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사람들
▶ 1개 만드는데 1주일, 등판-좌석-다리 자재 달라
펜실베이니아의 목수 제임스 렌디는 지난 16년간 윈저 스타일의 의자를 한번에 하나씩, 손으로 만들어왔다. 그는 이 의자가 "유일하게 미국이 원산지인 가구"라고 생각한다.
가늘고 긴 나무들로 만든 방추형 등받이와 밖으로 벌어진 다리가 달린, 단순해 보이는 윈저 의자는 보다 인체 공학적인 좌석을 제작하려는 때이른 노력의 결과로 렌디는 "치펜데일이나 헤플화이트 스타일의 의자는 하나의 나무로 다리에서부터 등받이까지 수직으로 이어지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뻣뻣해서 방석이나 쿠션을 대지 않으면 잠시도 편안히 앉아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윈저 의자의 초점은 좌석이다. 비스듬히 기울어진 등받이는 "사람이 똑바로 앉도록 인체를 지지하면서" 동시에 편안하게 등을 기댈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윈저 의자는 쿠션 없이도 몇시간이든 편안하게 앉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50세의 렌디는 이 디자인 덕분에 목수가 만든 ‘공예품’이 ‘예술작품’이 됐다고 믿는다.
렌디의 설명에 따르면 식민지 시대 초기 의자 만드는 사람들은 순수한 형태와 기능을 살리기 위해 장식을 삼갔다. 혁신적 디자인의 윈저의자는 빠르게는 1725년 필라델피아에서 처음 생산됐다. 1729년에는 영국왕 조지 3세가 윈저성에서 쓰려고 이 모양의 마호가니 의자를 두 개 주문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후 독립전쟁 때까지 이 윈저 스타일은 벤 프랭클린, 토마스 제퍼슨, 조지 워싱턴을 비롯, 많은 지도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이 됐다.
렌디의 작업장은 펜실베이니아주 얼빌의 15에이커 농장에 자리잡은 1792년형 마차 객차이다. 이곳에서 렌디는 근처 경매에서 발견한 구식 도구로 모든 일을 해낸다. 선술집 탁자, 요람, 촛대와 거울 프레임 등도 만들지만 그가 열중하는 주제는 의자이다. 렌디는 "어떤 가구 제작자든 의자가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진정한 시험물이라고 말할 것"이라고 의자제조의 섬세함과 견고함을 설명했다.
이 지역내 목수들과 자신의 지식과 노하우를 나누는 렌디는 1993년 윈저 의자 만드는 법에 관한 저서를 출판한 바 있고 내년 초 출판을 앞둔 선술집 탁자 제조법도 집필했다. 또한 카운티 페어에서는 자신이 제작하는 7가지 스타일의 윈저 의자간 차이를 설명하면서 일반에게 의자 만들기 시범도 보인다.
렌디가 만드는 의자들은 모두 벽난로에 땔려고 쌓아놓은 것과 똑같은 통나무로 만든다. 렌디는 ‘프로’라고 불리는 구식 끌을 사용, 나무를 계속 뽀개서 가늘게 잘라낸 다음 작업대에 올려놓고 대패질을 하면서 각각의 나무 직경을 동일하게 만든다.
등받이 축은 양물푸레나무, 참나무, 히커리나무를 사용한다. 또 좌석은 포플러나무, 소나무, 다리는 단풍나무나 자작나무로 만들어진다. 이 나무들은 지속적으로 사용한다는 전제하에서 마호가니나 벚나무보다 오래간다. 마호가니와 벚나무는 옷장이나 탁자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인기있다.
다리가 좌석으로 이어지는 부분은 다리 끝이 점점 뾰족해지는 ‘장부’라고 불린다. 뾰족한 다리는 좌석 밑에 연결되고 사람의 무게가 의자에 전달되면 연결부분이 더욱 단단히 조여지게 된다. 그러므로 다리가 일단 좌석에 삽입되면 거의 손으로 빼내기는 불가능하다.
등받이 축 역시 등받이 커브와 팔걸이로 확장된 채로 비스듬히 기울어지기 때문에 인체의 체중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고르게 전달된다. 렌디는 "의자의 어느 부분도 휘거나 비틀어지는 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므로 의자가 구조적으로 균형을 잃거나 약해져서 버리는 일도 없다.
또 부분을 이루는 각각의 나무들에 칠을 하면 의자는 더욱 멋진 모습을 갖춘다. 렌디가 만드는 의자 대부분은 직접 손으로 석은 우유 페인트로 마감한다. 색깔은 역사적으로 가장 정통이라고 믿어지는 엷은 푸른색이나 녹난 것 같은 붉은 색을 사용한다. 렌디는 일일이 손으로 의자에 칠을 한 후 기름으로 마무리한다. 이렇게 의자 하나를 만드는데 약 일주일이 소요된다.
기계 복제품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세상에서 무엇 때문에 구식 도구와 손으로 의자를 만드는데 평생을 바쳐야 하는가라고 궁금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렌디가 보기에 공장에서는 의자를 빠르고 값싸게 만들 수 있지만 질은 떨어진다. 그는 "기계로 만든 의자는 오래 가지 않는다. 나무 결을 감안하지 않는 기계 장비로 나무를 자르고 다듬기 때문에 잘못하면 단단하지 않은 나무로 만든 의자를 살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계로 만든 의자는 또 접착제가 마르면 망가진다. 렌디는 "공장에서 만든 의자가 20-30년정도 멀쩡하면 운이 좋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10-15파운드 무게가 나가는 수공 의자는 매일 몇백 파운드의 체중을 지탱하도록 디자인됐고 2세기 이상 지속될 정도로 견고하다"고 말했다.
의자를 구입할 때는 ‘수공’이란 딱지가 단순히 기계로 자른 부분들을 손으로 조립한 것은 아닌지 확인해 봐야 한다고 렌디는 조언한다. 렌디가 만드는 의자는 스타일과 마감에 따라 500달러서 1,000달러 선에 판매된다. 렌디는 평생동안 사용할 수 있는 의자를 만드는데 일주일쯤 걸리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는 "200년 전에 만든 윈저 의자가 오늘날 개당 5만 달러 이상에 팔리는데 그중에는 단순한 박물관 전시용품이 아니라 지금도 앉을만한 것들이 많다"라고 수공 제품의 뛰어난 품질과 가치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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