하던 네바다시티도 첨단기술의 위력앞에 그대로 노출되었다. 실리콘 밸리의 벼락부자들이 보다 쾌적한 주거환경을 찾아 대거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주택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교통체증은 갈수록 심화되었다.
지난 1년동안, 네바다 시티의 주택가격 상승률은 캘리포니아 주에서도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옛 시절의 향수를 간직한 통나무 집 곁에는 초호화 맨션들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섰다. 그리고, 그래스 밸리 사적지 구역 안에는 스타벅스 커피점이 입주했다. 개척시대의 골드러시가 첨단산업 시대의 골드러시를 만난 것이다.
이는 비단 네바다 시티 에만 국한되는 현상이 아니다.
닷컴 세계의 중심지가 된 골드러시 타운들은 하나같이 끝이 보이지 않는 팽창을 계속하고 있다. 첨단기술 관련 기업 및 개인들이 포화상태에 이른 실리콘 벨리를 탈출, 인접지역으로 피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은 실리콘 밸리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북쪽 101번 도로 주변부, 소노마 카운티내의 모든 타운들에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오랫동안 포도밭 및 농장지대로 유명했던 이 일대가 최근 수년새, "텔레콤 앨리", 즉 정보통신산업의 메카로 변하고 말았다.
오랫동안 이 지역의 주산업이던 포도농사도 첨단산업에게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물론이다. 이곳 주민들은 자신들이 "졸리울만큼" 평화롭고 한적한 타운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자부심과 기쁨을 갖고 살아왔었다.
실리콘 밸리에서 남쪽으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살리나스 타운도 전형적인 노동자 타운에서 첨단기술 타운으로 변모했다. 근년들어, 이 타운에 신축된 주택들의 20%는 실리콘벨리에서 이주한 첨단기술 종사자들이었다.
또, 살리나스 인근 "세계 마늘의 수도"라고 자칭하던 길로이 타운도, 산호세 지역의 첨단기술 종사자들의 베드타운으로 변모했다.
부의 관점에서 볼 때, 이런 변화들은 지역주민들에게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동시에 복잡한 생활패턴과 교통체증이 낭만적인 시골풍경과 평화로운 생활양습을 파괴한다는 점에 대해 주민들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
"우리지역의 인구밀도가 뉴욕시 맨해턴에 맞먹는다는 인구통계가 있다"
애나 카발리노 살리나스 시장은 말한다.
실리콘 밸리로부터 대량 인구유입 사태를 맞고 있는 이들 시골타운들이 당면하고 있는 핫이슈는 ‘성장제한’ 문제다.
위에서 언급한 네바다 시티는 오래 전부터 닷컴 피난민들의 표적이 될 숙명을 갖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랫 전부터 이곳에는 소규모 전기업체들이 많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이 타운에는 66개의 첨단기업들이 진출해 있고, 최근 수년새 주택구매자들의 30%가 첨단산업 종사자들로 채워졌다.
네바타 시티는 그림같은 목가적 풍경과 유바강의 아름다운 전망, 그리고 야생적인 풍광을 골고루 갖춘 지역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한 세대 전에는 많은 예술가들과 작가들, 그리고 히피들이 이곳으로 몰려 들기도 했다. 그 중에는, 마크 트웨인과 클럽 메드도 포함되어 있었다.
당시, 이 지역의 토박이 벌목꾼들과 농부들은 전입 예술가들을 경계의 눈초리로 바라보곤 했다. 그들이 시골생활에 합당한 전원적 성향의 소유자들인지 의심했던 것이다.
이곳에서 골동품 자동차 수리판매업을 하는 톰 브리드웰은 20년 전 이곳으로 이주했다.
자녀들을 키우기에 이보다 더 이상적인 장소가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톰과 그의 아내는 이곳에 태양열 설비를 갖춘 통나무 집을 짓고 전원생활을 시작했다.
오늘날, 브리드웰에게 있어서 새로운 전입자들은 일종의 혼합된 축복이다.
그는 새로 입주한 거대 컴퓨터 모뎀제조업체 3Com에 대해 이렇게 표현한다.
"그들은 작은 연못에 첨벙 뛰어든 큰 물고기와 같다. 작은 타운이 큰 세상과 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끝이 보이지 않는 개발열풍과 교통체증이 걱정스럽기만 하다.
지난 해에는 또, 시스코 시스템사가 패탈루마 소재 세렌트 사를 73억달러에 매입, 이 일대의 산업지형도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이 밖에도, 시스코 사는 지난해 이 지역에 있는 파이벡스 시스템즈 사를 3억 2,000만달러에 매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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