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베를린 및 베니스 영화제와 함께 세계 4대 영화제 중 하나로 전세계 영화인들과 팬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는 토론토 국제영화제가 9월7~16일 토론토 다운타운의 페스티벌 빌리지에서 열린다.
전세계 50여개국에서 300여편의 작품이 출품되는 올해 영화제는 특히 영화제가 창립된지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각종 특별 행사가 마련돼 예년보다 훨씬 더 분주하고 화려하며 또 다양한 축제가 될 것이라고 피어스 핸들링 영화제 감독이 말했다.
규모면에서는 칸에 못 미치지만 명실공히 그 중요성과 유용성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의 영화제로 발돋움한 토론토 영화제는 대중에게 완전 개방된 무경쟁 영화제라는 점이 특징. 이 영화제는 대중적이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영화팬들의 행사이자 언론과 영화업계를 위한 활기찬 모임이라는 두가지 특성을 지니고 있는데 특히 팬들의 호응이 광적으로 열렬하기로 유명하다.
팬들은 영화제 동안 아침부터 자정까지 극장을 가득 메우며 영화들을 관람하곤 하는데 이 영화제가 지난 25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팬들의 이런 열화 같은 성원 때문이었다. 그래서 영화제측은 제25회 영화제의 포스터(사진)를 진실로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바치는 의미로 머리와 두 눈을 촬영기와 렌즈로 변형시킨 남자의 얼굴로 디자인했다. 토론토 영화제는 또 출품된 영화들의 북미 영화시장에로의 출구와 완성된 작품의 북미 스크린에로의 전초기지 구실을 함께 해 해마다 전세계에서 수천명의 영화업 종사자들과 수백명의 기자들이 찾아오고 있다.
토론토 영화제는 시작 때부터 지금까지 한쪽으로는 할리웃의 주류 영화들과 수퍼스타들을 초청해 파티 분위기를 이루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독립적이요 이단적인 영화인들과 그들의 작품을 상영하는 양면성을 지켜오고 있다. 반문화와 주류의 아슬아슬한 결합을 통해 다양한 기호와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모두 어필해 왔으며 그동안 온타리오주 당국의 검열과의 투쟁, 극장 밖에서의 난동 등 온갖 사건과 물의를 일으키면서 성장의 고통을 겪기도 했다.
영화제는 이런 경험을 통해 성숙돼 가면서 수많은 명화와 재능 있는 영화인 그리고 한국등 서양 세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의 작품들을 널리 알리는데 큰 기여를 해왔고 지금까지도 그같은 임무를 계속해 오고 있다. 토론토 영화제를 통해 세계적 각광을 받게 된 명화들로는 ‘불의 전차’ ‘디바’ ‘빅 칠’ ‘쌍둥이’ ‘부기 나이츠’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죽도록 사랑해’ 및 ‘아메리칸 뷰티’ 등이 있다. 또 이 영화제를 통해 북미 팬들에게 알려진 영화감독으로는 고 크리스토프 키슬로우스키와 왕가위 등이 있다.
‘서막’ ‘공로치하’ ‘특별출품’ ‘거장들’ ‘퍼스펙티브 캐나다’ ‘현대 세계영화’ ‘발견’ 및 ‘대사: 영화와의 대화’ 등 13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이번 영화제의 하일라이트는 ‘게일라스’. 파티와 함께 마련되는 이 프로그램에서는 모두 5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스타돔’(Stardom)-파리에서 명성을 얻은 퀘벡 출신 모델과 그녀가 버린 어리석은 중년 남자에 관한 도덕극. 영화제 개막작품(영화제 개막작품은 항상 캐나다 영화). ▲‘올모스트 페이머스’(Almost Famous)-가공밴드의 리드싱어 인터뷰 임무를 맡은 고교생 아마추어 기자의 이야기. ▲‘루진의 수비’(The Luzhin Defence)-20년대 이탈리아의 명 체스선수(존 투투로)가 중요 게임을 앞두고 한 여인(에밀리 왓슨)을 사랑하게 되면서 심적 격변을 맞는다. ▲‘경쟁자’(The Contender)-미 대통령(제프 브리지스)이 첫 여성부통령(조운 앨런)을 임명하자 이에 반대하는 의원(게리 올드맨)이 부통령 모함 음모를 꾸민다. ▲‘베스트 인 쇼’(Best in Show)-개쇼에 관한 유사 기록영화.
또 영화제는 25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제1회 영화제 출품작품인 구로자와의 ‘데르수 우잘라’를 비롯해 ‘사촌’ ‘회색 정원’ 및 ‘예스터데이 걸’ 등 6편을 상영한다.
나는 몇년 전부터 두어 차례 토론토 영화제 참가를 시도했으나 기자증 발급 절차가 너무 까다로워 좌절됐었다. 그러다 이번에 나의 영화 대모격인 LA 영화비평가협회 동료회원 해리엣의 적극 로비로 마침내 기자증을 발급 받았다. 영화제의 모토대로 움직이는 이미지를 찬양하고 장려하기 위해 토론토를 다녀오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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