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수강료가 700달러에 불과하고, 20개월의 훈련과정을 마치면 초봉 5만달러의 직장이 보장되는 학교가 있다면...
대학 학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요즘, 대학진학생 자녀를 둔 학보모들이라면 귀가 솔깃해질만한 소식이다.
LA의 밴나이스 공항에는 ‘유니파이드 프로그램’이라는 직업항공학교가 있다.
미 전역에는 약 180여개의 직업항공학교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공항부설 항공학교는 불과 몇 개 안된다.
이 학교의 전체 프로그램 기간은 20개월이며, 수강생은 150명 수준이다. 이 학교에서는 매년 30내지 50명 정도의 졸업생을 배출하는데, 일단 학교를 졸업하면 고소득의 직장이 거의 보장된다.
이 학교에서 현재 교육을 받고 있는 23세의 케빈 핑켈은 이렇게 자랑한다.
"항공정비는 나의 소명이다. 나는 손에 묻는 기름떼를 사랑한다. 주변에서 이착륙하는 항공기 소음이 내 귀에는 음악소리처럼 들린다"
미국에서 고도의 경제호황이 계속되면서, 항공산업은 비행기를 정비할 수 있는 정비사들을 배출해 내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팽창해 왔다. 그 결과, 요즘 항공업계에서는 마치 일류 프로스포츠 선수들을 스카웃하는 것처럼, 너도나도 유자격 항공정비사들을 확보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최근의 항공기 정비사에 대한 수요는 전례가 없을 만큼 폭발적이다. 지난 5년 사이, 유자격 정비사들의 임금은 30퍼센트 정도 인상되었다"
노스밸리 항공학교의 베테런 교관 필 스트럭은 말한다.
스트럭은 항공정비사들의 평균연봉이 이제 적게는 7만달러, 많게는 9만달러 수준이 되었다고 말한다.
밴 나이스 공항 항공프로그램에서 기술을 연마하고 있는 핑켈과 동료 훈련생들은, 이처럼 정비사 수요가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서 취업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큰 행운아들이다.
미국 연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연간 1만 2,000여명의 신규 항공정비사들이 필요한데 비해, 연방항공국(FAA)이 연간 허가하는 유자격 항공정비사의 수효는 8,100명에 불과하다.
일부 항공사들은 항공학교 수강생들에게 장래 취업을 조건으로 학비전액을 제공하기도 하고, 선계약 보너스로 2,500달러를 지불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항공정비사의 폭발적인 수요증가의 원인으로 경제호황 외에도, 다음의 몇가지 요인을 더 꼽는다.
무엇보다, 항공산업에는 주기적인 사이클이 있는데, 최근 수년간 항공산업이 그 최정점에 올라와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다음으로, 군대에서 민간분야로 이동한 기존 항공정비 인력의 노화현상을 들 수 있다. 그 밖에, 컴퓨터, 자동차 정비, 기타 다른 기술관련 산업들의 대대적인 구인광고 공세도 항공정비사들의 공급부족을 촉진시켰다.
최근 수년간 미국에서 최고의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디즈닐랜드, 유니버설 스튜디오등 주제공원 산업의 경우, 해가 갈수록 진화해가는 각종 복잡한 놀이기구들을 운영하기 위해, 항공정비사들을 대거 차출해 가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같은 폭발적인 항공정비사 수요증가에도 불구하고, 밴 나이스 공항의 항공정비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들의 인지도가 바닥을 맴돌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밴나이스지역을 포함하고 있는 LA 통합교육구내 주민들조차도 이 프로그램에 대해 거의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한 프로그램 관계자는 말한다.
이에 따라, 이 학교는 신입생들의 등록을 촉진시킬 목적으로, 최근 18만여 가정에 수강내용을 소개하는 안내책자를 우송했다.
이 소개책자에 따르면, 밴 나이스 공항 프로그램의 전과정을 수료하는데 필요한 수강료는 단돈 700달러다. 다른 사립항공학교의 일년 수강료가 1만 6,000달러에서 2만 2,000달러선인 점을 감안할 때, 이 학교는 거의 무료나 마찬가지다.
24세의 아프리카계 수강생 제프리 카두는 말한다.
"밴나이스 항공학교야 말로 내 인생의 꿈이다. 아프리카 대륙 전체를 통틀어서, 이같은 항공학교는 한 군데도 없다"
일년전 이 학교를 졸업한 마이클 버바는 현재, 첫해 연봉으로 5만달러를 받고 있다. 그는 밴 나이스 항공학교에 입교하기 전까지, 수퍼마켓 점원 등 밑바닥 인생을 전전했었다. 버바는 자신의 첫해 연봉 5만달러와 앞으로의 전망을 생각할 때, 스스로 자신의 행운을 믿을 수 없을 정도다.
밴나이스 항공학교 학생들이 사용하는 항공기들은 주로 군이나 민간 항공사에서 기증한 것들이다.
그 중에는 공군의 전투기를 포함한 9개의 항공기, 시코스키 사가 기증한 대형 헬리콥터 한 대, 그리고 몇대의 소형 비행기들이 있다. 이 외에도, 약 50개의 항공기 엔진이 있어서, 학생들은 마음껏 엔진을 분해하고 조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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