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자 폭주, 노래경연대회
○… 이번 축제의 압권은 단연 노래자랑대회. 200여명의 교민들이 관람한 노래자랑대회는 처음엔 신청자가 뜸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신청자가 폭주, 30명선에 육박하자 주최측은 대회진행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 서둘러 마감. 그러나 대회 종반까지 몇몇 사람들은 노래를 꼭좀 할 수 있게 해달라며 애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미련때문에’란 노래를 멋들어지게 불러 대상의 영예를 차지한 정경수씨의 생일이 마침 12일인 것으로 밝혀지자 사회자가 즉석에서 제안, 관중모두가 생일 축가를 불러주기도 했다. 또한 70세의 멋쟁이 박영규할아버지가 출연하자 객석에 있던 상당수 할머니팬(?)들이 무대쪽으로 나와 박할아버지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며 열렬히 응원,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중 춤을 너무 잘춘 한 할머니는 상품으로 TV타는 행운을 갖기도 했다.
시카고지역 이한탁 구명서명
○… 시카고지역 이한탁씨 구명위원회(위원장 손용억목사)는 이번 거리축제기간동안 부스를 마련, 서명운동을 벌여 교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친딸을 방화, 살해했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복역중인 이씨를 구하기 위한 이들의 서명운동에는 어린이에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너도나도 기꺼이 동참하는 분위기였다.
이번 축제기간동안에 서명한 교민들만해도 500명을 넘어설만큼 한인들의 관심과 온정이 이어졌다고. 이번 서명캠페인에는 구명위의 이용목행사분과위원, 이혜정총무등이 수고했는데 이총무는 많은 교민들이 동참을 해줘 너무 고맙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서명 및 모금활동을 벌여 이씨가 전문변호사의 도움으로 석방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언.
젊은층 위한 무대도 다수
○… 5회째를 맞는 한인거리축제는 젊은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이 활성화 돼 많은 청소년 및 30대 커플들이 손을 잡고 참석, 축제가 젊어지고 있다는 인상.
FM LUW 88.7이 주도하는 젊은이들을 위한 무대가 개설됐으며 2세들의 한국어 교육을 위한 콩코디아 대학의 어학원에서도 부스로 참여, 어학 캠프 홍보에 열을 올렸다. 또 거리축제 사상 처음으로 「사이버김치 닷 컴」이라는 벤처 기업을 홍보하기 위한 젊은이들의 열기도 뜨거웠다. “리서치에 응해주시면 무료 티-셔츠를 드립니다” 티-셔츠가 공짜라는데.
이밖에도 한인제일장로교회의 청년부에서는 매주 진행되는 「프레이즈 나이트」에 필요한 악기 구입을 위해 잡화 부스를 마련, 머리 핀부터 부분 가발에 이르기까지 진열해 놓고 젊은이들의 발길을 묶었다. 나중에는 “골라 골라”까지 등장시킨 여학생들의 열의에 관람객들의 동정 사재기가 등장하기도.
타주 외국인들 다수 참석
○… 브린마 거리축제에는 유난히 외국인의 발걸음이 눈에 띄었다. 신문을 보고 찾아왔다는 사람들, 인터넷에서 봤다는 사람들, 한인 입양아의 손을 잡고 신시내티에서 왔다는 사람들이 브린마 길에 앉아 우리 음식을 맛보고 우리네 분위기를 즐기는 모습은 퍽 정겨웠다. 그러나 음식주문을 위해 한참 기다려 차례가 돌아왔을 때 맞닥뜨리는 무뚝뚝한 여종업원의 표정과 어눌한 발음으로 주문해 받은 음식접시를 들고 앉을 장소가 없어 서성여야 하는 불편은 이들을 난감하게 했다.
“뭐 드시겠어요?"라고 물어보는 한마디라도 있었으면 했다는 한 외국인은 자신이 주문을 못하고 있는 새 뒷사람들은 너도나도 주문을 해 당혹스러웠다고 밝혔다. 앉을 장소가 부족했던 점도 문제거리. 두손 가득 음식접시를 들고 이리저리 헤매다가 결국 털썩 길바닥에 주저앉아 음식을 먹어야했는데 거리 중간중간 간이의자라도 놓였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본보 노래방 인기 만점
○… 예로부터 ‘음주가무’라 해서 우리네 잔치에는 노래와 춤이 빠지지 않았다. 흥겨운 노래 한자락이 없으면 왠지 허전한 느낌도 그 탓일게다.
거리축제 이튿째 날 한국일보에서 설치한 노래방 무대는 선천적으로 가무를 즐기는 우리 민족 뿐 아니라 잔치에 놀러온 타민족 사람들까지도 끌어들이는 인기를 과시했다. ‘목포의 눈물’을 부르는 구성지게 부른 서석권(73세) 할아버지서부터 ‘예스터데이’를 열창해 주위 사람으로부터 열렬한 박수를 받은 린 하우스(34세·캣지 거주)씨, 최신 랩을 무리없이 소화해내는 한인 소년에 이르기까지 노래방 마이크는 쉴 틈이 없었다. 덕분에 브린마 길은 빙 둘러앉아 함께 손뼉치고 노래하던 우리네 동네 잔치의 분위기를 내며 한인 거리축제의 참맛을 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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