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미 최고 고고학 발굴지, 케이블카 건설안 논란
캔사스 시티에서 온 배낭여행자 닉 하지든(23)은 최근 해마다 6만5000여명이 찾는 험난한 페루의 ‘마추 피추’를 오르면서 현대가 과거에 휘둘러대는 온갖 핍박의 현장을 목격했다. 남미에서 가장 유명한 고고학 발굴지이며 경치좋은 밀림 지역으로 알려진 마추 피추로 이르는 5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등반길에 관광객이 버려진 플래스틱 병, 여행객 무리가 디젤 매연을 뿜어내는 낡은 버스를 타고 산 꼭대기까지 오르는 행위, 인근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마을에 늘어선 기념품 장사아치들과 마을 강물에 가득한 오물이 바로 그것이었다.
하지든은 최근 승인을 받고 올해나 내년 초에 발효될 예정인 마추 피추 보호 계획을 지지한다. 이 계획은 잉카 트레일 방문 요금을 올리고 등반객의 수를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는 800만달러를 투자,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에서 8,000피트 높이의 성지까지 6분이면 갈 수 있는 케이블카를 설치한다는 계획에는 반대한다. 케이블카 지지측에서는 두 대의 케이블카 설치가 산사태를 막고 낡은 버스의 산길 훼손을 방지하며 관광객의 수도 지난해 30만7,000명에서 40만명 이상으로 올릴 수 있다고 자랑하지만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문명에서 멀리 떨어저 신비감을 자아내는 이곳을 소중히 여기는 그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안데스의 일출을 바라보며 감탄하는 하지든은 "케이블카는 이곳을 디즈닐랜드로 만들고 말 것"이라며 "지구상에서 몇몇 지역은 성스러운 그대로 남겨둬야 한다"고 말했다.
1911년 미국 탐험가 히란 빙엄이 전설속의 ‘잉카의 사라진 도시’를 쫓다가 우연히 발견한 마추 피추는 찬란히 번영하던 안데스 문명의 가장 명백한 증거다. 지금도 사용되는 잉카어 케추아로 "고대의 정상"이란 뜻을 가진 이 안개속에 감춰진 성채는 아직도 역사학자들에게 누가, 언제, 왜 이곳을 건설했느지, 그리고 왜 15세기 말 왜 버려지고 16세기 스페인 침략자들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알려지지 않았는지등의 연구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마추 피추의 방문객은 걸프전, 콜레라, 페루 게릴라의 지속적인 공격이 모두 지나간 1990년대 초반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 현재는 6월부터 9월까지 관광시즌에는 하루 1,700명이 다녀간다. 관광객은 모험 여행객, 등반객, 일반 여행객등이 고루 섞여있다.
여행객의 수적 증가에 따라 이 유적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에 관련한 논쟁도 치열하다. 본래 이달 시행되려다 지역 관광회사의 불평으로 60일 이후로 미뤄진 새로운 규제법안은 우선 잉카 트레일의 요금은 17달러에서 50달러로 올리고 일일 등반객을 500명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여행객은 반드시 등록된 가이드 그룹을 통해서만 트레일을 오를 수 있다. 새 법령에는 쓰레기 수거반 등 인간이 트레일에 남기는 영향을 제거하려는 다른 노력들도 포함돼 있다.
정부 관리들은 또 면허가 있는 가이드와 안내 사인판, 고정 관광 구역의 추가로 지금처럼 관광객이 마구 돌아 다니지 못하게 하기를 바라고 있다. 종종 카메라를 든 관광객 떼거리가 마추 피추의 "기운을 느끼기 위해" 금지구역에까지 마구 침범하며 소란을 부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논쟁의 핵심은 케이블 카로 아구아스 칼리엔테스까지 비포장 도로를 다니며 트레일을 훼손하는 버스를 대체하려는 일이다. 리마 소재 호텔들에 의해 주창된 이 프로젝트는 페루의 관광산업의 하부구조를 고급화하려는 노력의 일부로 여기에는 유적을 굽어보는 객실 32개 규모의 호텔을 새단장 계획도 포함된다. 지지자들은 45명의 승객을 태울수 있는 케이블카 건설이 환경적으로 좋으며 또한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와 옛 잉카 수도인 쿠트모 사이 70마일안에 관광객을 나눠 수용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하는 사람들은 케이블카의 터미널이 더욱 심한 파괴와 산사태를 불러올 수 있고 케이블카가 마추피추의 경관을 손상시킨다고 주장한다. 쿠즈코의 작가이며 관광 가이드인 피터 프로스트는 "마추 피추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며 주변환경에서 따로 떼어낼 수 없는 지역"이라며 "이 성스러운 구조를 파괴하면 이곳에서 경험하는 조화를 망가뜨리게 된다"고 말했다.
케이블 카 설치 반대측은 올해 유네스코가 발행한 보고서로 용기가 충천해 있다. 유네스코는 1983년 마추 피추를 세계 유적지로 지정한데 이어 지난 가을 마추 피추 탐사를 마쳤다. 보고서는 "케이블 카는 세계적인 유적지로서의 가치, 성채와 주변 경관의 원형과 품격에 매우 심한 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사절단은 또한 이 성역이 "급증하는 관광으로 인해 큰 압박을 받고 있다"며 "이 지역에 새로운 골조의 건설을 중지하는 것은 물론 현재 시설을 재정비하고 축소할 것"을 권장했다.
현재로서 최소한 대기 상태에 있는 마추 피추의 케이블 카 문제를 이달호에 다룬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빌 앨런 편집장은 마추 피추가 당면하는 고통은 새로운 일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그는 "가난한 나라가 관광수입과 유산 보호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라며 "이같은 문제는 마추 피추를 포함, 다른 유적지를 지키는 사람들에게 늘 따라 다니는 문제다. 유적을 여러 사람과 나누면서도 보호하는 방법을 꼭 찾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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