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수입산 ‘터미네이터’ 아놀드 슈왈제네거(53)가 앞으로는 R등급(17세 미만 관람시 부모나 성인동반 요)이 아닌 PG-13등급(13세 미만 관람시 부모의 적극적 안내 요) 액션영화와 가벼운 터치의 코미디 영화에만 나오겠다고 밝혔다.
슈왈제네거는 최근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50대의 세 아이의 아버지로 할리웃 영화가 너무 폭력적이라는 비판에 귀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면서 “책임을 짊어져야 할 나이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폭력의 수위를 낮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슈왈제네거의 이런 다짐은 오는 11월17일 미전국에서 개봉될 액션영화 ‘제6일’(The 6th Day·사진)에서부터 현실화된다. 이 영화에서 슈왈제네거는 자신과 똑같은 모습의 복제 인간으로부터 자기 정체성을 탈환하기 위해 폭력을 휘두르나 그의 과거 폭력영화에 비하면 그 정도가 많이 순화됐다는 것이 영화를 미리 본 사람들의 얘기다. 이 영화는 컬럼비아작으로 감독은 007 시리즈 ‘투모로 네버 다이즈’를 만든 로저 스파티스우드.
‘토탈 리콜’ ‘터미네이터 2’ 및 ‘트루 라이즈’ 같은 R등급 영화에서 무지막지한 폭력을 행사하던 슈왈제네거의 폭력자제 발언은 자가당착적으로 들릴지 모르나 그는 이제 성장하는 아이들의 아버지이자 빅스타로서 할리웃이 사회에 모범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믿고 있다.
슈왈제네거는 이밖에도 인터뷰에서 자신은 공직에 출마할 것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케네디 가문의 마리아 슈라이버와 결혼했으면서도 열렬한 공화당원인 그는 부시 대통령에 의해 대통령 직속기관인 신체단련위위원장으로 임명된 바 있다.
정치가문의 일원이요 또 정계 거물들과 사이가 돈독한 그는 그동안 수없이 주위로부터 정계에 진출하라는 종용을 받아왔다. 슈왈제네거는 자기가 그동안 신체단련위와 자신의 공공봉사단체인 도시경기재단을 운영하면서 자신의 통치능력을 점검해 왔다고 한다.
그는 현 민주당 정권은 물론이요 과거 공화당 정권에 대해서도 매우 비판적이다. 슈왈제네거는 “지난 20년간 정부는 사람들이 보다 나은 부모가 되도록 하는데 아무 기여도 못했다”고 지적한 뒤 “맞벌이 부부가 대부분인 미국 가정은 방과 후 프로그램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슈왈제네거는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은 절대적으로 부모들에게 달려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는 연예산업이 사회적 병폐를 유발시킨다는 주장에는 반대하고 있다.
슈왈제네거는 자신이 언제 어느 공직을 위해 출마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지만 4년 후 캘리포니아주 출신 연방상원의원 바바라 박서의 임기가 끝날 때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주위의 견해다. 공화당이 애지중지하는 다크호스인 슈왈제네거는 자신이 공직에 출마할 경우 다음과 같은 두 가지를 지키겠다고 인터뷰를 통해 공약했다.
첫째, 봉급을 받지 않을 것이며 둘째, 선거비용은 전액 자비 부담한다는 것. 영화 한편 출연료가 2,500만달러이니 남의 돈을 축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슈왈제네거는 현재 논스톱으로 영화 출연이 잦다. 그는 지금 멕시코에서 촬영중인 액션 스릴러 ‘코래터럴 대미지’(Collateral Damage)에서 자기 가족을 살해한 테러리스트를 쫓는 연방경찰로 출연중이다. 그리고 내년 3월에는 ‘터미네이터 3’의 촬영에 들어가는데 여기서 슈왈제네거는 여자 인조인간과 사생결단을 하게 된다.
그런데 슈왈제네거는 지난 1997년 가벼운 심장수술을 받으면서 할리웃의 매정함을 톡톡히 경험한 바 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의사와 본인이 모두 ‘슈왈제네거의 건강 이상무’라고 강조했는데도 이 때부터 메이저 스튜디오들은 그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할리웃에서는 질병이 있는 스타는 금기인물로 찍혀 배우들은 병이 든 후에도 이를 숨기는 게 흔한 일. 그러나 슈왈제네거의 경우는 건강한 데도 수술 받았다는 이유로 영화출연 제의가 끊어지고 말았다. 그는 당시 ‘나는 전설이다’등 몇 편의 영화출연 계획을 스튜디오와 논의 중이었는데 수술후 모든 계획이 취소되고 말았다.
슈왈제네거는 “평소 같으면 리턴콜을 하던 사람들이 전화도 안하더라”면서 “할리웃이 생각하는 것은 오로지 한 인간을 어떻게 팔아먹고 마케팅 할 수 있는가 하는 것 뿐”이라고 모든 것을 수지타산에 의해 평가하는 할리웃의 비정한 생태를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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