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전 ‘애인같은 아내’라는 칼럼이 나간후 몇몇 남성독자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말하자면 항의전화였다. 한국남자들이 로맨틱하지 못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애인 같은 아내’를 만들 책임을 일방적으로 남편에게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내용이었다. “애인대접을 받으려면 아내쪽에서 먼저 그만한 노력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여자들은 왜 공짜로 받을 생각만 하나”…의 지적들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
칼럼의 의도는 아내들의 정서적 갈증을 이야기하려는 것이었을 뿐 어느 한쪽의 책임을 따지려는 것은 아니었다. 여자들은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연애시절의 달콤함에 대한 그리움이 항상 있으며, 남편들이 그 정서적 허기를 조금만 이해한다면 많은 아내들이 지금보다 훨씬 행복해질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그렇다고 사랑스럽지도 않은 아내, 예쁘지도 않은 아내에게 ‘사랑한다’‘아름답다’고 주문을 외우듯 말할수는 없는 노릇이다. 남편들의 말을 들어보자.
남매를 둔 30대의 남편. 그는 30대중반에 이미 ‘아줌마로 푹 퍼진’ 아내가 불만이다.
“(아내가) 첫 아이 태어났을 때만 해도 괜찮았는데 둘째 아이 태어나면서 부터는 완전히 ‘아줌마’예요. 아이들 키우느라 힘든 줄은 알지만 남편에게도 어느 정도는 관심을 써야지요”
회사에 가면 세련된 여성 동료들, 가끔 술집에 가면 섹시하고 애교넘치는 여자들이 많은데 부스스한 머리에 너저분한 티셔츠 걸치고 긴장이라고는 없는 표정을 한 아내를, 단지 아내라는 이유로, 예쁘게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여자들이 결혼만 하고 나면 정신적·육체적으로 자기를 가꾸는 일에 너무 등한하다는 지적은 늘 있어왔다.
언젠가 신문에서 읽은 조크가 있다. 어느 아내가 남편의 애정이 식은 것같아 도사를 찾아가서 도움을 청했다고 한다. 도사는 어떤 주문을 적어 남편에게 주라면서 아내에게는 절대로 보지말라고 다짐을 했다. 주문을 전해받은 남편은 그날로 태도가 180도 바뀌며 아내를 열정적으로 대했다. 아내는 너무나 궁금한 나머지 어느날 남편이 외우는 주문을 몰래 엿들었다. 주문은 “저 여자는 내가 모르는 여자이다”였다.
매일 같이 살면서 ‘모르는 여자’의 신비함을 갖기는 물론 불가능하다. 그렇기는 해도 ‘모르는 부분’‘아내에게 저런 면이 있었나’싶은 신선함은 가끔 있어야 하는데, 세상 다 산 여자처럼 퍼진 모습에서는 매력을 느끼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애정이라는 불꽃도 캠프파이어처럼 땔감을 계속 집어넣어야 꺼지지 않는다.
미국남편들의 다정다감함에 대한 여성들의 부러움에 대해서도 남성들은 할말이 있었다. 신문사의 한 후배가 남편에게 “이웃의 미국남편들처럼 내게 잘해줄수 없느냐”고 물었더니 그 남편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 “한국에서 지상사 주재원으로 온 친구들을 보면 아내들이 극진하더라. 출근할 때면 아내가 신발 꺼내 신발끈까지 매주고 집에 돌아오면 양복 벗겨 걸어주고… 남편을 왕같이 받들더라. 내가 그런 아내들 예를 들며 비교하면 당신은 기분이 좋겠는가”
전근대적 주종관계가 느껴지는 서비스는 아니더라도 아내로부터 섬세한 보살핌을 받고 싶은 마음은 어느 남편에게나 있을텐데 아내들은 종종 그걸 잊어버린다. 이혼한 어느 50대 여성의 경험담이다.
“아이들 자라는 동안 과외할동 데리고 다니고 공부하는 것 도와주느라 남편에게 신경 쓸 틈이 없었어요. 남편은 집에 오면 물위에 뜬 기름같이 외톨이였지요. 그러던 어느날 보니 남편이 젊은 여자와 같이 있더군요. 내가 남편을 밖으로 몰아낸 것이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너무 후회가 돼요”
그러면 남편들은 어떤 아내를 바라는가. 전화를 걸어온 분들중 한 정신과 의사의 말을 인용한다.
“남자는 원래 방황기가 있고 좀 불안정하지요. 비바람이 쳐서 배가 항구에 정박할 때면 닻이 되어주고, 날씨가 맑아져 배가 항해할 때면 돛이 되어주는 여자, 그런 아내를 바라지요. 그런데 어떤 아내들은 덫 같아서 남편을 꼼짝 못하게 옭아매려고만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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