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봄, 가을 두 차례에 걸쳐 노스캐롤라이나 하이포인트에선 미국에서 가장 큰 가구쇼가 열린다. 전 미국 가구의 집결지일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딜러와 바이어까지 몰리는 이 가구쇼는, 400만스퀘어피트에 달하는 거대한 쇼룸과 도시 각처에 흩어진 크고 작은 개인 쇼룸이 많아, 처음 방문하는 이에게는 혼란 그 자체이다. 이번 가구쇼의 특징은 메탈의 강세로 요약 될 수 있을 것 같다.
먹을 곳도 변변찮고 숙박요금 또한 엄청나게 비싸 그나마 있을 곳조차 찾기 힘든 이 타운은 "Nothing but Furniture!"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딜러와 디자이너 외에는 철저히 통제가 불가능한 등록절차와 8일 동안 진행되는 각종 세미나와 프로모션을 보면서 이 곳에서 찾지 못하는 가구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할만큼 큰 규모에 압도당하고 말았다.
새로운 제품 소개와 이번 시즌의 인테리어 경향까지 파악케 하는 이 쇼는 가구뿐 아니라 각종 액세서리까지 전시되어 토탈 인테리어의 추세를 공부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디자이너들은 항상 변화를 만지고 느끼고 반영해야만 한다. 모든 스타일의 영향은 가구 공장의 집결지인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나오며 부산히 움직이며 자료를 챙기고 물건을 사는 딜러와 디자이너들은 많은 정보를 교환하기에 바빴다. 일주일을 부지런히 다녀도 5번은 더 와야 한번씩은 스쳐만 가면서 둘러 볼 수 있다는 미국 디자이너의 말을 실감 할 수 있었다.
모던 스타일에서, 하이앤드 클래식, 어떤 가격대, 어떤 스타일도 고루 구경 할 수 있는 이 쇼의 특징은 어떤 것이라도 함께 갈 수 있는 믹스 스타일이지만, 반드시 매치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없는 듯 했다.
로맨틱 잉글리시와 프랜스 룩이 인기를 끌었으며 브리티시 코로니얼과 아일랜드 룩 스타일이 주목을 받았다. 특히나 야생동물, 코끼리와 원숭이가 램프나, 세라믹, 쿠션, 벽장식 등에 많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동물 가죽패턴이 쿠션과 베드 스프레드, 소파까지 계속 유행되고 있었는데 심지어 많은 방문자의 옷과 가방에서조차 동물스킨 패턴이 많이 등장해 패션과 이어지는 인테리어의 연관성도 생각해 보았다.
알렉산더 쥴리앙처럼 패션 디자이너로 성공한 후 페인트, 벽지, 페브릭, 커튼, 가구, 에리어 럭등 인테리어 토탈 디자인으로도 성공한 이는 인테리어도 방에 옷을 입히듯 하는 컨셉으로 주목받고 있어 앞으로는 인테리어에 맞는 패션 감각도 요구될 것 같다. 언젠가 감각이 뛰어난 한 클라이언트는 집의 가구와 커튼의 조화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 색상이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은 방문객은 퇴장시키겠노라 하고 경고했다는 우스갯소리를 하였다. 그만큼 색감은 중요하고 민감하지만 밋밋한 구석에 강한 포인트를 과감하게 주는 것도 필요하다.
구슬 달린 램프며 테이블 커버, 실크 쿠션도 주를 이루고 에로틱한 실크 역시 강세이며 오리엔탈 무드의 실크베딩과 스크린, 대나무 의자와 각종 액세서리도 눈에 띄였다. 유러피언 스타일과 핸드 페인트된 각종 가구들(특히 어린이용 가구) 또한 강세였는데 아이들 가구에서는 해리 포터를 주제로 한 가구도 등장해 주목받았다.
로맨틱하고 센티맨탈한 컬러가 모든 스타일에 적용되고 리치하고 딥한 컬러와 뉴추럴한 색상도 럭스리한 린넨에 자주 접할 수 있었다.
커브된 아이언 제품과 고급스런 여행 트렁크를 쌓는 아프리칸 스타일도 동물스킨 패턴과 함께 어울려 등장했고 큰 사이즈의 거울은 벽에 빛나는 보석 같이 새로운 스타일로 빛을 발했다. 메탈을 거울 위에 아름답고 드라마틱하게 꾸민 벽장식이며 바닷가에 세컨홈을 가진 이가 많아서인지 각종 장식품과 벽지, 쿠션, 가구 등에도 해변가 풍경이 많이 등장했다.
모든 것이 로맨틱 무드로 마켓을 채우고 있었고 새롭고 많은 경험들이 나를 가득 채웠다. 각 클라이언트마다 맞아떨어지는 제품을 찾을 때마다, 신나고 재미있는 설렘도 꽉꽉 채우니 종일 걸어다녀도 다리 아픈 줄 느끼지 못한 것 같다.
늘 새로움을 대하고 많은 정보를 저장하는 일에 게으르지 말아야겠음도 다짐했다.
문의 (888)848-0360, (909)838-9991, janicej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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