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등학교 1학년이었을 때 장안을 휩쓸었던 팝송이있다. 고음에 예쁘장하게 생긴 닐 세다카(사진)가 부른 ‘오! 캐롤’. 동네 꼬마들까지도 “오 캐롤, 아임 버터풀”하며 골목에서 고성방가를 할 정도로 이 노래는 대단한 인기를 누렸었다.
나는 이 노래를 명동의 지하음악감상실 ‘돌체’에서 처음 들었는데 하루에도 몇번씩 틀어대 들은지 며칠 안가 가사를 몽땅 외워 흥이나면 혼자 부르곤 했다. 이 노래 때문에 내가 팝송팬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오! 캐롤 나는 바보일 뿐이지요/달링 당신을 사랑한다오 비록 님이 내게 매정하게 굴어도/님은 나를 아프게 하고 또 나를 울게 만들지요/그러나 님이 나를 떠난다면 난 분명히 죽고 말거에요/달링 결코 제겐 다른 사람이 있을 수 없지요 나는 당신을 너무도 사랑하기 때문이지요/절대로 나를 떠나지 마세요 결코 아니 간다고 말해 주세요/ 나는 당신이 영원히 나의 연인이 되어주길 바란다오 님이 무슨 일을 하던 간에/오 오 오 캐롤 나는 당신을 너무나 사랑한다오’
통속적인 내용이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솔직하니 옮긴데다 노래가 경쾌해 그야말로 만인의 애창곡이 되었던것 같다.
나는 몇년전 세리토스 공연예술센터에서 세다카의 공연을 관람한 적이 있다. 50대에 들어서도 올디즈 벗 구디즈를 즐겨 듣는 나로서 순진하던 10대에 그의 노래를 들며 느끼던 흥분감을 삼삼하니 추억하고 싶어었다. 30여년 전에 듣던 같은 고음의 목소리로 ‘오! 캐롤’,과 ‘캘린더 걸’, 그리고 ‘런 샘슨 런’등을 부르는 세다카의 신바람 나는 흥에 취해 박수를 열심히 쳤던 기억이 난다.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세다카(61)는 처음에 작곡가로 시작해 후에 가수가 된 팝음악 개척자 중의 한사람이다. 틴에이저 때부터 지금까지 1,000여곡을 작곡하고 노래 부르며 수많은 히트곡들을 낸 그는 처음에는 클래시컬 파아노로 음악 생활을 시작했다.
13살 때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에 의해 뉴욕의 클래시컬 뮤직방송쇼 연주자로 선정될 만큼 실력이 뛰어났으나 팝뮤직에 강렬한 매력을 느껴 클래시컬 뮤직을 포기했다. 세다카는 이때부터 고교친구인 작사자 하워드 그린필드와 함께 거의 하루에 한곡씩 팝송들을 작곡하다시피 했는데 첫 히트곡은 1958년 줄리아드 장학생시절 지은 ‘스튜피드 큐피드’.
이 노래는 카니 프랜시스가 불러 빅히트를 했는데 프랜시스가 주연하고 노래도 부른 영화 ‘웨어 더 보이즈 아’(61)의 주제가도 세다카가 작곡한 것이다. 세다카의 노래는 이때부터 그의 절정기였던 60년대 초까지 무려 2,500만여장이나 팔렸다.
세다카가 직접 노래한 첫 히트곡들은 1959년에 나온 ‘다이어리’와 ‘아이 고 에이프’. 이어 같은 해 ‘오! 캐롤’로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계속해 ‘스테어웨이 투 헤븐’,‘캘린더 걸’,‘리틀 데블’,‘해피 버스데이, 스위트 식스틴’,‘브레이킹 업 이즈 하드 투 두’및‘넥스트 도어 투 에인절’같은 히트곡들을 줄줄이 내놓았다.
세다카는 가수로서의 인기가 1963년부터 느슨해지면서 작곡에만 전념 피프스 디멘션, 탐 존스 등 다른 가수들을 위해 노래를 지었다. 70년대초 세다카의 가수로서의 재기를 크게 도와준 사람은 엘튼 존이다. 존은 세다카가 영국에서 만든 3장의 LP중 발췌곡을 모은 ‘세다카즈 백’(74)과 자신의 로켓레이블을 위해 취입한 ‘헝그리 이여즈’(75)의 출반을 적극적으로 도와줬는데 이 두 음반이 빅히트를 한것이다. 이와 함께 ‘래프터 인 더 레인’과 ‘배드 블러드’등 2곡이 넘버원 히트를 하고 1975년 세다카가 캡튼 앤 터닐을 휘애 작곡한 ‘러브 윌 킵 어스 투게더’가 그래미 올해의 레코드부문상을 타면서 세다카는 작곡가와 가수로서의 제 2의 절정기를 맞았다. 세다카는 1980년에는 딸 다라와 함께 ‘슈드브 네버 렛 유 고’를 취입, 역시 히트했다.
세다카는 세리토스 공연시 클래시컬과 팝뮤직을 접목시킨 노래들을 출반할 것이라고 말했었는데 그 음반이 ‘클래시컬리 세다카’다. 이 음반에는 세다카가 쇼팽, 라프마니노프, 차이코프스키 등의 음악을 편곡해 가사를 붙인 노래들이 실렸다.
요즘도 끊임없이 북미와 유럽 순회공연을 하면서 올드팬들에게 과거의 아름다운 순간들을 되찾아주고 있는 세다카가 25-26일 하오8시 세리토스 공연센터(12700 Center Court Dr. 800-300-4345) 무대에 선다. 이번 공연에는 ‘워크 온 바이’등 여러개의 히트곡을 부른 흑인 여가수 디온 워윅이 함께 참여한다. 요금 50-65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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