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프스타일화제
▶ 베이비붐 세대 늙어가면서 매출 늘고 제품 다양화
벤자민 프랭클린이 살아있을 때쯤에 눈앞이 잘 안보이는 노인들은 글을 읽거나 바느질을 하려면 여러 가지 도수의 확대경으로 만든 기성제품 안경을 쓰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이제 갓 노인의 문턱에 들어선 베이비붐 세대들은 돋보기 쓰는 일에 마저 멋을 부리고 있다.
지금부터 2010년까지 해마다, 인쇄된 글자가 흐릿해져 보이기 시작하는 연령인 40세가 되는 사람이 400만명씩 나오니 안경업계는 이 세대의 돋보기 수요에 커다란 기대를 걸고 있다. 70년대에 리바이스 진, 80년대에 운동화, 90년대에 명함이 그랬듯 돋보기는 "베이비 붐 세대에게 돋보기는 자기 개성을 표현할 또 하나의 기회"라고 안경업계잡지 ‘20/20 매거진’의 편집장 제임스 스피나는 말하고 있다.
요즘 드럭스토어의 돋보기 진열대에 가보면 호랑이무늬, 인조보석, 무지개빛 테등 가지각색의 것들을 볼 수 있다. 복고풍 동그란 테부터 심각해 보이는 네모난 테, 커다란 립스틱 케이스에 딱 맞는 접는 테나 얇은 렌즈도 있고 안경 위에 붙일 수 있는 플래스틱 확대경, 선글래스 돋보기는 물론 눈밑 피부의 결점을 감춰주거나 눈동자를 더 하얗게 보이게 하는 것까지 나와 있다. 돋보기가 커다란 펜속에 감춰져 있는 것도 있다.
의사의 처방을 받아 맞춤 제작하는 돋보기는 60~400달러나 하지만 +1부터 +4까지 0.25 간격으로 확대되도록 미리 만들어진 돋보기는 드럭 스토어나 그로서리 체인에서는 7달러 정도, 고급 백화점이나 전문점, 인터넷에서 취급하는 디자이너 버전은 40~80달러에 팔린다.
지난 5년동안에 레디메이드 돋보기 시장의 매출은 3배로 커져 3억3200만달러가 됐지만 앞으로 베이비 붐 세대들이 모두 노안이 되면 확대일로를 걸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안구가 두꺼워져 초점을 못맞추는, 노인이 되면 피할 수도 없고 치료할 수도 없는 증상인 노안이 온 것을 사람들은 책이나 신문을 팔을 뻗쳐 멀리 놓고 읽게 되면서 알아차린다. 검안의를 찾아가서 진단을 받아 비싼 테에 돋보기를 맞출 시간도 능력도 없는 사람들은 가까운 드럭스토어에서 기성제품 돋보기를 사쓰면 되지만 마음에 맞는 스타일을 찾기는 쉽지 않다.
오하이오에 사는 매리 베스 라나사(53)는 몇 년전 남편과 함께 뉴올리언즈에서 휴가중 지나가다 커다랗게 ‘리딩 글래시즈 투 고’라는 간판을 붙인 가게에 눈길이 갔다. 남편이 운전하면서 지도를 보라고 할 때 선글래스를 벗고 돋보기를 갈아쓰지 않아도 되게 돋보기가 렌즈 아래쪽에 달린 선글래스가 있을까 싶어서 들어갔던 라나사는 50달러짜리 선글래스 돋보기를 3개나 사가지고 나왔다.
그 일로 흡족하다못해 이들 부부는 오하이오주 맨스필드에 돋보기 전문점을 차리고 인터넷(http://www.readingglassesplus.com)을 통해서도 돋보기를 팔기 시작했다. 매리 베스 자신은 선글래스 돋보기 말고도 반쪽 돋보기, 안경 전체가 돋보기인 온 돋보기, 안경의 위쪽 반은 그대로 두고 아래쪽 반에만 돋보기를 넣은 원근 양용까지 가지고 있지만 쓰고 다녀도 어지럽지 않은 원근양용을 가장 좋아한다. 테도 옷차림에 맞춰 쓰도록 거북이 껍질 무늬, 녹색, 빨강색에 손으로 그려넣은 것까지 다양하게 갖추고 있으며 낮에는 1.25, 밤에는 1.5로 돗수까지 다른 것을 사용한다.
한때 비처방 기성제품 돋보기 판매는 불법인 적도 있었지만 요즘은 검안의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어떤 사람들은 사용자에게 해가 없다며 추천까지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위험하다고 믿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양쪽 눈의 시력이 같지 않아 똑같은 돗수로 된 돋보기를 쓰면 피로를 느낀다. 문제는 안경이 아니라 사람인 셈이므로 서던캘리포니아검안대학 교수 피터 쇼-맥민은 "사람들이 검안을 자주 안하거나 아예 안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한다. 그래서 일부 돋보기에는 처방 안경이나 눈보호 전문가의 검사를 대신할 수 없으며 계속적인 눈검사가 필요하다는 경고가 레이블에 부착되어 있기도 하다.
그러나 많은 베이비부머에게는 자기에게 어울리는 돋보기를 찾을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 LA의 안경가게 주인 셰릴 슈먼은 "드럭스토어에서 파는 돋보기는 멋이 없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다"면서 자신의 웹사이트(http://www.StarryEyes.com)에 고객이 자기 사진을 스캔해 넣고 3000개의 안경을 씌워보고 자기에게 맞는 것을 고를 수 있도록 했다. 또 눈밑 피부의 결점을 감춰주거나 눈의 흰 부분이 더 하얗게 빛나 보이도록 돋보기에 색깔을 넣어주기도 한다. 아울러 늙어가는 베이비 붐 세대의 숫자가 워낙 많으므로 내년쯤 부터는 선글래스보다 돋보기로 가장 큰 돈을 벌 것으로 내다보고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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