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화제
▶ 장애자 돕고 환자 위로하도록 특수 훈련시켜
날마다 정오쯤이면 제이 리즈너는 배가 고파진다. 하반신 마비에 상체도 자유로이 움직일 수 없어 스스로 점심을 챙겨 먹을 수는 없는 그에게는 테디가 있다. 테디는 검은색 래브라도종의 개로, 냉장고에서 점심 꺼내주기를 비롯한 리즈너의 생활 일체를 돕는다.
테디와 같은 새로운 종류의 개들이 의료계에서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과거 시각장애자들에게 길을 안내하던 훈련견들이 다양한 종류의 도움이 필요한 곳에 배치되는 것이다. 병원과 요양소에서는 ‘치료견’으로 하여금 환자의 기운을 북돋우고, 즐거움을 주며 질병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덜도록 한다.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선 훈련받은 ‘봉사견’들은 떨어진 열쇠를 줍고, 서랍을 열고 닫으며 준비된 식사를 전달하고, 심지어 911에 전화 걸기까지 해낸다.
봉사견의 대부분은 휠체어에 의지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훈련받았지만 초인종, 전화, 알람 등을 듣고 주인에게 알려주는 ‘청취 보조견’도 있고 가방에 약을 지니고 다니며 911에 전화걸도록 훈련받은 ‘발작환자 보조견’도 있다. 이 개들은 발작이나 특수 치료가 요구되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도움을 제공한다. 이밖에도 모든 봉사견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과 함께 놀고 함께 살고 그리고 무조건 사랑을 주는 그런 존재이다.
28세인 리즈너는 11년전 친구집 뒷마당에서 트램폴린을 즐기다 목을 다쳐 하반신 마비가 됐다. 장애자로 사는 것이 간단하지는 않았다. 사고 2년후 리즈너는 대학에 입학, 혼자 살며 파트타임 간호사를 고용했었다. 하지만 간호사는 문제가 있을 때마다 항상 그의 곁에 있지는 않았다. 차에 자동차를 떨어뜨리거나 공부하다 연필을 떨어뜨려도 그는 누군가 나타나 주워줄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가까운 친구나 간호원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하려면 그들을 괴롭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테디는 지난 2년간 리즈너의 동반자로 식료품상에도 가고 리즈너가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상담교육 박사를 준비하는 지금까지 학교 수업에도 함께 간다. 밤에는 리즈너의 침대 구석에서 잔다. 간호사는 아침과 저녁에 잠깐씩 들러 리즈너가 일어나고 침대에 드는 것을 도울 뿐이다.
사람의 장애를 돕는 보조견의 개념은 교육학 박사이며 "보조견연구소(ADI)"의 설립자인 보니 버긴에 의해 25년전 처음 등장했지만 장애인들이 독립적인 삶을 추구하면서 극히 최근에서야 보급되기 시작했다. 버긴은 터키, 네팔, 이란을 여행하며 교편을 잡던 중 현지 장애인들이 당나귀에게 냄비, 팬, 그릇등을 들려 비즈니스를 하며 정상적 삶을 영위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녀는 미국으로 돌아와 특수 교육석사학위를 시작, 사람들이 병원에서 나와 길을 다니고 직업을 가지도록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골똘히 연구하던 중 개를 생각해냈다. 처음에는 ‘개는 병균을 퍼뜨린다’, ‘개는 어리석다’, ‘장애인이 개를 돌볼 수 없는데 어떻게 개가 장애인을 도울 수 있는가?’ 등의 내세우는 학계와 전문가들의 심한 반대에 부딪혔었다.
버긴이 처음 훈련시킨 개는 금빛 리트리버 압둘이었고 첫 고객은 신경근육장애로 다리와 팔의 대부분을 움직이지 못하던 19세의 케리 나우스였다. 나우스와 버긴은 압둘에게 얼굴 표정, 목소리 톤을 이용해 명령을 가르치며 훈련시켰다. 마침내 압둘은 나우스가 넘어지면 일으켜주고 나우스 대신 문을 열고 불을 켜며 음식을 나르는 등의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도 나우스와 압둘은 서로 신뢰하는 감정적 유대관계를 형성했다.
오늘날 세계적으로 150개의 프로그램이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3,500마리의 보조견이 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훈련받은 개 한 마리 가격은 거의 1만달러나 되지만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기다리는 사람은 많아서 종종 5년이나 걸리기도 한다. 대부분 비영리인 업계 사람들은 베이비 부머 세대가 나이가 들면서 수요가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1994년 버긴의 8주 훈련 프로그램을 졸업하고 보조견 훈련에 종사하는 버지니아주의 리디아 웨이드는 개들을 어린이에 비교한다. 개는 말은 못하지만 감정이 있고 이에 따라 행동하며 훈련받으면 지시를 따르고 애정을 원하며 이를 돌려주는 등 심리적, 지능적으로 어린아이와 매우 유사하다.
웨이드는 반복, 인내, 존경의 표시와 언어적, 혹은 음식 포상을 통해 개에게 6주간 20가지의 기본 명령을 가르친다. 이밖에도 냉장고 문을 여는 것과 같은 6-12개월의 특수 훈련을 받은 개는 조심스럽게 선택되어 고객과 연결된 후에도 2주간 적응 훈련의 시간을 가진다. 훈련과정이 어렵기 때문에 고객은 그 개를 정말로 원해야만 한다.
한편 치료견들은 인간에게 동물을 접촉하는 심리적 이점을 제공하지만 지속적 관계를 가지지는 않는다. 치료견은 주로 병원이나 요양소등을 방문아픈 사람들에게 짧지만 기쁨과 편안한, 자유로운 순간등 동물이 사람에게 줄수 있는 것을 나눠준다. 워싱턴 지역내 많은 의료기관에선 일부 환자들에게 이같은 방문을 제공한다.
동물보조 치료를 관장하고 동물과 조련사 자격 규약을 제공하는 "델타 소사이어티"는 전국적으로 2,000마리 이상의 동물들이 해마다 35만명이상을 방문, 치료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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