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드라마 속에 `양아치’로 분류되는 캐릭터들이 전면에 부각되고 있다. 속어로 `니마이(전형적인 주연배우의 일본식 표현)와 쌈마이(3류 배우)의 중간’이라 불리우는 이들은 대개 터프가이의 외향을 갖고 있지만 나름대로 살아가는 이유와 그들만의 특징이 있다. KBS 2TV <가을 동화>의 태섭(원빈), SBS TV <줄리엣의 남자>의 기풍(차태현), MBC TV <비밀>의 준호(류시원)가 그 주인공이다.
▲부모에 얽힌 아픔
준호의 아버지에 관한 설명은 처음부터 없었다. 아마 유복자이거나 그 비슷한 사연을 간직했으리라는 짐작이 간다. 편모 슬하에서 `왕자님’ 대접을 받으며 자랐지만 그마저 어머니의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졸지에 고아가 되고 만다. 고생 모르고 살던 귀공자가 졸지에 사회에 던져지는 계기가 된다.
태섭은 전형적인 재벌가의 서자. 젊은 엄마가 늙은 부호의 눈에 들어 살림을 차렸고 그 과정에서 태어났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집안의 천덕꾸러기라는 운명을 타고나 `당연히’ 이복형과 누나의 등쌀에 비뚤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버지가 아직 살아있어 막내아들인 그를 귀여워해 계속 `거두어주고’ 있다는 것.
기풍은 어린 시절 아버지를 교통사고를 잃는다. 그런데 그 고통에서 채 헤어나기도 전에 어머니가 그를 버리고 재혼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서로 얼굴을 보지 않고 살고 있다. 사채업계의 큰손인 할아버지가 어린 손자의 인생이 불쌍해 금이야 옥이야 키우는 과정에서 손을 쓸 수 없는 `탕아’가 되고 만다.
▲수많은 여성편력 후 한 여자에게 정착
준호는 사실 마음속으로는 오직 한 여자뿐이다. 초등학생 시절 연정을 품었던 희정(김하늘)에게 늘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희정은 손에 들어오지 않았고 전학과 유학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여러 여자를 만났다.
일부러 바람둥이를 자처한 것은 아니었지만 `오는 여자 안 막고 가는 여자 안 붙잡는’ 그냥 그런 생각이었다. 그러다 갑작스런 귀국으로 10여년만에 희정을 다시 만난 후 잊고 있던 사랑의 감정을 되찾았다.
태섭과 기풍은 전형적인 플레이보이로 누구를 사랑해본 적이 없었다. 아니 사랑이란 감정은 사기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다. `치마 두른 사람은 다 좋다’는 사고방식으로 적극적인 애정행각을 벌여왔다. 그것이 나름대로의 고통을 감추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고 여기에는 어머니에 대한 일종의 복수 심리도 작용했다.
그런데 둘다 임자를 만났다. 태섭은 얼굴을 모른채 티격태격하던 호텔 전화교환수 은서(송혜교)에게, 기풍은 자신에게 100억원의 빚을 지고 있는 백화점 여사장 채린(예지원)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태섭은 온통 굽신거리는 여자들 속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벌레 취급하는 은서를 처음에는 호기심의 대상으로 삼았다가 어느새 사랑하게 됐다.
기풍은 채린에게 처음부터 끌렸다. 채린은 어머니를 닮은 여인인 것이다. 생전 이타심을 발휘해본 적이 없는 그가 채린을 위해서라면 발벗고 나서는 것은 바로 그때문이다.
▲터프함을 가장한 겉모습 속의 진한 외로움과 부드러움
세사람 모두 가슴 속의 진한 외로움을 터프함으로 가장하고 있다. 괜시리 껄렁대고 괜시리 강한 척 하지만 조금만 속을 들여다보면 사랑에 목말라하는 약한 모습이 보인다. 누구못지 않은 풍부한 감성과 부드러움을 간직하고 있지만 절대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그것이 나름대로의 콤플렉스를 감추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저 신나게 살고 즐기며 사는 것만이 마음속의 슬픔을 잊게 하는 것인 양 되는대로 살아왔다. 하지만 이들도 사랑하는 여인 앞에서는 봄볕에 눈 녹듯이 가식의 외투를 벗어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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